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로운 숫자와 새해가
마냥 설레지만은 않아

MACHA ver.2401 세 번째 이야기

by 마차

2023년 12월 31일 일요일,

카페 알바를 마치자마자 용산역으로 달려갔다.

일주일 전, 엄마 아빠가 서울에 올라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굳이 내가 또 순천에 가는 이유는 단순했다.


새해를

엄마, 아빠와 함께 보내고 싶어서..!

.

.


그렇게 순천에 도착해서 난,

2024년을 엄마 아빠와 의미 깊게 맞이하고

평일에 시간이 여유로운 아빠와

같이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공부도 하고..

산책도 하며.. 순천에서의 시간을 솔찬히 보냈다.


그런 나날들 중 어느 날,

아빠와 맛있는 점심 식사 후 카페에서

아빠는 진지한 표정과 함께 말을 꺼내기 시작하셨다.


“신영아, 이번 2024년 목표는

딱 이거 하나만 해보자. 어때?”

“뭔데? 어떤 목표..?”

“<몸 관리하는 것>

2024년에, 딱 이 한 가지 목표만 달성해 보자.

몸이 만들어지면?

자연스레 정신도 마음도 그 어떤 성취도

함께 따라오니까 말이야. 어때 아빠 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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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꽤 괜찮은 제안이었다.

사실, 2024년이라는 새로운 숫자에 난

제법 압박감을 많이 받고 있었다.


뭔가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야 할 것만 같은,

뭔가 작년과 다른 무언가를 해내야 할 것만 같은,

뭔가 돈을 더 많이 벌어서 누군가에게 증명해야 할 것만 같은,

뭔가 내 상품과 서비스가 대박이 나야 할 것만 같은,

뭔가 이전과 다른 아이디어와 생각으로

누군가를 놀라게 해줘야 할 것만 같은,

뭔가 남다른 목표를 가지고 남다른 하루를 보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한 해를 보내야 할 것 같았고,

이미 상상 속의, 미래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아빠의 이 단순한 제안을 듣자마자

이 압박감과 두려움들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마치.. 오늘 하루에 해야 할 10가지의 일을

한 가지의 일로 압축시켜준 것만 같았다.


압축.

사실 난 압축이 가장 필요로 했을지도 모르겠다.


노트북을 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바로 바탕화면이다.

이 바탕화면을 정리하기 위해선

한 개의 폴더에 그 카테고리에 맞는 파일들을 집어넣어

나에게 필요한 파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진짜 정리 정돈이자 압축이다.


하지만 이 정리 정돈을 하지 않으면?

수많은 파일들이 널브러져 있는 바탕화면을 보며

혼란이 생기는 건 물론, 지금 당장 필요한 파일을 찾기 힘들어

시간이 지체되고, 집중력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저 하루에 딱 1분만 정리 정돈에 투자하면

이런 시간적, 정신적 손해가 발생되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


어쩌면 새해를 맞이한 요즘의 나는,

수많은 파일들이 나뒹구는 복잡한 세계 안에서

도대체 어떤 파일을 찾아야 할지,

어떤 파일을 찾을지 정했다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어서

그저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였을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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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즐겨보는,

그리고 유일하게 챙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인

<최강야구>의 야구 감독님은 82세의 김성근 감독님이다.


지금의 ‘김성근’이 있기까지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 ‘야구’를 발견한 그 순간부터

그의 하루를,

‘야구’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시간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의 한 달을,

‘야구’에 다가가는 시간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의 1년을,

‘야구’와 친해지는 시간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의 10년을,

‘야구’와 싸우며 화해하는 시간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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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의 인생을,

‘야구’ 그 자체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보고 싶다.

오늘 하루를,

어떤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

.

.

음..

‘이 질문과 의문에 대한 힌트가

어쩌면 ‘압축’이라는 단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근 감독이

하루와, 한 달과, 1년과, 10년과

자신의 모든 인생을 ‘야구’로 압축했기에..

그 자신에게 ‘살아있음’

선물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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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여

아빠가 나에게 건네어준 이 단순한 제안은,

나에게 커다란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그리하여

2024년에 내가 수행할

단 한 가지의 ‘압축된 목표’를 생각하며,

그 한 가지 안에 있는 수많은 목표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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