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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Jun 28. 2022

읽음과 읽지 않음의 차이는

글쓰기에 관하여

런치에서 글을 발행하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몇 번의 탈락을 경험하며 '쓰고 싶은 글' 보다는 '읽고 싶은 글'에 집중하고 고민했다.

고민 끝에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나서야 합격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마음먹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임에는 분명하다.

한 달의 발행된 글들로 성적표를 낼 순 없어도, 나는 얼마나 '읽히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혹여 글 쓰는 '나'에게 도취되어서 정작 '독자'는 어디에도 없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걱정이 들기 시작한 찰나였다.




인과 메시지를 주고받다 보면 읽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를 '1이 사라지지 않았다'라고 표현한다.

'수신확인', '읽음'이라는 글씨가 주는 의미 전달보다 훨씬 더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메시지의 1이 사라지는 건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좌우되기도 하지만 선택에 달려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곧바로 답장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뒤로 미뤄두었다가 나중에 읽어야지 마음먹을 때도 있다.

읽을 타이밍이 맞아떨어짐과 메시지를 보낸 상대에 대한 나의 감정과 대화의 주제가 나의 선택을 이끌어낸다.


기사, 책, 어느 곳에서든지 글이 있는 곳에서는 작가가 존재하고 글을 읽는 독자가 존재한다.

작가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글은 독자의 선택으로 인해 읽음과 읽지 않음이 나뉘게 된다.


글을 읽을 타이밍은 작가가 캐치해낼 순 없다.

언제, 어느 곳에서 읽을지는 아마 작가 증조할머니가 오셔도 알 수 없는 일 일 것이다.


다만 작가로서 '읽히는 글'을 써내려 가는 것은 숙제이자 숙명이다.




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단순히 작가라는 타이틀이 멋져 보여서?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좋아서?

취미생활로 적합할 것 같아서?


아니다. 나는 직접 쓴 글을 엮어 책을 출판하는 것이 꿈이었고,
와중에는 누군가의 감정의 동요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브런치 내의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소망을 갖고 있지 않을까?
기존에 책을 출판했었던 작가라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글을 쓰고 싶은 욕심 또한 생길 것이다.


그러나 타이밍과 운은 작가의 손을 벗어난 일이기에 손 안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독자의 선택에 맡겨놓은 채 묵묵히 적어 내려갈 뿐이다.




'꿈이 크면, 꿈의 조각도 크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금의 나는 실력과 능력에 비해 큰 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꿈이 클수록 꿈을 위해 노력하는 걸음의 보폭도 클 것이다.


결과적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 조각인 큰 보폭들로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멀리 걸어온 그 길로 인해 조금 더 나은 글쟁이가 되어있으리라 믿는다.


나의 글이 당신에게 '사라진 1'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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