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증권, 발행어음으로 재도약

양극화, 셀다운, 발행어음

by 우분투

금융감독원에서 집계한 업권별 PF익스포져를 보면, '23년말 대비 '24년말 익스포져가 늘어난 업권은 증권이 유일하다. 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업권의 익스포져가 20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32조원 감소했지만, 증권 익스포져는 28조원에서 31조원으로 늘었다. 증권업의 PF 부실여신(유의등급과 부실우려등급의 합계) 익스포져는 3.4조원으로 여전히 전체 익스포져의 3.4%에 이르지만, '24년말 기준 3.7조원의 대손충당금/준비금을 쌓고 있어 손실흡수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였고 '24.9월말의 부실여신 익스포져(3.8원) 중 절반을 '25년 상반기까지 정리/재구조화할 계획이어서 다른 업권에 비해 PF부실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보도자료]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 개최(금융위원회, 2025.3.19)

全금융권 부동산PF 정리,재구조화 경과 및 그간의 실적(금융감독원, 2025.5.22)


하지만 업황이 고르지는 않다. 자본력을 이용해 대규모 여신을 취급할수 있는 대형사들 위주로만 실적이 개선되면서 양극화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에서 발간한 제2금융권의 업권별 PF 익스포져 현황은, 이러한 추세를 잘 보여준다. 작년 하반기 NH, 한투, 삼성, 메리츠 등 대형사는 우량 사업장 본PF 중심으로 신규 취급(리파이낸싱 포함)을 크게 늘리며 PF잔액이 늘어난 반면, 대신, 교보, 현대차 등 중소형사는 회수/정리 금액 수준으로 신규 PF를 취급하며 익스포져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최근 수도권 복합개발, 데이터센터 개발 등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건 위주로 개발시장이 돌아가면서, 총액인수 및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대형사로 PF 영업 쏠림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일부 증권사가 PF가 아닌 국내 오피스 매입 건에도 총액인수를 적용하면서, 자금력을 앞세운 영업전략 범위가 실물투자로도 넓어지고 있다.


메리츠證 부동산PF 신용공여 일년새 2배…부동산금융 대형사 쏠림 심화(연합인포맥스, 2025.4.15)

부동산 PF딜 가뭄에 '증권사 총액인수' 대세로 뜬다(딜북뉴스, 2025.3.20)

한투·메리츠·키움·삼성증권, 부동산개발 자금조달 '두각'(딜북뉴스, 2024.8.28)

한국투자증권, 총액 인수 방식으로 두산타워 인수 우협 선정(딜북뉴스, 2025.2.18)


일부 회사 이야기이지는 하지만, 영업조직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KB증권, iM증권은 올해 부동산금융 조직을 늘렸다. 또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금융주선권 확보를 위해 PEF를 경쟁적으로 조성하면서, 관련 조직 및 인력도 늘어나고 있다. 증권업 전체적으로는 아직 영업조직을 축소/조정하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영업기회가 늘어나는 영역에서는 공격적인 영업 기조를 조직 전략까지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신규 PF딜 가뭄 속 IBK·iM 등 중소 증권사 부동산영업 강화(딜북뉴스, 2025.2.4)

동면 끝냈나 '부동산금융' 기지개 켜는 증권사…"시장 회복 기대감"(MTN뉴스, 2025.5.23)

부사장 승진 주용국 미래에셋證 IB2대표 "내년 부동산 에쿼티 투자 강화"(딜북뉴스, 2024.11.12)

한투증권, 올해 부동산 PEF 3개 더 만든다(코어비트, 2025.3.10)


다만, 대형 증권사와 나머지 금융업권의 영업기조가 차별화되면서, 총액인수로 확보한 자산의 셀다운(sell-down)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증권사는 금융주선 과정에서 일부 대출채권만을 인수하거나 총액인수 후 셀다운하는 방식으로 자체 북(book) 사용을 줄이고 자본회전율을 높이는 영업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증권에서 주선하거나 인수한 대출을 누군가 받아줘야한다는 뜻이다. 최근 물건 선점을 위해 대형 물건을 총액인수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증권업을 제외한 제 2금융권 등이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면 셀다운이 제 때 진행되지 않을 위험이 잔존해 있다. 이 경우, 총액인수 증권사가 자체 보유해야 하는 대출채권의 보유물량/기간이 늘어나면서 대형 증권사의 신규 영업이 둔화될수 있다.


발행어음 신규인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부동산금융 부문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를 대상으로 올해 3분기 이후 발행어음 사업자 신규 접수 및 지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신규 지정되는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해 기업금융 등의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미 인가를 받은 4개 중권사(미래, NH, 한투, KB) 외에도 삼성, 메리츠, 신한, 하나, 키움 등 5개 증권사가 올해 신규 지정을 신청할 예정인다.


발행어음 종투사 재지정 본격화...삼성·메리츠·하나·신한·키움, 인가 경쟁 치열(이코노믹데일리, 2025.5.26)

판 커진 기업금융, 발행어음업 속도내는 삼성증권(비즈워치, 2025.4.14)


과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4개 증권사(한투 '17.11월, NH '18.5월, KB '19.5월, 미래 '21.5월)는 인가 다음해 말까지 평균 약 4조원의 자금(KB/NH/한투는 3.7~4.3조원, 미래는 6.2조원)을 발행어음으로 조달하였다. 올해 5개 증권사가 신규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고, 내년 발행어음 조달액의 중 가능한 최대 비율을 '부동산 관련자산'에 운용('25년 최대 30%이나, '26년 15%, '27년 이후 10%로 한도 축소)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5개 증권사에서 20조원의 발행어음을 조달하여 최대 3조원의 부동산 신규 투자금액을 확보할 수 있다. '24년말 기준 채무보증을 제외한 증권사 PF 대출잔액이 11조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신규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 부동산 관련자산(금융투자업규정 제4-102조의7 ): 부동산,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법인에 대한 대출채권, 부동산펀드 수익증권, 부동산투자회사 주식, 기업회생관련 부동산 담보채권 등


[보도자료]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금융위원회, 2025.4.9)


정부는 최근 발표한 '증권압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 '을 통해 증권사의 부동산 익스포져 한도규제를 강화하고, 발행어음 사업자의 부동산 관련자산 비중을 현행 30%에서 '27년 10%로 줄이는 한변, 기업 신용공여로 보던 PF SPC에 대한 대출을 부동선 자산으로 분류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제도 개선은 증권사의 건전성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증권업의 부동한 금융 영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몇개의 증권사가 발행어음 신규인가를 받을지, 이들이 어음 발행 등으로 확보하는 부동산 금융 신규 투자자금이 건전성 규제 확대나 자체 리스크 관리로로 줄어드는 기존 금융사의 투자금을 상쇄할 수 있는지가 향후 증권업은 물론 부동산 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이어 증권사도 부동산PF 돈줄 막히나...금융당국, 기업금융 물꼬 전환 시동(딜북뉴스, 2025.4.9)

keyword
이전 16화부동산신탁, 자본조달과 손실관리가 급선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