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고 그래픽 디자인 전공으로 학부를 졸업했다. 그 덕분에 브랜딩과 편집 디자인 중심의 시각 작업에는 익숙했지만,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커리어를 전환할 당시에는 관련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처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때는 마치 눈을 가린 채 낯선 길을 걷는 듯한 막막함이 컸다.
그러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분들께 직접 피드백을 요청하고, 다양한 리소스를 찾아가며 나만의 방법을 하나씩 만들어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포트폴리오 만들때 도움이 될만한 몇가지 실질적인 팁들이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프로덕트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막 시작하는 분들께 가장 먼저 도움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디자인 포트폴리오에서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요소는 ‘혼자 만든 것’보다 ‘함께 만든 것’에서 나온다. 특히 제품이 실제로 출시된 경험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엔지니어, 리서처, PM들과 함께 협업한 프로젝트는 단순히 결과물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팀 내에서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렸는지, 크로스 펑셔널 팀과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했는지, 우선순위를 조율하며 어떤 고민을 했는지까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약 전 직장에서 프로덕트 디자인 관련 협업 프로젝트가 없다면 포트폴리오를 위해 프리랜서로 참여하거나, 무급이라도 실제로 릴리스된 제품을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경험이 케이스 스터디의 밀도를 높이고, 지원자의 문제 해결 능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디자인이 사회적 가치를 위하여 문제해결 하는것은 멋진 일이지만, 포트폴리오에서는 너무 추상적인 문제보다는 실제 존재하는 제품에서, 제품 그자체 내부 문제 해결 경험으로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부트캠프나 학교 프로젝트에서 다루는 환경 문제, 교육 불평등, 사회적인 이슈 같은 주제는 의미는 있지만,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제 문제를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고 제품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 경험, 사용자 흐름 속에서 불편함을 포착하고 해결한 사례가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
협업할 기회가 없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존 앱을 대상으로 UX 개선안을 제시해보자. 본인이 자주 사용하는 앱에서 불편함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분석한 뒤 더 나은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예를들어 기존 제품의 디자인 시스템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설계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실무 감각을 어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주어진 조건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논리적인 디자인 결정을 내렸는지가 포인트다.
오늘은 비전공자로서 혹은 경험없이 프로덕트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처음 시작할 때 도움이 되었던 세 가지 팁을 소개했다. 이 글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https://litt.ly/teamours_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