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이 터질 거 같아

by 공글이

엄마의 우울증이 재발한 상황에서

유럽여행 가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유럽에서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던 건

풍경이 아름다워서도 있지만

현실도피적인 마음도 있었다.


가족 돌봄이 확 늘었다.

부엌일을 못 하게 된 엄마에게 저녁 드시러 오라고 연락한다.

엄마를 고려해 평소보다 잘게 썰고 영양소를 맞추며, 짜지 않도록 주의한다.

과거에 머물러 있고 종종 비난의 화살을 쏘는 엄마를 대하기가 어렵다.


작은애는 호르몬결핍증 진단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로 인한 후유증일 거라고 했다.

의사가 보여준 작은애 성장곡선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었다.

주 6회, 자기 전에 호르몬주사를 맞는다.

항암이 끝난 지 2년.

이제 병원 갈 일이 줄었나 싶었는데 다시 늘었다.


다음 주면 개강이다.

박사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다.

과목은 과목대로 수강하면서 (발표+과제+시험=수강)

졸업요건을 맞추기 위해 종합시험을 쳐야 하고

학술지 투고를 해야 한다.


점점 더 자신이 없다.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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