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공공기관이 기금 또는 펀드 형태로 출자하는 정책 투자사업은 시중자금을 지역경제로 유입시키는 수단이다. 공공부문에서 '마중물 자금'을 넣고, 민간에서 '매칭투자' 형태로 추가자금을 부담하는 민관합작투자 형태가 많다. 이 중, 기획재정부의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는 비수도권 전용 투자펀드로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만,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외에도 다양한 투자사업들이 존재한다. '산업단지 환경개선펀드', '미래도시펀드', HUG의 'PF 마중물 리츠' 등이 대표적인데, 산업단지 환경개선펀드는 생산거점인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과 가장 관련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노후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구조고도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단지 환경개선펀드는 구조고도화 대행사업과 함께 민간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정부 위탁 사업비를 블라인드 펀드로 조성하고 이를 시드머니로 삼아 민간투자를 유치하여 사업을 진행한다. 2010년 'QWL밸리'라는 이름으로 조성계획이 발표된 후 2011년부터 투자가 시작되었고, 2014년 산단환경개선펀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매년 3개 내외의 민간 운용사를 선정해 산업단지공단과 정책금융기관(HUG 등)이 출자하는 자금을 운용하며, '11년부터 '24년까지 70개 사업에 정부재원 1.3조원과 민간재원 8.2조원을 투자하였다.
환경개선펀드의 투자 대상은 산업집적법에 근거한 구조고도화사업으로, 공장/지식산업센터, 주거 시설(근로자 기숙사/오피스텔 등), 호텔, 물류시설, 데이터센터 등이 포함된다. 예전에는 지식산업센터와 주거시설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차 호텔, 데이터센터, 에너지 시설 등으로 대상이 확대되었다. 다만 최근에는 민간 운용사 선정 단계부터 수도권 지식산업센터/데이터센터, 일반적인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산업부, 비수도권 산단 저탄소·디지털전환에 1兆 투입(한국경제, 2025.3.9)
노후산단 구조고도화 사업 펀드자금 1천500억… 대부분 지식산업센터 치중(중부일보, 2025.4.29)
산업단지공단, 산단 6곳 2조4천억 규모 개발사업자 선정(디스커버리뉴스, 2025.9.22)
'26년 산업단지환경개선펀드사업 운용기관 모집 공고(한국산업단지공단, 2025.9.29)
한편, 정부는 탄소중립과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입주기업의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RE100 산업단지는 신규 조성단지 외에 기존 산업단지도 사업대상으로 포함하는데,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 공급체계를 완전히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재원이 필요한데, 공공재원을 마중물로 해 민간재원을 유치하는 방식이 혼용될 수 있다. 사업목적, 재원구성 측면에서 환경개선펀드와 유사한 셈이다.
RE100 산단 20곳 선정…총 1조원 투입(헤럴드경제, 2025.7.11)
산업부 “RE100 산업단지 내년 착공…2030년 가동 목표”(기후에너지데이터뱅크, 2025.10.13)
저성장에 'RE100 산단' 속도전…문제는 '재원조달'(뉴스토마토, 2025.7.10)
RE100 산업단지와 환경개선펀드는 민간 재원을 활용해 각 지역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주요 아이템들이다. 따라서, RE100 산업단지 특별법 등 향후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법령 제/개정, 중앙부처별 정책 및 세부 실행계획, 지자체 대응전략 등에서 이러한 아이템들이 어떻게 배치되고 상호 연계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환경개선펀드, 에너지시설 투자라는 두 갈래 흐름으로 이어져 온 민간 금융사의 산업단지 투자가 '산업단지 고도화'라는 큰 틀 안애서 어떻게 구조화될지도 주목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