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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글이 Sep 12. 2023

기름이 한 칸 줄었습니다.

엄마는 몇 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광안대교를 건넜다. 다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광안대교를 건넜다. 왕복으로 낸 요금은 만원. 기름이 한 칸 줄었다. 

 교수님과 30분 면담했다. 박사과정에 왜 지원하느냐, 어떤 주제로 논문을 쓰고 싶으냐, 내가 연구하는 주제가 뭔지 아느냐, 어떤 경력과 자격증이 있느냐, 학부와 석사 때 전공은 뭐였냐, 왜 나한테 찾아왔느냐 등 교수님의 질문에 답한 뒤 나에게도 질문할 기회가 왔다. 

 올해부터 박사과정을 받기 시작했는데도 교수님 명성에 지원생이 줄을 섰다. 느낌이 쎄하다. 난 석사논문도 없고 교수님의 관심 연구주제와도 동떨어져 있기 때문. 

 오늘을 위해 주말에 운전연습을 했다. 급히 하이패스도 달았다. 광안대교를 건널 때 바다에 한 눈 팔지 않았다. 초보운전자 심장이 벌렁벌렁. 혼자서 무사히 다녀왔다. 나 자신 기특해.     

 오후 반나절을 교수님 면담 30분에 바쳤다. 이를 위해 큰애는 할머니댁으로 작은애는 돌봄센터에 보냈다. 다녀오고 나니 저녁 지을 힘이 없다. 스팸 구워줄까 물었는데 싫단다. 그럼 계란밥은? 그것도 싫단다. 먹을 게 없는데 어쩌지. 식재료를 만질 에너지가 없다구.

 오늘은 박사지원생으로 부산에, 내일은 소아암 보호자로 서울에 간다. 엄마는 몇 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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