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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창환 Feb 23. 2022

결코 멀지 않은 곳의 전쟁 이야기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생각...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218613




#. 생각 넓히기… 분석 말고 직관해보자.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은 위험하다. 분쟁 자체보다 그 영향력 면에서. 그동안 우리는 미국-이라크, 미국-이프가니스탄과 같은 주도권이 미국에게, 그리고 그 파급력이 비교적 해당 지역에 국한된 전쟁을 봤었다. 9.11 때부터 무려 10여 년 넘게 진행된 전쟁이었지만 그 영향을 제대로 느끼진 못했다. 왜 그럴까 생각하니 말 그대로 전쟁을 수행하는 두 나라의 역량과 전쟁의 여파가 나에게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은 미국-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보다 지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서 위험하다고 느껴진 건 아니다. 그보다는 이 분쟁, 분쟁이라고 쓴 단어의 의미처럼 이 상황이 단 한 번의 전쟁, 전투로 끝날 거 같다고 생각되지 않아서 그렇다. 앞서 언급한 미국-이라크 전쟁 혹은 과거 IRA 독립운동처럼 길게, 자주 보게 될 상황이 계속될 거 같은 우려가 크다. 난 러시아가 미국-이라크 전쟁을 지켜보면서 지금 상황에 미국처럼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결심을 하지 않았나 싶다. NATO를 정치적으로 적대시하고 우크라이나에 끼칠 각종 부정적인 영향의 결과를 거부하며 물리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편입을 목표로 한다는 걸 숨기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미국-중동의 역학 관계처럼 러시아-동유럽에 대입해 패권을 다시 세우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 자원,  자원이 제일 큰 근거다. 


석유 중심의 과거 체제에서 희토류 또는 기존 자원의 핵심 가치가 다시 평가되는 현대 사회에서 또다시 영토의 크기는 중요한 정치적 가치가 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자원의 공급과 소비의 방정식이 틀어지고 있고 인간이 원하는 가치에 소비재의 품질이 만족시켜 주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 연 단위로 지속되고 있다. 가깝게는 먹는 것부터 먼 관점으로는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냐까지 인간이 접하는 모든 것에서 과거와는 다른 잣대로 평가되는 형국으로 변하고 있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바다의 수면 높이가 올라가는 것이 가시화되며 지구의 온도가 1도씩 올라가고 있다는 게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요컨대 지구의 환경과 인간 삶의 모습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가지려고 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NATO를 모스크바의 코 앞에 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천연가스로 비롯되는 각종 자원의 공급망에 대한 미래 가치를 알고 있었고 그것을 미래에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정치적 영향력을 끼치는 것 말고 직접 채굴해 사용할 수 있도록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1차 대전의 식민지 전쟁과 비견될 만한 목적으로 이 분쟁을 바라보고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의심 말이다.


중요한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물리적으로 합병하면 나머지 CSTO 가입국들의 미래 또한 과거의 냉전 시대처럼 자치권 측면에서 불확실해진다. CSTO에 묶여 있다는 거 자체가 러시아로부터 언제든 '보호'를 명목으로 포섭될 수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의 병합으로 증명된 셈 이니까... 심지어 우크라이나는 CSTO 가입국도 아니었는데도 과거의 분쟁으로 말미암아 이런 상황까지 왔다. 이것을 놓고 보면 CSTO 가입국은 경제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러시아로부터 멀어져야 하는데 그게 현대에 들어서 가능한 상황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 10-20년 내엔 경제적, 정치적인 측면에서 CSTO 가입국은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을 것이고 그 국경선은 NATO를 위시한 서방 세력이 맞대고 있지 않을까 싶다.


#. 결론 도출


이러한 상황은 미래에 필요한 자원과 그것을 가지고 있는 나라 간의 역학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이 나라가 언제든 러시아처럼 영토 내에 매장된 자원 때문에 어떤 명분이든 영향력을 미치려고 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열렸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 자원 가져오듯 회사를 세우고 정치적으로 협약을 맺어 북한에 이것저것 뭔가 세울 필요가 없이 그냥 네놈 땅 내 거, 내가 개발해 쓰겠다 라는 목적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해도 막아줄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 열렸다. 당장 뉴스처럼 전투가 벌어져도 UN 평화군이 파병될 거라는 전망은 누구도 안 하는 게 현재 상황이니까...


전쟁이 일어나도 전쟁 자체보다 그걸 말릴 제3자가 없다는 게 더 위험한 현재의 국제 관계다. 이는 미국-이라크 전쟁, 테러와의 분쟁과는 차원이 다른 자원 전쟁의 서막이라고 생각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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