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참 다양한 생김새의 생들이 엉켜 쌓인다
딱딱한 기억 속 흙과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하나씩 어깨를 짚고 등에 올라타며
누구 하나 쓰러지지 않게 차곡차곡
삼각 모양의 움막 같은 집을 짓는다
너르고 덩치 큰 이들이
찬 땅을 디뎌 먼저 터를 잡는데
묵직한 사연이 많아서일 게다
돌 위로 돌이
곡예를 하듯 맞춤한 자세로
쌓이다 보면 발 디딜 틈 없는 듯한데
발레를 하듯 콩콩 뛰어다니다
기어코 자리를 잡고야 만다
이들이 한데 뭉쳐 이루고자 하는 건
아름다운 자태나 신비한 건축물이 아닌
꺼지지 않는 소망의 열망
돌 하나의 생처럼
지상을 구르며 생긴 생채기를 치유하고
연약한 살갗으로 오르기 어려운 산을 타 넘고
어지러운 마음 단단히 고정시켜
평온 오래 간직하려는
흘러가는 발자국들이 멈춰 서서
크든 작든 자신을 하나씩 올려놓는 것
외로움을 사랑하니까
생김새 다른 돌의 등에
자기를 눕히고 가슴 열어
누군가를 또 기꺼이 눕게 하여
아무도 쓰러뜨리지 못하는
신성한 성곽을 만드는 것
돌 틈 사이로 청량한 바람이 드나든다.
2025. 월간 문학바탕 2월호 신인문학상 선정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