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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치혜 Mar 13. 2022

"나의 가장 잘 지니인 것은"

   

    예 형님 접니다. 아까는 행사 중이라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떠세요? 잘 지내시죠? 

    네, 저야 뭐 늘 바쁜 척, 안 바쁜 척합니다. 

    하하. 사실은 늘 바빠요. 지나고 나면 뭐 했나 싶은데 늘 쫓기듯 사는 제 모습이 불만스럽긴 하지요. 일종의 강박이 아닌가 싶어 한 번씩 제동장치를 걸고 되짚어 보곤 싶은데 그럴라치면 또 바쁘고, 하하하. 형님 아시다시피 제가 못 하는 게 딱 두 가지 있잖아요. 긴 잠 자는 것과 낮잠 자는 거. 요새는 늙어선지 전보다는 조금 덜 하지만 아무튼 누워있으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르고 시간이 막 아까운 거에요. 그러다 보면 ‘에히 씨, 이럴 바엔 일어나자’ 해버리는 거죠. 그래봐야 중뿔나게 특별한 건 없지만요, 하하하.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긴 그렇긴 해요. 이렇게 지내면서 정말로 많은 일들을 하긴 하거든요. 그것들이 겹쳐져서 훌쩍 뭉텅이로 지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띄엄띄엄 음, 제 업적을, 하하, 감상할 시간을 주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제법 보람? 뿌듯함? 이런 걸 느끼면서 ‘내가 역시 꽤 잘 하는구만’ 할 때도 있어요, 하하하. 일종의 자위, 이른바 딸딸입니다. 딴 사람한텐 절대 얘기 안 합니다!     


    오늘도 사실은 큰 회의를 마쳤어요. 거의 한 달 가까이 준비한 건데 음 뭐 물론 잘 됐,겠,죠? 하하. 제가 주관한 거니. 뭔가 하나가 매듭지어지면 다소 공허해지는 느낌이랄까, 팽팽하던 텐션이 툭, 하고 끊어지는 느낌같은 게 들잖아요. 제가 그런 상황을 안 좋아라 하고, 스스로 경계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하나가 끝나면 거기에서 쉬지 말고 다음 걸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거 왜 옛날에 우리 학교 다닐 때 대학생들 나와서 퀴즈 푸는 프로그램 있었잖아요? 이름이 뭐였드라? 퀴즈 아카데미였나? 아무튼 그때 최초로, 아마 유일하게였던 거 같긴 한데, 아무튼 5주 연속 우승을 한 팀이 있었어요. ‘여름사냥’이었을 거에요, 팀 이름이. 그 사람들이 우승 소감을 말하는데 좀 전에 제가 말씀드린 거랑 비슷한 얘기를 했어요. 하나의 성취에 만족해서 길을 잃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겠다? 뭐 이런. 하하, 생각해보니 제가 그 사람들 따라 한 건가요, 하하하.

    어쨌든 오늘은 큰 일 끝내고 다소 한가합니다. 덕분에 형님이랑 오랜만에 수다를, 하하하. 

     

    네. 문자 봤습니다. 4월 초라고 했던 것 같은데. 네. 맞네요. 

    하긴 우리가 늙긴 늙은 게 벌써 40년이 지났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전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한 게임 거뜬할 것 같은데. 마음이 안 먹어져서 문제죠, 하하하. 그런데 그 자리는 좀 부담스러워요. 제가 특별히 잘 난 것도 없이 그저 선배 중에서도 고참이라는 거 뿐이고, 요즘 애들은 남 얘기 잘 안 들으려 하거든요. 이른바 안물안궁, 하하하.

옛날에 반짝이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나요. 다 마찬가지지. 제가 열심히 했던 것도 다 제가 좋아서, 저 잘난 맛에 한 거지요. 그래도 애들이 그렇게 기억해주고 칭찬한다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역시 속물, 하하하.


    전에 제가 아는 어떤 분이 그런 주제를 이야기하셔서 생각해 본 적이 있었어요. 나의 장점은 뭘까. 억지로 쥐어 짜내니 몇 가지는 얘기할 만 하겠더라구요. 물론 다 저 혼자 생각하는 거라 엄청 편파적이지만. 아, 형님. 그런 얘기를 제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무슨 위인전 쓰는 것도 아니고. 애들이 그런 글을 읽으면 미쳤거나 늙은 돌아이라고 할텐데. 아, 싫어요. 그냥 간만에 떼로 술이나 한 잔씩 하는 거지 무슨 제 얘기를...   

