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DC)는 상업용부동산시장에서 최근 새로운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 AI와 같은 데이터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면 데이터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기에,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DC는 원래 SK, LG, KT,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통신사나 시스템 솔루션 업체가 주로 이용하던 시설이었지만, 최근에는 네이버, 카카오, 아마존(AWS), MS, 구글 등 국내외 IT 플랫폼 업체들도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 등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업영역을 다각화려는 대형 건설사들, 부동산 개발시장 침체기에 새로운 사업건을 찾으려는 시행사들도 DC 개발에 적극적이다.
데이터센터개발 안산대첩...반월·시화산단 일대 8곳 개발 추진(딜북뉴스, 2023.11.27)
인천 데이터센터 8곳인데 2곳 더… '첨단'하려다 '단전'될 판(중부일보, 2024.3.24)
AI 산업이 불러온 건설사 미래 먹거리 ‘데이터센터’…시공에서 개발까지(이코노미스트, 2024.7.26)
[데이터센터 개발지도, Cush & Wake, 2024 1H Datacenter Marketbeat Seoul]
국내 데이터센터는 아직 운영보다는 개발사업 중심이다. 통신업체나 기업의 자사용 DC를 제외하면, 상업용으로 개발되어 외부 업체에 임대하는 DC는 아직 그리 많지 않다. 특히 20MW 이상의 IT 용량을 갖춘 대형 상업용 DC는 더욱 부족하다. 안양(Actis), 하남(이지스, 맥쿼리에 매각) 등 서울 통근권에 몇 개의 DC가 완공되어 운영을 개시한 정도다. 이는, 앞으로 몇 년간 운영 DATA가 쌓여야 DC 운영단계에서의 비용/수익이 명확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액티스, 안양에 4200억원 규모 최신 데이터센터 완공(매일경제, 2024.1.24)
맥쿼리인프라, 하남 데이터센터 7천340억에 인수(연합인포맥스, 2024.7.30)
액티스, 국내 2호 26MW 규모 '양평동 데이터센터' 내달 말 준공(딜북뉴스, 2024.9.13)
다만, 다수의 개발건을 통해 DC 개발 형태, 개발 비용은 어느 정도 표준화되었다. '23년 이후 준공되었거나 개발자금 조달이 진행된 건들을 보면 수도권 DC의 대략적인 개발형태와 단위 비용을 추정할 수 있다. 우선, DC의 부지면적은 대략 4천평 내외이다. 죽전 퍼시픽써니처럼 1만평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전력 확보량(수전용량)에 따라 DC의 규모(IT용량)가 제한되는데다 개발비용도 만만치 않으므로, 부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기 쉽지 않다. 연면적은 (용도지역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부지면적의 5배 가량이다. 4천평의 부지에 2만평의 DC를 지어, 약 4400개의 랙(rack)을 설치하고, 40MW 정도의 IT용량을 갖추는 것이 수도권 DC 개발사업의 평균적인 모습니다.
퍼시픽 죽전 데이터센터 1.1조 PF 대출 리파이낸싱 나선다(네이트뉴스, 2024.8.23)
DC의 공사비는 보통 IT용량 기준으로 표시한다. 1MW 당 공사비는 대략 120억원 가량인데, 최근 개발하는 건들은 150억원을 넘기도 한다. 개발비용은 공사비(건물 공사비+전기통신 공사비)에 토지비와 기타 비용(부대비용, 금융비용, 예비비 등)을 합산해 계산하며, 총 개발비용을 100이라 하면 공사비가 65%, 토지비가 15%, 기타 비용이 20% 가량을 차지한다. 1MW 당 공사비를 120억원이라 하면, DC 개발비용은 200억원/MW가량이다.
수도권 DC 개발사업이 급증하면서 토지비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3년 전만해도, 데이터센터 부지 매입비용은 평당 2천만원 이하였지만, 최근에는 평당 3천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한편, 최근 한전의 전기사용통지 요건이 강화되고 전력계통 영향평가 실시를 포함한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전력 사용계약을 이미 확보한(또는 확보 가능성이 높은) 부지의 매입 가격은 더욱 비싸졌다.
개발비용이 커지면 수익성은 낮아진다. 따라서 DC의 운영 수익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점차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최근 준공되었거나 개발이 진행중인 DC의 한 달 상면임대료(Rack 사용료)는 20만원/Kw를 넘어서고 있지만, 입지 선호도가 좀 낮은 곳은 여전히 10~15만원에 불과하다. DC 1MW 당 개발비용을 200억원, 상면임대료를 매월 15만원/KW(=18억원/MW/년), 운영경비를 상면임대료 수입의 20%로 가정하면, 운영단계의 수익률은 7.4% 가량이다. 5% 내외인 오피스에 비하면 높지만, 수요자가 제한된 가운데 공급이 크게 늘면서 공실(미임대된 Rack) 위험이 커지고 있고, 3~5년에 불과한 IT장비 교체/개량주기(Uptime Institute 보고서 참조) 등으로 운영비가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7%보다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
Global Datacenter Survey(Uptime institute, 2022)
이는 개발자금 조달 쪽에서도 운영 수익률의 확보가 점차 이슈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 동안은 자기자본(Equity) 투자자가 누구이고 얼마를 투자하는지, 시공사가 어디인지 등으로 사업을 판단했다면, 앞으로는 운영단계의 수익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예상치 못한 비용 급증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지 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임차인을 미리 확보했거나, 임대료 쪽에서 업사이드가 가능한 자산 위주로 수도권 DC의 투자/PF 수요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