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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글이 Jan 24. 2024

엄마에게 쓴 편지

학교에서 콜렉트콜이 왔다. 

작은애가 도서관에 있다가 학원가도 되냐고 묻길래 그러라고 했다.

전화 끊기 전에 하는 말.

"나 엄마한테 편지 썼어."(귀엽다)  


학원 마칠 시간에 데리러 갔다. 

잠깐만 하더니 가방에서 편지를 꺼낸다. 

편지에 고칠 게 있다며 필통까지 꺼낸다.(귀엽다) 



사랑해요. 

엄마에게

엄마 덕분에 이렇게 쑥쑥 컸어요.

이제 제가 아홉 살이 되면 엄마한테 더 효도할게요.

엄마 그리고 제가 아플 때 같이 병원 가줘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괜히 아파서 엄마를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아파서 미안하다는 말에 눈물을 참았다. 

'괜히'를 붙여서 더 슬펐다. 

집에 돌아와 호떡을 구워줬다. 

여기까지는 훈훈했으나 


마음에 드는 반찬이 없다며 밥상 앞에서 진상 부리는 작은애를 보며

낮에 받은 편지의 감동이 날아간다.

러닝머신에서 한 시간 뛰는 걸로 스트레스 푼다. 

이게 현실양육이다. 

그래도 다시 편지 보면서 힘을 내는 걸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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