   

    그러시다면 생각나는 대로...

    우선은 부모님께는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꽤 준수한 용모와 건강을 주셨거든요. 제가 아주 잘 생겼다거나 키가 훌쩍 크고 늘씬해서 눈에 띈다거나 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어디 가서 못 생겼다거나 빠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 형님, 어찌 형님 따,위,가 제 옆에 서시려 그러세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아무튼 그래요. 적당히 이목구비에 느낌이 있고 특히 눈매는 제법 활활 살아있지 않나요? 무엇을 입든 하든 무리해 보이지 않으니 좋고, 어쩌다 한 번 힘 좀 주면 표시가 확 날 정도는 됩니다. 한창 때 뜨거웠던 거 아시잖아요? 안 꾸며도 제 아래로 십 년 쯤은 커버할 정도는 되는 마 그런 정도. 몸매 비율도 적당해서 누구나 제 키보다 크게 봅니다. 거기다 크게 아프거나 움직임에 불편함은 없으니 이 정도면 부모님께 감사하고 자부심을 가질 만 하겠죠?   

  

    두 번째로는 마음이 뜨겁고, 그걸 표현하는 용기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런 이야기하는 거 보면 아시잖아요, 하하하. 늘 정의롭다고는 자신하지 못하지만 어떤 일에 꽂히면, 그 일이 합리적이지 않고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말합니다. 필요하다면 앞에 서기도 하구요. 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그런 큰 경험이 몇 차례 기억나는데 그때마다 사실은 떨렸고, 뒷줄에 서고 싶었어요, 솔직히.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거라서 어떤 트리거, 음 계기가 있지 않으면 그런 문제의식과 불만과 노여움들은 그냥 묻히고 흘러가게 되더라구요. 이른바 대세라면서. 그런 상황은 못 견디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성과나 결실까지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내지는 못하더라도, 그리 되면 좋고 그런 경험도 꽤 있지요, 최소한 누군가들은 이야기를 했다라는 사실은 기억되어야 한다고 믿거든요. 크든 작든 간에 그런 역사와 경험들을 우리는 배웠고 몸으로도 느꼈잖아요. 앞에 말씀드린대로 늘 그렇게 하지는 못하지만 늘 바르게 보려고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표현도 해야죠.      

    그럼요 형님. 이러다 보니 논리적이 되려고 노력하고, 그 반대로 감성적으로 접근하려고도 애를 씁니다. 치열하게 논박도 하다가, 어떤 때는 작은 이야기에 필 받아서 눈물 뚝뚝 흘리고... 물론 다 되지는 않아요, 당연히. 그래서 친구 중 몇몇 새끼들이 ‘재수없다’라고 욕을 합니다만 아주 가볍게 쌩까줍니다, 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제 애티튜드가 맞거든요. 이 녀석들이 이제 늙어서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는 데 게을러진 것 같아요. 흔히 얘기되는 늙다리 같은 티를 내면 제가 아주 지랄지랄을 합니다. 제발 좀 젊어지려 노력하자고. 애들이 저를 만나는 거 보면 그래도 완전 재수없는 개새끼는 아닌가 부죠, 하하. 그리고 제가 우기다가도 제 오류를 발견하면 사과를 잘 하거든요. 이것도 저의 장점이겠네요.  

   

    소싯적 아이큐가 얼마였네 하는 얘기야 이미 늙어 반 토막도 더 났을 테니 별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한때는 문일지십(聞一知十)에 시문억개(視聞憶皆)하는, 이게 말이 되는진 모르겠는데 보고 들은 건 다 기억한다 뭐 이런 뜻으로 혼자 만든 말입니다, 나름 총기 좀 있는 애 소리는 들었지요. 덕분에 지금도 어지간한 옛날 일들은 제법 또렷하게 기억을 해서 이런저런 일을 할 때라든지 술자리에서 흥을 돋군다든지 또는 판관 포청천 노릇을 하기도 하고, 가끔 글 좀 끄적거리는 데 요긴하게 씁니다. 

    옛날에 엄마들이 이런 얘기들 많이 했잖아요. ‘우리 애가 애는 착한데 친구들이 좀 그래서 그래’ 라든가 ‘애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 같은. ‘그게 바로 나야’입니다, 하하하. 지금은 이름도 기억 안 나고 단어도 기억 안 나서 속이 헝클어질 때가 많아요. 그래도 부지런히 기억하려 하고 그래서 이것 저것 열심히 보려고 합니다. 페이지 넘기면 같이 싹 잊혀지는 게 함정이지만요.    

