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치혜 Mar 25. 2022

“6+1+5+5+4”  -  2

    이번엔 반전과 짜릿함과 애민의 감동이 있는 이야기.     


    1985년 6월. '다사랑(내가 아르바이트하던 다방)'의 역사적인 야유회가 있었다. 

    다사랑은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쉬었는데 내가 일하던 근 2년간 그 흔한 소풍, 회식 한 번이 없었다. 밤마다 쥐포와 먹기 싫은 소주로 - 음.. 그건 아니지만 - 우리를 혹사시키던 '악덕업자' 형님을 몇 날을 협박하고(“고마 안 놀아줄낍니더”) 얼러대며 노사협상을 진행한 끝에 마침내 '청평야유회' 건이 타결되었다. 그 순간 만국의 노동자, 아니 알바생 모두는 환호작약하였다.     

    써빙 알바팀 여학생 여섯과(내가 은근히 연모하던 자가 있었는지 여부는 밝힐 수 없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음악실 팀 남학생 셋, 아, 여자 DJ도 한 친구 있었다, 악덕업자 형님과 다방 단골 형님들, 친구들 다해서 열 댓 명의 청평투어단이 이른 아침 다방에 모였다. 바리바리 짐을 꾸리고, 악덕업자 형님은 배낭에 손수건 깃발을 매단 작대기를 꽂고 선봉에 섰다. 왁자지껄, 시끌벅적, 희희낙락, 청량리역으로 출발~

    당시의 주말 경춘선은 우리 또래의 청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왁자지껄, 시끌벅적, 희희낙락, 호시탐탐.. 그 틈을 비집어 앉고 서서 일단 캔맥주 하나씩 홀짝이니 청평 안전유원지. 밥상을 차리고, 고기를 굽고, 일배우일배 하며 노래를 하고 곰발바닥 소발바닥 게임을 하며 유치찬란 버전으로 즐겁게 보낸 이야기는 흔하디 흔한 그 시절 청춘들의 풍속도이니 패쓰.     


    지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유원지든 어디든 행락객들이 모이는 곳에는 각종 오락시설이 즐비하기 마련이 아니던가. 더욱이 유명세가 짜하던 청평은 불문가지. 술이 약간 올라 기분이 좋아진 우리 일행이 활쏘기, 공던져 인형 쓰러뜨리기, 두더지 잡기, 펀치 때리기 등 몇 가지를 하는 동안 나는 그저 심드렁하게 보고 있었다. 남들이 나를 보는 게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런 게임들에 목을 매는 모습들이 좀 우스워 보이기도 해서 나는 그런 걸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악덕업자 형이 나를 다급히 불렀다. 쳐다보니 그곳엔 미니 농구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다섯 개를 던져 다 넣으면 커다란 인형(곰, 토끼 따위의)을, 네 개를 넣으면 그보다 훨씬 못 한 기념품을, 세 개를 넣으면 안 받으니 보다 못한 시시껄렁 조악한 그 무엇을 선물로 주고 그 이하는 꽝. 악덕업자 형은 평소에 내가 농구 좀 한다는 얘기를 알고 있었으니 음흉한 두 가지 흉계를 꾸몄음이 분명했다. 이 참에 잘 해서 인형 등을 받으면 여학생들에게 줄 수 있으니 좋고, 안되면 두고두고 놀려먹기 좋고, 일거양득을 노린 것이었으리라.   

  

    고수는 아무 데서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까딱 실수라도 하면 X망신, 그간 다져놓은 위상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게다가 그런 유원지의 골대와 공의 상태는 최대한 슛 성공을 막을 수 있는 온갖 사악한 장치를 해 놓았다. 무게가 다 다르고 미끄러우며 심지어 짱구인 농구공의 상태는 그렇다 치고, 골대의 림을 아주 작게 만들어놓았다.(정규 림의 직경은 농구공 두 개가 나란히 통과되는 사이즈이다. 유원지 골대의 림은 공 하나 반 정도가 통과할 정도면 후한 편..) 게다가 림은 훨씬 가늘고, 백보드와 골대의 휘청거리는 정도는 설사로 사흘 쯤 굶은 중3 남자애의 홀쭉한 몸뚱아리 상태와 흡사해서 공이 림에 닿기만 해도 십중팔구 대번에 튕겨져 나오는 것이 정상이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명필은 붓 가린다. 

    뺐다. 안 할라요.

