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이 구도심 중심에 있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아무 생각 없이 차를 몰고 갔겠지만, 모임 장소에 주차 안내 문자가 함께 온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근처 주차장을 검색하던 중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보면 어떨까?"
내가 마지막으로 시내버스를 탄 건 33년 전.
차를 구입한 이후, 늘 자가용이 내 발이었습니다.
약속 장소가 구도심 중심이다 보니 시내버스 노선은 풍부할 거라는 판단도 섰습니다.
"그래 정말로 오랜만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
그렇게 나는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기로 결심했습니다.
전주시내버스 앱은 예전에 뉴스를 통해 편리하다고 알고 있어 이미 스마트폰에 설치해 두었습니다.
다시 열어보니 기능이 꽤 훌륭했습니다.
전체 노선 확인,
정류장별 검색,
환승 안내,
즐겨찾기 등록으로 자주 이용하는 노선과 정류장 저장,
실시간 도착 정보 제공,
버스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은 스마트폰 앱은 물론, 정류장에 설치된 'BIT 단말기(Bus Information Terminal)'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BIT 단말기는 버스 번호와 도착 정보뿐 아니라, 날씨, 뉴스, 시정 소식 등 다양한 생활 정보를 제공합니다.
출발 전, 당구에서 배운 역순 계산법처럼 도착 시간을 기준으로 거꾸로 시간을 맞췄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한 뒤 정류장에 나가니 1분도 채 되지 않아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버스에 올라 신용카드를 찍고 뒺 자리로 향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학창 시절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창밖으로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이 흘러갔고, 사람들과 건물들이 차창을 따라 스쳐 지나갔습니다.
운전하지 않아도 되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웠고,
에너지도 절약되고,
걸어 다니는 시간도 생겨 건강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모임이나 외출 시 '자가용' 만이 아닌 '시내버스'라는 선택지도 자연스럽게 떠올릴 것 같습니다.
당신도 한번 시내버스를 타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때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작은 용기가 일상에 호기심과 삶을 풍요롭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