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의 출산, 본디아 37

by 정우임

똥꼬의 출산이 다가옴을 짐작했다. 배가 아래로 쳐졌고 똥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개집을 만들고 바닥에 패드도 깔아주었다. 그런데 똥꼬가 개 집에 들어가지 않고 그 주의를 맴돌았다. 낯설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똥꼬가 좋아하는 간식을 패드 위에 뿌려 놓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워낙에 천방지축인지라 마당 한복판에 새끼를 흘릴까 걱정이 되었다.


주말 한낮에 잠시 외출하여 밖에 있는데 기숙사 단톡 방에 똥꼬의 출산 사진이 올라왔다. 얌전히 개 집에 들어가서 똥꼬는 새끼 강아지를 낳고 탯줄과 태반을 열심히 핥아주고 있었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어미 강아지는 새끼를 위해 차분히 산고를 치르고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다섯 마리가 태어났다. 눈도 뜨지 않은 강아지들이 어미젖을 찾아 각자 열심히 빨았다. 먹성 좋았던 똥꼬는 도통 뭘 먹지를 않는다. 축 늘어져 누워서 온전히 새끼에게 젖을 내준 채 눈만 멀끔하니 뜨고 있다. 온몸의 힘이 풀렸는지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 인간이나 짐승이나 엄마가 된다는 것은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산통을 겪어야만 완성된다. 이제 우리 똥꼬도 의엿한 어른이 되었다.


10년 넘게 기숙사를 지켜온 브라우니가 세상을 떠나고, 똥꼬가 기숙사에 들어와 새 생명을 낳고, 이러면서 세대교체가 된다.


선생님들이 다들 흥분과 호기심에 개 집 앞을 번갈아 가며 살핀다.

“얘들아, 기숙사 식구가 된 것을 환영한다. 건강하게 자라다오.”

밤새 똥꼬도 끙끙거리고, 새끼 강아지들도 낑낑거렸다.

원래 어미 뱃속에 있을 때가 제일 좋다. 세상 사는 것이 만만하지가 안다는 것을 이 녀석들이 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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