 

    깊지는 않지만 제법 넓게, 제가 맨날 은박지라고 얘기하는, 제목 정도라도 아는 박식함?도 장점이랄까요? 옛날에 S그룹 입사 시험 때 인사담당 임원 집단 토론 면접이 있었어요. 이런 주제도 있었어요. ‘나는 제너럴리스트인가 스페셜리스트인가?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정답이 있는 토론이 아니고 10명의 면접응시생이 다섯 명씩 갈라져서 각자 주장을 하는 거였는데요. 저는 그때 스페셜리스트 쪽에 들어가서, 속해져서, 얘기를 했습니다. 뭐 못하지는 않았으니까 입사가 됐겠죠. 

    아무튼 저는 스페셜리스트는 아닙니다. 다만 고루고루 조금씩은 찝적거려 본 스타일. 어디가든 내 분량 만큼은 채울 정도는 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제법 리액션할 정도의 상식은 있지요. 아! 수학 쪽은 아닙니다, 전혀요, 하하하. 조금 깊은 주제부터 조금 선정적인 수위에 살짝 걸치는 정도까지? 소위 아이스 브레이킹은 웬만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법 표현력도 있는 편이라서 그냥저냥 쓸만하지요. 아까 얘기한 반듯한 용모에 이런 특장점? 따위가 붙어서 여기저기서 사회 많이 봤습니다. 재미도 있고 노력도 좀 했구요. 물론 지금은 많이 떨어집니다. 늙었잖아요, 하하하.      

    일 하는 스타일이요? 글쎄요. 다른 건 모르겠고 욕심은 엄청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제가 착하다거나 고도의 전문 식견을 갖추고 있다거나, 혹은 필요한 경우 투철한 봉사정신을 장착했다거나 해서는 아니구요. 뭐랄까. 다른 사람이 한 성과물에 대해서 만족을 못 한다고 할까? 제 눈높이나 기대에 안 맞는다고 할까, 뭐 그런 거지요. 내가 하면 훨씬 잘할 거라는 확신? 자신감 같은 게 있어요. 실제로 집중하면, 그러니까 꽂히면 엄청 몰두하고 제법 잘합니다. 제 모토 중의 하나가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는 하지 않는다’거든요. 매번 성공적이지는 않지만 늘 그러려고 애는 씁니다. 

    전문가들이 얘기하는데 이런 캐릭터가 ‘부멍’의 전형이라고 하더라구요. 부지런한데 멍청하다는 뜻입니다. 남들을 믿지 못하고 부하나 동료에게 일을 넘기지 못해서 결국은 혼자 바쁜데 성과는 안 나는 스타일. 물론 저는 이 말에 찬성하지 않아요, 조금 찔리는 구석이 없진 않지만, 하하하. 저는 일 잘하는 사람한테 전권을 주고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제가 한 번이라도 실망? 하게 되면 그 다음 부터는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왜냐면 그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은 오롯이 제가 대표해야 하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에게는 여유롭고 너그럽게 하려 하고 그 대신 부족한 부분은 제가 어찌해서라도 메꾸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제 마음도 편하고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아지니까요. 사실은 시간과 여건만 허락되면 저 혼자 일하는 게 편해요. 잘하기도 하고. 물론 전문 기술적인 부분이나 오퍼레이팅 등등은 당연히 전문가에게.

    사실은 이러다 보니 제게 벅찰 정도로 일을 맡기도 합니다. 좋게 말해서 일 욕심. 그건 아니고 지나친 자신감 때문일 거에요. 아주 작은 성취를 침소봉대하는 관성? 뭐 그런 게 작동하나봐요, 오토매티컬리, 하하하. 아무튼 좀 잘 합니다. 나름 크리에이티브하려 노력하고, 제법 기획력도 있구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지요.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도요. 

   

    ...     

    

    네? 아닙니다. 가라앉기는요.  

   

    ...     


    형님. 사실은 오늘 되게 고맙습니다. 사실은 아무하고라도 얘기를 길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럴만한 마땅한 사람이 없는 거에요. 그거 아시죠? 이야기를 하고는 싶은데 상대를 못 미더워해서가 아니라 저 스스로 움츠러드는 부분이 있거나, 아니면 괜히 내 얘기로 저 사람에게, 가족에게 걱정만 끼치는 거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움 같은 거. 그렇죠. 조금 약점같은 거를 감추고 싶은 쪼잔한 생각도 있구요, 당연히. 그래도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사람도, 시간도 마땅하지가 않았던 거에요. 그저 혼자 멍할까 했는데 형님 덕분에 말을 이어가니 고맙습니다.     


