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안고 태어나기도 하고,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하고,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사고나 병으로 삶의 경계에 놓이기도 합니다.
때론 직장이나 모임에서 이유 없이 비판을 받고,
그 비판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데일 카네기는 『자기 관리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지만,
나는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그것은, 그런 비난이 나를 흔들게 만들 것이냐 말 것이냐를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도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낡은 우산 하나라도 펴서
비판의 비가 목덜미를 타고 흐르지 않게 하라.”
결국, 부당한 비판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우리 각자에게 있다는 말입니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여름철이면 태풍과 장마로 비상근무가 잦아집니다.
밤 11시, 새벽 3시 할 것 없이
호우주의보 문자만 오면 즉시 현장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이미 익숙했습니다.
비 오는 밤이면 아이들은 말을 합니다.
“아빠는 오늘 새벽에도 현장에 나가야 해.”
그 책임감이 고되면서도,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다는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회의시간,
부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간밤에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너무 와서
현장이 걱정되어 잠을 설쳤다.”
그리고 나에 편히 잘 잤냐고 물었습니다.
사실 나는 며칠 전에도 새벽에 비상근무를 하였습니다.
부장님은 현장이 걱정되어 잠을 못 잤겠지만 나는 비 오는 그 새벽 시간에 현장에 출근했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부당한 비판은 낡은 우산으로 막고 흘려보내라.”라는 데일 카네기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날 이후로 가끔 생각합니다.
부당한 말을 들었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때론 무시하고 묵묵히 내 길을 걷는 일이라는 것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부당한 비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나는 상대의 입장을 고려했는가?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 무거운 짐이 되진 않았는가?
세상은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늘 묻고, 반성하고, 다듬어가며 살아갑니다.
부당한 비판 앞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있나요?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부당한 비판을 하고 있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