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에 계시는 엄마의 78번째 생일이다. 축하 인사 드리려고 영상통화를 했다. 엄마가 뽀얗게 화장을 하셨다. 한껏 들뜬 표정이다. 동생들이 식당 예약을 해서 외출준비를 마친듯했다.
“울 엄마 오늘 참 이쁘네.”
“에고, 쭈글쭈글한 얼굴이 뭣이 이쁘냐.” 엄마가 쑥스럽게 웃으셨다.
오래된 사진 앨범 속에서 엄마의 결혼 전 처녀 적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단발머리의 풋풋한 소녀가 수줍게 웃고 있었다. 우리 엄마에게도 이런 때가 있었구나 하면서 깔깔 웃었다. 복사꽃 마냥 새하얀 얼굴엔 이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주름이 채워졌고 곱디고왔던 가느다란 손은 일꾼 머슴 같은 마디 굵은 손이 되었다. 엄마는 본인 손이 못 낫다면서 드러내 놓기를 꺼리셨다.
“엄마, 생일 축하해. 오늘 맛난 거 많이 드세요.”
“우리 큰 딸이 같이 있어야 좋은데, 네가 빠지니 허전하다.”
내가 빨리 한국 들어오기를 바라는 엄마를 볼 때마다 나도 고민에 빠져본다. 내가 엄마,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결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도 안다. 부모님 상을 먼저 치른 친구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있을 때 잘해 드려라. 어리석은 우리들은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엄마, 사랑해. 오늘 즐거운 시간 보내요.”
오늘 엄마는 그 옛날 오래된 사진 속에서 수줍게 웃던 소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