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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창환 Jan 18. 2022

미래. (절망 편)

https://news.v.daum.net/v/20220118195306463




건설과 운송업…


내가 자라면서 보아온 큰 사고는 저 2개의 업종에서 나왔다. 공시자료를 보면 굵직하고 단위 액수가 큼직한 계약과 사업으로 크게 일어나는 업종도 거기가 맞지만 내 기억에 남는 슬픈 일과 업종 자체의 부실, 부패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한 곳이 저기이기도 하다. 아무리 공시나 리포트를 보더라도 그 의심은 절대 거둘 수가 없어서 ETF 마저 사는 걸 주저하게 되는데 앞으로도 이럴 거 같다.


없어질 수 있는 업종이 아니잖은가. 인간이 있는 한 물건은 옮겨질 테고 땅 위에다 건물을 세울 거다. 시대가 바뀌고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저런 위험성은 대체 왜 안 지워지는 걸까. 이런 식으로 의심하다 보면 결국엔 저 업종에서는 인간의 역할을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Human Error를 0으로 만들 수는 없을 테니 0에 가깝게 만들 수밖에… 관리와 감독은 인간이 하고 건축은 기계가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안되거나 관리가 안되면 그것마저 기계가 채워야겠지.


이런 식이면 고도의 작업은 인간 - 기계로 이어지는 최소 단위의 과정으로 변모할 테고 인간 - 인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극소수의 업종만 남게 될 것이다. 결코 SF가 허구가 아닌 상황이 오겠지. 뭔가 고도의 분석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지금의 삶 속에서도 이렇게 느껴진다.




내 삶의 발전과 방향, 더 나아가 인간의 미래를 저런 슬픈 상황을 통해 되새겨 보는 건 정말 좋지 않은 거라고 본다. 뉴스는 말 그대로 지구 상에서 일어난 수만 가지 일들을 문자로, 영상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거니까... 저 사고만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의 삶과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일도 최근에 진행되었다.


최근 NASA는 노후화된 허블 망원경을 대체할 목적으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내보냈다. 처음엔 그냥 연구용 망원경이 낡아서 그거 대체하나 보다 했었는데 알아볼수록 농담이 아닌 상황을 계속 알게 되어서 오오 하면서 나도 모르게 흥분했었는데...


https://youtu.be/ocyyaGgmPws


우주의 끝은 아니지만 우주 저편의 저편의 저편 너머를 보게 해 줬던 허블 망원경의 업적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었는데 이제 차세대 망원경은 그 이해의 지평선을 또다시 까마득한 시점까지 넓히게 해 줄 거다. 우리가 추측했던 그 영역의 모습을 저 망원경은 인간의 눈앞에 이겁니다! 하고 던져줄 상황이 닥쳤다. 연구를 통한 예측치나 결과물이 아니라 들여다본 우주의 끝, 혹은 다른 행성의 땅 위를 볼 수 있다는 건데... 그렇군요 하면서 이해하는 것과 아, 이거라니 하면서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이해의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는 하늘 저편, 별 구름 속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비록 지상에서는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2가지의 일이 동시에 벌어지는 상황이 어쩌면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벌어질 수 있는, 대체 뭐가 그리 생각할 만한 일 이냐 할 수 있는 일 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건 까마득한 하늘을 바라보는 인간의 업적과 인류 역사상 숱하게 세워왔던 수천만, 수억 개의 건물 중의 하나가 또다시 무너져 내린 이 인간의 참상에서 느껴지는 '격차'의 정도다. 하늘과 땅에서 이렇게 격하게 느껴지는 극단의 무게가 과거, 로봇과 기계 등이 인간의 삶에 그렇게 참여하지 않았던 옛날과의 느낌과는 이제 차원이 다르게 낯설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있었던 저런 참사에 우리는 처벌과 재발 방지를 부르짖었지만 이제는 어느 회사에서 파업이 일어난다고 하면 그 노동력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게 된다. 임금에 대한 문제를 외치면 더 싼 노동력을 제공하면서도 일할 수 있는 더 낮은, 더 간절한 노동력이 있지 않냐는 물음을 하거나 중간 과정에 있는 개체를 인간이 아닌 다른 '더 효율적인' 것으로 대체하길 원한다. 요컨대, 우린 과거보다 더 인간의 참여를 적게 생각하게 되었고 기계와 로봇, 인공적인 산물의 효율성을 점점 더 현실적으로 찾고 있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사회 전반의 이해관계 충돌 속에서 나오는 모습을 뉴스로 정리하고 거기에 덧붙는 의견들엔 빠짐없이 이해 충돌자인 인간의 입장을 수긍하기보다는 그걸 아예 대체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70-90년대에 로봇은 말 그대로 첨단의 끝에 있는 존재였지만 2000-2020년대에 들어선 판검사를 AI로, 자동차 생산은 로봇으로, 배달은 드론으로 하자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말 그대로 달라졌다.

