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문 앞에는 몇 개의 구멍가게들이 있다.
삶은 달걀, 인스턴트커피, 컵라면, 도시(튀긴 빵), 생수 등을 판매한다. 가계 앞의 간이 의자에 앉아 학생들은 끼니를 해결하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떤다. 약속이나 한 듯 각 반의 학생들이 모이는 아지트로 매점들이 정해져 있다.
나는 쉬는 시간에 가끔 교실 밖 2층 난간에서 가게 앞에서 진을 치고 놀고 있는 학생들을 보곤 한다. 학교 앞 중앙 공터에는 울창한 나무 그늘이 있어서 그곳에서 더위를 식히고 비를 피한다. 최근에 깜짝 놀란 사실을 발견했다. 커다란 고목나무 세 그루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삼각자의 모서리 같은 위치에서 뿌리를 내렸는데 울창한 가지와 잎들이 뻗어 모여서 마치 하나의 지붕을 만들었다. 위로 뻗든, 다른 방향으로 기울 수도 있을 텐데.
세 그루의 나무들이 손을 잡고 가지와 잎들을 중앙으로 모은 형상이 돔같은 가림막 같다.
태양이 쨍쨍할 때 사이사이 그늘로 걷다 보면 참 시원하다. 그늘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곤 한다. 일 년 내내 더운 나라에서 쉼터의 그늘막 역할을 하는 이 나무들의 어깨동무 한 모양새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이 나무들은 나이가 몇 살 쯤이나 되었을까? 둘레 길이가 성인 두 사람이 손을 맞잡으려 해도 안 된다. 백 살은 넘었을까? 그렇다면 이곳의 역사를 지켜본 증인인 셈이다. 앞으로 5년, 10년 후 우리들이 떠난 이후에도 이 세 나무들은 그대로 있겠지.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가서 돈을 벌어 와서 기반을 잡고 가정을 이루겠지. 내가 그들을 추억하듯 학생들도 기억 저편에 선생님을 떠올려 주기를 바라 본다.
“나무야 나무야, 이곳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