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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비빔밥과 알리오올리오

by 공글이

10월, 11월이 바빴다.

연구소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부모양육태도 검사 실시 및 해석이다.

연계의뢰 양이 늘어서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귀가하는 일상을 보냈다.

주변에서 "얼굴이 상했다", "피곤해 보인다" 걱정을 사곤 했다.

바빠지면 우선순위에서 내려가는 게 집안일이다.

그중에서 요리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인데 두 달은 그마저도 헉헉거렸다.

애들을 부실하게 먹여서 마음이 안 좋았다.

기분 탓인지 큰애가 더 말라 보인다.


"엄마, 꼬막비빔밥이랑 알리오올리오 만들어주세요"


큰애가 좋아하는 메뉴다.

기억하고 있다가 어제 장을 봤다.

꼬막은 노동력이 투입돼야 하는 장르다.

작은애가 꼬마요리사를 자처해서 도움이 된다.

세 번 씻은 꼬막을 휘휘 저어가며 삶았다.

그 사이 양념장도 휘리릭 만들었다.

꼬막을 채에 바쳐 한 김 식힌 후 장인정신으로 하나하나 깠다.

오늘 아침으로 상추, 김자반, 참기름, 양념장에 무친 꼬막을 넣어 꼬막비빔밥 완성!

흡족해하는 큰애 미소에 행복하다.


어제저녁에는 작은애가 먹고 싶어 한 떡볶이를 만들었다.

빨갛게 하되 맵지 않아야 한다.

레시피에는 고춧가루 2스푼인데 나는 1스푼으로 조절했다.

냉장고에 있던 소시지야채볶음 반찬을 마지막에 투입했더니 덜 맵다.


이제 남은 건 알리오올리오.

집에 파스타 면이랑 페페론치노가 있어서 깐 마늘만 샀다.

조만간 만들 예정이다.


오늘 저녁은 닭볶음탕이다.

최근에 친한 동생이 놀러 와서 만들어봤는데 맛있어서 한 번 더 앵콜~

들깨가루를 넣었더니 감자탕 맛이 나는 닭볶음탕이 탄생했다.

매워서 애들은 못 먹을까 봐 피자를 곁들여 구웠는데 놀러 온 3살 아기도 닭볶음탕을 먹었다.

이런 특식을 주말에 만들면 가까이 사는 친정엄마를 불러서 같이 먹는다.


이제 바쁜 시기도 지났으니 애들 밥 좀 신경 써서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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