   그러나, 그러나 악덕업자 형의 압박과, 호기심과 기대로 반짝이는 여학생들의 눈망울과, ‘우리는 너의 X망신을 사랑해’ 하는 새퀴들의 부추김을 이겨내기에 나는 너무 착하고 너무 청순했다. 악덕업자 형은 농구 사장님에게 500원을 건넸고 나는 미끌미끌한 주황색 빛바랜 공을 집어 들었다. 

     

     슛, 슛, 슛, 슛, 슛. 

    에라이~.  킬킬킬. 뭐여? 맨날 농구한다며. 야, 내가 왼손으로 해도 한 개는 넣겠다.

    하나라니! ‘이못필패’가 청평에 와서 하나라니! 일행의 놀림과 쪽팔림이야 그쯤, 속세의 흔한 '농맹'으로 치부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재야농구인으로서의 자존심과,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 것이라고는 인정할 수 없는 초라한 퍼포먼스였다. 술기운이 확 달아났다. 어떻게든 바로 잡아야 했다. 나의 실존과 명예를. 그리고 이렇게 악의적인 조작질로 '농구의 존엄'을 훼손한 청평 농구장을.

    가자, 재도전! 가만. 그러다 또 하나나 두 개밖에 못 넣으면? 그럼 얘기가 달라지는데... 아니야. 그건 그때 가서 보자. 지금은 집중해서 이 어린 것들을 계몽시켜야 해. 암! 

    형, 오백 원 더 내요.  

   

    공을 집었다. 침착하게 슛. 아! 짧다 ㅆㅂ. 공은 림의 앞쪽 윗부분에 맞았다. 설사로 사흘 굶은 중3 남자애의 몸뚱아리같이 허술한 골대와 림은 허청거리며 흔들거렸다. 그 탄력으로 공은 세 번 톡톡 림 위에서 튕겨졌다. 그리곤 쏙~. 골인! 오예~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어 짧은 훅을 날렸다. 아차! 고수가 이 무슨 경거망동 지랄을.. 이라고 하기에는 한 골이 절박했다.

    오케이. 감 잡았어! 슛, 쏙, 슛, 쏙, 슛, 쏙. 우리 일행 어린 것들의 입에서 오오~ 하는 탄성이 나왔다. 하나 더~ 하나 만 더~. 농구사장님은 ‘저 녀석이 설마’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까짓 문제없어. 감 잡았다고. 

    슛, 쏙, 와아아아~. 커다란 인형이 여학생 중 제일 언니 품에 안겨졌다. (아! 그 품이 아닌데..)

이제 됐다. 다 이루었도다. 

    

    치혜야. 나도 인형 따줘! 여학생 중 동기 친구가 말했다.

    아니 인형이 무슨 늦가을 감인 줄 아나, 따 달라니. 나도 지금 혼신의 힘으로 한 거라고, 겉으론 대수롭지 않은 척 이지만.

    그래. 한 번 더 해라 고마. 애들이 몇 명인데. 

    악덕업자 형이 끼어들었다. 

    아니 내가 흥부야? 왜 애들 걱정을 해야 해...     


    그래요 형. 멋있어요. 한 번 더 해봐요. 그 애가 말했다. (그때에는 여학생들이 남학생 선배를 형이라고 불렀지...아련~) 나는 공을 집었고 악덕업자 형은 500원을 농구사장님한테 건넸다..

    와~. 커다란 토끼가 그 애 아닌 동기 여학생 품에 안겨졌다. 야, 거기가 아니라고!     

    한 번 더! 한 번 더! 

    치혜야 더 해봐라, 운빨 이었는 갑네.  

    악덕업자. 진퇴양난. 

    그런데 그 애가 여전히 빈손으로 나를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고(물론 나의 100프로 기분학상) 그 애 뒤편으로 꽤 여러 사람이 궁금한 듯 흥미롭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고수는 이따금 무의미한 인류애를 발휘해야 할 때도 있다.

공을 집었다.   

  

    그 애와 악덕업자 형과 다사랑 식구들과 주변 구경꾼 - 아니, 관중으로 해두자 - 과 농구 사장님은 각자 다른 마음으로 조마조마 했으리라. 그러나, 고수는 한 번 잡은 감을 결코 잃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더 예민해지고 예리해지는 법이다. 조금 전 두 개째의 인형을 딸 때 다섯 개의 슛은 림을 스치지도 않는 완전무결한 클린 샷이었다. 활배근에서 어깨를 타고 상박과 하박을 거쳐 손목을 지나 손가락 끝에 이르는 오른손의 감각은 어찌나 날카로운지 마치 찌릿찌릿, 이것이 전율인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추세라면 50개 쯤 연속으로 넣을 수 있으리.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신이 주신 재능을 이렇듯 유원지 한 구석에서 남용하는 것은 고수의 품격에 배치되는 일이다. 이제 마지막. Only 그 애를 위하여 건배! 아니, 건샷!

