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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용 Oct 01. 2023

이베리아 반도 혈관에서 빠져 나오다

안토니 가우디? "Ola"

우리가 스페인을 찾는 대부분의 이유는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를 만나기 위함인 것 같다.

그렇듯 나도 그의 대표작 사그리아 파밀리아 성당보기 위해 어렵게 예약을 했다.


안토니 가우디는 1883년부터 1926년까지 무려 43년간 성당 공사 진행을 맡았고 가우디 사후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댄디한 가우디는 31세부터 죽을 때까지 성당을 지었는데 아침에는 성당에서 기도하고 자기 전까지 작업만 한 탓에 젊은 시절과는 달리 점점 노숙자처럼 변해갔다고 한다.

여느 때처럼 기도를 마치고 나와 걷던 중 전차에 치여 가난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고딕성당은 3개의 출입구로 현재 유일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가우디가 건축한 탄생의 출입구(파사드)다.

몬세라트의 경건한 숲의 이미지와 자연을 모티브 한 내부는 동쪽에서 해가 뜨면 파랑과 연두, 초록등으로 구성된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은 탄생을 의미하고, 서쪽에서 해가 지면 빨강, 주홍, 노랑으로 사망을 나타낸다고 한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탄생과 죽음의 상상력을 최대한 빛으로 자극하는 성상들이 묵상하는 내내 살아서 움직이는 듯 성스러웠다.


벽화에 새겨진  A KIM이 우리나라 최초 김대건 안드래아 신부님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엄한 경비 속에서도 조심스레 셔터를 누르는 한국 신자들의 모습에 성호를 긋는 것으로 마음을 보탰다.  


가우디의 후원자인 구엘백작의 요청에 의해 만들었다는 구엘공원에서 포토스팟으로 소문난 곡선 벤취에 앉으니 허기가 몰려왔다.


바르셀로나 최대의 번화가 람볼라스 거리에서 가스파쵸와 빠에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몬주익 언덕에서 클라라와 오르차타를 마신 후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해 굶주린 쇼핑을 채우고 이베리아 반도 혈관에서 무겁게 빠져나와 멀리 창공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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