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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글이 Apr 07. 2024

화부터 내서 미안해

운동부 마치고 집에 올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작은애가 안 왔다. 

저녁 일곱 시가 되었는데도!

운동부 선생님, 나와 남편이 찾아다녔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엄마 난데"

"너 지금 어디야!!!!!!!!!!!!!!!!!"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화를 뿜었다. 

작은애가 친구랑 공원에서 놀다가 휴대폰을 빌려서 전화한 거다. 

"당장 집으로 와!!!!!!!!!!!!!!!!!"


작은애가 화가 난 채로 돌아왔다. 

고작 어른 명이 찾아다닌 걸로 엄마는 화를 내냐는 말에 뚜껑이 열렸다. 


나중에 둘 다 진정되고 대화를 나눠보니

작은애는 "엄마 죄송해요" 말하려고 했단다.

근데 엄마가 전화받자마다 친구한테까지 들릴 정도로 화부터 내니까 창피하고 화가 났던 거다.


나는 걱정된 마음이 제일 컸는데 화부터 냈다. 

전화받았을 때 의도부터 전달할 걸 그랬다.  

작은애가 한 말, '고작'에 꽂혀서 엄청 혼낸 게 미안해졌다. 


"네가 집에 안 와서 엄마가 걱정이 됐던 건데 화부터 내서 미안해"


서로 사과하며 훈훈하게 마무리지었지만 

엄마로서 갈 길이 멀다고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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