     

    올림픽 사대에 선 진종오 선수의 마음으로 신중하게 다섯 개의 공을 골랐다. 후줄근하게 빛바랜 주황색 공들 중 그나마 상태가 괜찮고 그립감이 있는 것으로. Only for HER. 손바닥에 살짝 땀이 배어 나왔다. 긴장? 오 노. 고수에게는 터무니없는 말씀. 6월 아니던가. 목을 한 바퀴 돌려 가볍게 풀었다. 크게 숨을 쉬었다. 발을 어깨 너비에 조금 못 미치게 벌리고 오른발은 반 발 앞으로. 오른 손바닥에 힘을 뺀 후 넓게 펴서 공을 잡는다. 이때 손바닥의 가운데와 공 사이에 생긴 낮은 동굴같은 공간이 정석의 슛 폼을 증명한다. 왼 손은 거들 뿐. 뒤로 꺾은 손목과 팔목의 각도는 90도, 팔꿈치의 꺾임 각도 역시 90도. 과연 정석이다. 공을 오른쪽 눈썹 위 4.3센티 위치에 잡고 림을 조준한다. 발목과 무릎을 약간 구부렸다 펴면서 발생한 탄력을 가볍게 엉덩이와 허리와 어깨로 실어 보내며 마치 흐르는 냇물처럼 부드럽게 팔을 뻗는다. 손목을 앞으로 꺾어 스냅을 주어 검지와 중지의 끝으로 공을 밀어내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은 클린 ‘촥~’ 뻗어진 오른 팔은 마치 백조의 목선과도 같은 우아한 실루엣을 허공에 뽐내고 있는 것이다.  

   

    하나, 둘, 셋, 넷. 공은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처럼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제 라스트 하나. 우와~ 그 애와, 오 예~ 악덕업자 형과, 와우~ 다사랑 식구들과, 와~ 어느새 구름처럼 불어난 관중들 - 죄송하다... 열 몇 명쯤 이었다. 고수도 과장할 때가 있다 - 의 반짝이는 기대와 동떨어져서 오직 한 분만이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선수 아녀? 선수가 하면 쓰남!  사장님이 퉁명스레 물었다.

    아니에요! 악덕업자 형이 외쳤다. 그 순간 중추를 거슬러 오르는 저릿한 느낌과 함께 바늘 같은 생각이 머리를 찔렀다.   

  

    이 농구 사장님은 오늘 망쳤다. 곰이니 토끼니 하는 큰 인형들은 못해도 원가가 4~5천원은 될 텐데 내가 이미 두 개를 받았고, 하나를 더 받을 것도 운명적인 상황. 그렇다면 매입 만 이천 원~ 만 오천 원 에서 매출 이천 원(우리가 낸 참가비, 500원 곱하기 4판)을 빼면 손실 만원~만 삼천 원. 이 매출을 올리려면 20명에서 26명이 농구게임에 도전해야 한다. 물론 당연히 인형을 받아갈 정도의 능력자는 없을 것이고 잔잔바리 상품이라도 몇 개 받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최소 25명에서 30명 정도는 와줘야 그나마 ‘똔똔’을 맞출 것이다. 빠른 회전율을 기대한다고 해도 골대가 3개이니 개당 10명씩 게임하면... 아무튼 망친 거다. 이 농구 사장님에게 나라는 존재는 9,900원 내고 고기 부페 와서 15인분 처먹는 원수 마귀 같은 나쁜 놈일 것이었다. 


    게다가 이 사장님은 어떤 존재인가?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탁월하신 영도와 땡전뉴스라는 밝고 희망찬 소식의 홍수 속에서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오매불망하는 충성스러운 3S정책의 수혜자인 국민들에게 스포츠를 통하여 건전한 육체에 깃드는 건전한 정신을 배양할 기회를 제공하는 분이 아니신가 말이며, 한 발 더 나아가 성적이 우수한 자에게는 인형 등의 값지고 귀한 상품을 수여함으로써 ‘하면 된다!’라는 도전정신을 함양하는데 기여하시는 분이시다. 

