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에너지금융 취급시의 리스크요인

by 우분투

정부의 생산적금융 정책, 민간 금융사의 투자 확대 등으로 에너지 시설,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데이터센터 등으로 향후 자금이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 막 초록불이 켜졌을 뿐, 초록불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과거에 계속 초록색이었던 것도 아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프라, 에너지 시설은 대체 투자시장에서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던 자산이었다. 단기 과열에 그치지 않고 시장이 계속 성장하려면 인프라/에너지 투자의 리스크 또한 숙지할 필요가 있다.


국내 인프라시장 침체에 보험사들 해외 인프라투자 가속(딜북뉴스, 2023.5.3)

우리나라 해상풍력, 무엇이 문제인가?(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슈리포트, 2023.11.29)


인프라/에너지 사업은 규모가 커서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태양광, 연료전지, BESS처럼 사업비가 1천억원 내외에 불과한 경우도 있지만, 대형 태양광, 해상풍력, 민자도로, 민자철도 등은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사업비가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탄소중립/지역균형발전 달성을 위해 풍력발전 등 대형 에너지 시설과 광역 교통망, 복합 민자사업 등을 늘릴 계획이므로 향후 단위사업 규모기 더 커질 수 있다. 사업비의 5~20%를 부담하는 자기자본(equity) 투자자, 나머지 사업비 조달을 책임지는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역량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한편, 인프라/에너지 개발사업은 장기 투자사업이다. 민자철도/민자도로는 건설에만 5년 이상이 필요하다. 계획 및 인허가에도 통상 5년 내외의 시간이 걸리므로, 민간이 사업을 제안하면 준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에너지 시설도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연료전지나 ESS는 1년 이내에 설치가 가능하고 태양광 발전도 공사기간이 2년 내외에 불과하지만, 육상/해상풍력의 개발기간은 길게는 각각 5년/7년에 달한다.


202603-[국토연] 민자고속도로 공사기간.jpg 국토연구원(2025.12.10), 민간투자사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나아갈 길, 국토이슈리포트 90호


지역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기도 한다. 주민수용성 이슈는 도로/철도 등 민자사업과 에너지 시설 양쪽에 있어 중요한 이슈이다. 소음, 진동, 전자파 등으로 시설 개발이 주민의 거주/생계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거주민들이 체감할 만한 사업 효과, 즉 일자리 증가나 자산가치 상승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개발사업이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도 마찬가지다. 긴 사업기간과 함께 인허가/공사 기간 중 사업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인프라/에너지 개발사업에서 비용 통제, 또는 비용증가 문제의 헷지(hedge)가 중요한 이슈을 의미한다.


수도권 민자도로, 전략환경평가서 줄줄이 제동...사업성 ‘적색등’(딜북뉴스, 202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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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후 자산 담보대출로 개발사업 대출을 상환하는 부동산PF와 달리 인프라/에너지 시설은 개발부터 운영까지를 통합해 대출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장기 대출을 취급해야 하므로 단기 자금조달 비중이 높은 금융사는 자산-만기 불일치(ALM Mismatch) 부담이 커진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취급하면 금리 상승에 따라 금리리스크(IRRBB)도 확대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프라/에너지 대출은 은행이 주선하고 보험사가 대주(lender)로 참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증권(직접대출 또는 전단채 발행), 캐피탈,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으로 대주가 다변화되어 있는 부동산과 달리 대주단에 참여가능한 금융기관이 한정적이다.


자기자본 투자자 풀(pool)도 협소하다. 에너지는 발전공기업, 민간의 에너지 대기업과 전문개발사 등이, 인프라는 건설사와 인프라펀드 등이 자본투자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금융사, 전략적투자자(SI) 등이 펀드를 설정하며 투자재원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사업비가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대형사업들은 여전히 대기업 계열사나 금융그룹이 아니면 투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 리츠/펀드를 통한 자금유입 규모도 부동산보다 적다. '25년말 기준 국내 부동산펀드 순자산은 116조원에 이르지만, 특별자산펀드는 68조원에 불과하다. 특별자산펀드의 2/3 가량을 인프라펀드로 보면 약 39조원으로 부동산펀드의 1/3 수준이다.


투자재원 부족은 개발시장 뿐 아니라 준공자산 투자시장에서도 나타난다. 부동산의 경우, 25개(자산규모 28조원)에 달하는 상장리츠와 블라인드펀드들이 전략적투자자(SI)와 함께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해외투자자도 시장 내 비중은 20%에 못 미치지만, 자금력을 앞세워 오피스, 물류,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 인프라/에너지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펀드는 맥쿼리인프라(MKIF), 발해인프라펀드 2개에 불과하다. MKIF가 19개 국내 인프라 사업에 3조원, 발해인프라가 7개 사업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지만 두 펀드의 합산 투자액은 25개 부동산 상장리츠에 크게 못 미친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공시 및 보고서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공고/IR자료


거래가 쉽지 않고, 때로 주무관청의 승인도 필요하다는 점은 투자자/대출기관의 Exit 문제와도 연결된다. 최근 일부 에너지 시설 등에서 전략적투자자(SI)의 자산/지분 매각이 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인프라/에너지 시설은 거래 사례가 드물다. 거래규제도 지분 매각의 걸림돌인데, '민간투자사업 추진 일반지침'에는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민자사업 출자자는 지분 양도 시 주무관청의 사전승인(5% 미만 보유자는 주무관청에 통지)을 받도록 하고 있다. 결국, 장기투자자/장기대출 취급자 위주의 시장이 불가피하다보니, 장기 자금운용이 가능한 기관이 많지 않다면 시장 성장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


1조 4천억원 규모 인천김포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자금재조달 관련 자문(법무법인 광장, 2022.12.19)

맥쿼리인프라펀드, 씨엔씨티에너지 지분 48% 인수…1천832억원(연합인포맥스, 2023.7.27)

보령LNG터미널 품는 IMM인베…5590억에 인수 계약 체결(아시아경제, 2025.11.18)

항만운영 지분을 개인 출자로 변환…평택·당진항 사유화 논란(노컷뉴스, 2025.12.22)

자산 1300조 굴리는 보험사들…운용수익 고작 3%(한국경제, 202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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