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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시원한 거 없어요?

by 공글이

날씨가 부쩍 더워졌다.

아이들이 시원한 거 없냐며 냉장고 문을 연다.


냉장실에서 꺼낸 수박을 깍둑썰기로 썰어준다.

찬 우유에 미숫가루와 꿀을 넣고 마구 흔들어준다.

돼지바를 사서 냉동실에 넣어둔다.

얼린 사과주스를 꺼내 잘라준다.

냉면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탄산수에 딸기청을 섞어준다.


할 일을 다 한 기분이다.


작은애가 뒷목에 모기 물렸다며 약 발라달라고 온다.

모기 물린 자국이 유독 부어오르는 작은애를 위해 이번에 모기약을 새로 샀다.

어깨 마사지도 해달라, 등도 긁어달라, 나중에는 자기 손이 닿는 곳도 긁어달라며 팔다리를 내민다.

눈을 찌를 듯 말 듯 자란 작은애 앞머리가 이제야 내 눈에 보인다.

신문지 깔고 앞머리를 잘라줬다.

미루지 않고 해 줄 수 있어서 기분 좋은 하루다.


학교 마치고 친구를 데려와도 되냐고 작은애한테서 콜렉트콜이 왔다.

큰애도 오늘 친구 두 명 데려온다 했는데(으흠)

데려와도 된다고 했다.

짜장떡볶이와 피자를 해줄까 싶어 장볼거리를 적어본다.


돼지바를 넉넉히 사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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