    이런 훌륭하신 분에게 재정적, 정신적 손실을 끼친다고? 그건 매일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데모를 일삼아 민생경제를 피폐하게 하고, 남북한이 대치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거짓 선동으로 국민을 기망, 분열시켜 국가 경쟁력을 저해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조국과 민족의 번영과 안녕을 방해하는 일부 철없는 대학생들이나 하는 짓과 같은 것이었다. 안 돼! 안 돼! 안 될 일인 것이다. 저 사장님의 걱정된 표정의 심연에는 이런 깊은 우국충정의 념이 깔려있는 것이다. 절대 못 할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무성의하게 던진다면 많은 사람들, 그 애를 포함,의 드라마틱한 기대를 저버리게 된다. 자칫 비난의 화살로 인해 ‘다사랑 청평 야유회’가 엉망이 될 수도 있다. 특별히 그 애는 자기에게 선물을 주기 싫어서 부러 실패했다는 치명적인 오해에 빠질 것이다. 멋모르는 관중들은 ‘역시 운빨이었어’하며 고개를 저을 것이다. 대의 앞에서 진실은 왜곡되고야 말 것이다.


    그렇다고 정상적으로 던지자니 사장님의 손실과, 그로 인한 좌절과, 그로 인한 국가 경쟁력 저하와, 그로 인한 조국과 민족의 번영과 안녕에의 걸림돌이 너무도 분명하다. 애국애족의 길은 지난하다. 어찌할 것인가.  

    최선을 다해 던지면서도 반드시 노골이 되어야 하고, 모든 이들이 결과에 납득하여야 하며, 고수의 품격과 지위는 지켜져야 한다. 대충 아무렇게나 하는 것은 농구의 신과 모든 재야농구인들과 이 자리의 모든 이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실패하여야 한다.    

 

    내가 선 자리와 림까지의 거리는 약 2미터. 정규 림의 직경은 45.7센티이고 공의 직경은 23센티. 그러나 이 농구게임장의 규격은 엉망. 림의 직경은 약 37~8센티쯤 보인다. 슛의 방향을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4.2도 가량 틀고 거리는 약 4센티미터쯤 길게 나가도록 하여 던지면 공은 림의 오른쪽 혹은 왼족 뒤편을 맞을 것이다. 허접한 골대와 림은 얼씨구나 하며 공을 냅다 튕길 것이고 몇 번의 아슬아슬한 텅텅거림과 함께 공은 림 밖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완벽한 슛 자세에서 나오는 정교한 조작, 아무도 눈치챌 수 없다. 아름다운 아쉬움으로 마무리.


    그리고 최후의 멋진 장치.  

   

    나는 자세를 고쳐 잡고 공을 들었다. 다시 계산해 보았다. 오케이. 크게 숨을 한 번 쉬고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야구 모자를 깊게 눌러 썼다. 챙이 완벽하게 시야를 차단. Blind Shot.

    오오~ 어어~ 주위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정석의 폼으로 리드미컬하게 릴리즈. 검지와 중지를 훑으며 공은 림을 향해 날아갔다. 

    ‘퉁~’

    ‘삐걱삐걱’

    ‘텅’

    ‘팅’

    ‘통’

    ‘톡’     


    ‘툭’

    ‘통 통 통’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모든 것이 뜻한 대로. 마치 백조의 목선과도 같은 우아한 오른손의 실루엣을 허공에 간직한 채 나는 안도의 작은 숨을 내쉬며 고수의 겸손을 호출하였다.   

  

    다사랑의 청평 야유회는 멋지게 끝났다. 곰과 토끼를 받은 두 여학생은 다방에서 전용 쿠션으로 쓰겠다며 좋아라 했고, 음악실 남학생들은 인형이 부럽다며 어설프게 킬킬거렸다. 슛 네 개 성공으로 받은 선물 - 안타깝게도 기억나지 않는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은 악덕업자 형이 기념으로 차지했다. 다방으로 돌아와 해단식은 필수. 비록 내일 아침에 골골거리더라도 어찌 이 아름다운 저녁을 밋밋한 헤어짐으로 채울쏘냐.  

   

    그때의 반짝이던 청춘들은 다들 어떻게 되었을까. 그날 청평의 맑은 공기와 재잘재잘 청춘의 숨소리 말소리와 곰발바닥과 소발바닥과 곰과 토끼를 기억하고 있을까. 추억 속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젊은 날의 한 장면이 실은 지금의 가장 큰 동경이자 가장 큰 결핍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결코 그것만은 아니다. 그날들은, 그 장면들은 지금의 ‘그날’, ‘그 장면’ 들과 등가이므로. 

 

    봄이 온다. 새로운 그날과 그 장면을 간직한 채. 

    안녕~?


https://youtu.be/g4m1lPoyML4

작가의 이전글 “6+1+5+5+4”  -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