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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14. 누구나 달인)

by 종구라기

연세 많으신 분들이 계시는 양로당, 주간보호센터, 노인 학교에서

할머니 들 대상으로 묻습니다.


어머님들,

밥 할 줄 모르는 분 손?

지금도 밥을 태우거나 설익게 밥 하시는 분 손?

그런 분이 한 분도 안 계시네요.

여기 계시는 모든 분이 밥 하기 전문가입니다.


어떻게 전문가가 되셨나요?

맞아요, 처음에는 잘하지 못해도 매일 밥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전문가가 되었어요.


저도 40살 넘어 수영을 시작했어요.

수영장에 등록하고 발차기부터 배우는데 몸이 앞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가라앉았어요.

수영은 역시나 안되나 보다 싶었는데, 특기가 끈기이다 보니

하루도 쉬지 않고 배우니 점점 앞으로 나가고 물에 떴어요.

지금은 20년이 지났고,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잠영 등 자유롭게 수영을 즐깁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수영 고수가 되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내용도 이상하고 문맥도 안 맞고 맞춤법도 틀리더라도,

매일 조금씩 글을 쓰다 보면 (일기, 주기, 월기) 어느 순간 밥하기 전문가 되듯

수영 고수가 되듯

글쓰기 전문가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남이 밥을 하는 것만 보느냐, 아니면 내가 직접 밥을 하느냐입니다.

수영을 눈으로만 보느냐 아니면 내가 직접 물에 들어가느냐입니다.

남이 쓴 글을 읽기만 하느냐, 아니면 내가 직접 글을 써보느냐입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밥 하기 달인을 넘어 글쓰기 달인에 도전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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