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질 때, 당신은 어디로 가나요

by 헬렌켈러




나는 사람을 만날 때
성격부터 보지 않는다.

착한지, 차가운지, 다정한 지보다
그 사람이 불안해질 때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본다.

어떤 사람은
불안해지면 멈춘다.
잠깐 숨을 고르고, 상황을 보고, 기다린다.

혼자 있어도 괜찮고
누군가 곁에 있어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불안해지면 바빠진다.
계획을 세우고, 연락을 돌리고, 약속을 잡는다.
가만히 있으면 무너질 것 같아서
움직임으로 불안을 덮는다.
이 사람에게 휴식은
쉼이 아니라 불안이다.

어떤 사람은
불안해지면 관계부터 건드린다.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고,
선을 긋다가 다시 다가온다.
버림받기 전에
자기가 먼저 떠난 것처럼 행동한다.

나는 한때
이게 다 성격인 줄 알았다.
“저 사람은 차가워.”
“저 사람은 예민해.”
“나는 원래 독립적인 편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그건 성격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배운 방식이었다는 걸.

안정적인 사람은
특별해서 안정적인 게 아니다.
불안해도 세상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던 경험이
몸에 남아 있었을 뿐이다.

회피하는 사람도
사랑이 싫어서 도망치는 게 아니다.
너무 원해서,
그 원함이 자기를 망가뜨릴까 봐
한 발 먼저 물러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많은 관계의 문제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불안을 다루는 방식이 달라서 생긴다.

한쪽은 말한다.
“왜 그렇게 가만히 있지를 못해?”
다른 한쪽은 말한다.
“왜 혼자인데도 아무렇지 않아 보여?”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서 있는 땅이 다를 뿐이다.

나는 이제
사람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설득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 가지만 묻는다.
이 사람은
불안을 어디에 두는 사람인가.

그 질문에 답이 나오면
이 관계가
나를 살릴지,
나를 소모시킬지도
이미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 질문 하나만 남긴다.
당신은 불안해질 때
어디로 가는 사람인가요?

사람에게,
일로,
아니면
조용히 자기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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