    사실은, 오늘 행사를 망쳤어요. 길게 준비했고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고,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꼭지와 형식도 개발해서 제법 자신이 있었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빵꾸가 난 거에요. 씨발. 거기서부터 엉켰어도 잘 풀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사람, 사람들이 제가 기대했던 만큼 움직이질 못하는 겁니다. 아 진짜. 애들도 아니고.


    물론 부분 부분 아쉽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잘 끝났습니다. 해야만 하는 절차들 다 했고, 목표했던 내용들도 됐거든요. 그런데 망친 거에요.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 제가 그렸던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친 겁니다.   

   

    알고 보니 저는 이른바 ‘평판’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종류의 사람이더라구요. 남들이 실망하면 어떨까, 나만 알고 꽁꽁 숨기려 했던 치부를 다른 사람이 눈치채면 어쩌나, 내가 분명히 자신있게 한 건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게 받으면 어쩌지? 같은. 심지어는 이것 때문에 머리 속으로 엄청난 상상을, 아니 정확히는 망상에 가깝겠네요, 수십 번도 더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상상이, 망상이 더해지고 더해져서 제 기대 수준은 더 높아지구요. 당연히 현실은 망상을 못 따라오고, 그러니 매번 저는 실망하고 상처를 받아요, 제기랄. 그러면서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는 어느 틈에 또 길 위에 서있는 겁니다. 무능함의 무한반복 같은. 남들은 정확히 모를 거에요. 물론 부분 부분 부족함의 조각, 안 어울림의 조각, 삐그러지는 조각들을 느끼기는 하겠지만 그들은 참여자이지 생산자는 아니니까요, 대부분의 경우에. 

    이럴 때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턱없이 낮은.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바탕은 없는. 상상은 하되 그걸 손에 잡히게끔, 눈에 또렷이 보이게끔 만드는 재주는 형편없는. 그러면서도 남들의 평판에 매달려 전전긍긍하고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늙은 모지리.   

  

...   

  

    사실은 앞에서 말씀드린 제 장점이란 것들은 다 뻥입니다. 제 얘기가 아니고 제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치 제 얘긴 것처럼 뻥 친 거에요. 머릿속에 누군가들의 이름과 얼굴이, 그들의 잘하는 모습들이 떠올라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도 제가 진절머리 날 정도로 부럽고, 질투하고, 따라하려 하고, 흉내내왔던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그 덕분에 그나마 오늘 제가 뭐라도 꼼지락거릴 수 있게 소스를 안겨준 많은 사람들이.


    형님. 오늘 너무 길었네요. 쓸데 없는 얘기의 버라이어티 뷔페, 하하하. 그냥 잊어버리세요. 저는 형님한테 이런저런 이야기 말 할 수 있는 것으로 너무 고맙습니다.


    형님과 얘기하다가 정확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나마 저의 장점을.  

   

    저의 유일한 장점은 ‘질투는 나의 것’이네요.    


    박완서 선생을 좋아했습니다. 그분의 글 중에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려면’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 얘기가 저는 참 무서웠거든요. 그리고 딱 제 얘기 같았어요.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보인다는 건 엄청나게 철저하게 발버둥칠 수 있는 강함이 있어야 하고, 절대로 자신의 치부 또는 그림자를  드러낼 수 없다는 절박한 약함이 있다는 얘기잖아요. 우와, 딱 내 얘기. 그렇게 살았는데 그 두 가지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한 딱 내 얘기인거죠.   

  

    ...     


    형님 고맙습니다. 4월 전에, 다음 주쯤에 소주 한 잔 해요. 이제 11시까지니까 재미있게 2차 까지도 가능할 겁니다.

    네. 연락주세요.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네. 네. 들어가세요.  


   

※ 정말 오랜만에 숙제합니다. 2월 숙제를 3월에 하자니 죄송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냈으니까 F는 주지 마세요^^


눈치채셨겠지만 박완서 선생의 작품 하나를 흉내 냈습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물론 깊이와 문장은 당연히 아니고 일인칭 화자 형식만요. 당연히 내용도 (일부, 상당 부분) 픽션입니다. 오해하시거나 재수없어 하시거나 측은지심의 발동은 경계합니다. 


진심으로 이렇게 끄적거리는 걸 좋아하는데 재주도, 시간도, 정성도 부족하여 늘 질투만 합니다. 질투의 대상이 누구인지는 당사자분들은 아실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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