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인천 생활 이야기]
11-2. 폐기물 처리의 달인 ‘우수인턴사원’
노후 주택을 철거하고 나면, 그 뒤에는 폐기물들이 남습니다.
폐콘크리트, 폐목재, 폐종이, 혼합폐기물 등
성상에 따라 꼼꼼히 분류해 반출해야 합니다.
폐기물을 반출하려면 성상별 사진과 중량을 '올바로 시스템'에 등록하고
이를 근거로 폐기물 처리업체와 정산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철거된 주택에서는 종종 여러 폐기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성상별로 분류하지 않으면 '혼합폐기물'로 처리되는데,
이게 문제입니다.
혼합폐기물은 성상별 폐기물 보다 단가가 5배 이상 비쌉니다.
결국 예상보다 비용이 수천만 원, 많게는 억 단위로 증가하게 됩니다.
사업지구의 철거가 절반쯤 진행되었을 무렵,
우리 부서에 체험형 인턴사원들이 배치되었습니다.
업무 분장을 위해 상담을 하였는데, 서울대학교 대학원 출신의 여성 인턴이 폐기물 담당 업무를 자청했습니다.
그녀는 폐기물 반출 사진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살폈습니다.
혼합폐기물이라 기록된 것도 실은 폐콘크리트, 폐목재로 구분 가능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녀는 중복 사진과 잘못된 입력도 찾아내 정정하였고, 이를 근거로 폐기물 업체에 성상별 분류를 철저히 지시하게 했습니다.
남은 철거에서도 혼합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여, 마침내 약 2억 원의 원가절감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인턴은 당연히 전국 인턴 중에서 우수 인턴으로 선정되었고,
신입사원 공채에서 서류 면제와 면접 기회를 얻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한 해의 업무를 마무리하는 연말,
전국 본부 평가에서 인천지역본부가 주거복지 유공 본부로 선정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 부서의 공공 리모델링 담당자에게 사장님의 표창장이 배정되었습니다.
저는 작년처럼 조용히 후배 직원에게 양보하였습니다.
하지만 후배가 입사 3년 미만이라 수상 자격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결국 저에게 수상의 기회가 돌아왔습니다.
작년 효천 현장에서처럼 서로 표창을 양보하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이번에는 쑥스럽지만 자부심을 담아 표창장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