주장의 문구 자체가 달라진 시대가 되었다.




과연 공상일까...? 언제나 있었던 일이고 언제나 되풀이되고 언제까지나 벌어질 일 일까?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나는 그런 받아들임에 다시 한번 물음을 던져 보고 싶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겠다.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나의 인식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과정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이젠 과거에 보았던 영화마저 다르게 이해되는 상황이 되었다.


https://youtu.be/sU8RunvBRZ8


SF 영화의 대명사, 매트릭스의 단편 모음집이기도 애니매트릭스 제1편... 저걸 처음 봤었을 때가 2000년대 였다. 그때 저 영화를 봤었을 때엔 말 그대로 상상 속의 SF 영화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고 난 뒤 보게 된 저 영화가 주는 메시지의 무게는 그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상상이 현실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인간과 로봇이 전쟁을 벌인다는 식의 걱정은 아니다. 영화는 인간과 로봇의 계급투쟁을 그리고 있지만 나의 걱정은 계급으로 나뉜 투쟁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이 할 수 있는, 해왔던 일을 놓고 벌이는 효율성의 투쟁에 대한 걱정이다.


영화는 인간의 일을 로봇이 대체한다고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현실에선 로봇보다 훨씬 더 다양한 개체가 인간이 하던 일을 대체하려고 하고 있다. 로봇은 물론이고 AI 가 대두되고 있고 로봇보다는 기능이 더 제한된 기계(드론)가 등장했다. 영화에서 표현된 인간화된 기계도 물론 연구되고 선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현재의 삶 속에 있는 존재는 커피 만드는 로봇 팔이나 마라탕 갖다 주는 배달 드론으로 보고 있다. 이미 그 2개의 기계만으로도 상업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무인 커피 가게와 배달 종사자의 감원 등이다. 이는 영화에서 보이는 인간의 대체제가 로봇만으로 한정되는 게 아니라는 걸 현실이 보여준 거라고 볼 수 있다. 영화처럼 인간은 로봇 하고만 싸우는 게 아니라는 거다. 더 다양한 대상과 삶의 유지를 위해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공상의 모습마저 과거에 그렸던 모습과 지금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다고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미 현실에선 과도기도 아닌 변화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기계의 등장으로 이미 삶의 한 축이 달라질 수 있음을 2020년대에 들어 겪고 있다.


앞선 얘기로 돌아가 보면...


인간의 판단과 필요를 대체할 개체가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인간이 바라볼  있는 영역이 우주 저편을 넘어가 미지의 영역으로 향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며,

인간의 손으로 만든 인간의 산물이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보는 것도 현실이라는 점이다.


이 모든 변화의 상황이 과거와는 다르게 변화의 과정 속에 참여하는, 속해 있는, 거론되는 대상이 아주 많이 늘어났다는 점을 나는 주목하고 싶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과 판단에 인간이 아닌 다른 개체가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이 현실이 주는 의미를 그냥 공상 속의 걱정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공상이라고 하기엔 마라탕 갖다 주는 배달 드론과 반자율 운행 차량의 존재가 가볍지는 않으니까...


기계는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로봇이 아니라 단순 역할의 기계마저 그렇게 대체하고 있다. 이는 영화 속 공상이 아니다.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이제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 속의 로봇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로 대체될 수도 있는 나의 역할... 이 점이 이 글을 쓰면서 내 머릿속을 휘감는 고요한 이 밤의 걱정거리다.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 인가 하는 물음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앞으로 아직 인간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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