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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elion Jan 30. 2022

2022년을 맞이 하는 백수의 마음 가짐

백수 2개월 차의 삶

반 백수로 1개월을 보냈고 진짜 백수로 1개월을 보내며 회사와의 돈 관계도 다 끝났고 이제 난 소속감이 없는 완전한 자유의 백수 1개월 차, 어찌 되었던 백수 2개월 차....

백수가 되자마자 처음엔 나는 뭔가 바쁘고 싶어 이런저런 약속을 잡고 친구들을 만나고 옛 직장 동료도 만나고 밖을 돌아다니며 바쁜 일상을 보냈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면 집에서 그동안 정리하지 않았던 옷 정리 서랍 정리 사소한 정리들과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뭔가 바쁘게 보내면서 내가 받은 많은 마음의 상처들을 지워보려 노력했던 것 같다.


그렇게 12월 동안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했던 많은 대화 속에서 나는 나의 상처를 정리해 나갔다. 내편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힘도 생겼고 무엇보다 엄마, 아빠가 '그렇지 않아도 그만두라고 하려고 했다. 그 회사 다니다 네가 병 날 것 같았다. 잘 그만뒀다, 좀  쉬어라'라고 말했고, 엄마 아빠가 걱정이 많았다는 말이 날 든든하게 했다. 주변의 응원과 힘을 얻으며 1개월을 보내며 12월만 놀고 1월에는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자라고 마음속으로 정해 놓았지만 노는 것에 발동이 걸린 나는 고작 책 2권 읽는 것 빼고는 매일 놀러 다녔다. 제주도로 여행도 가고 뮤지컬도 보고 영화도 보며 1월 한 달을 그렇게 보냈다. 그렇게 놀며 보낸 시간을 지금 돌아보니 아깝기도 하고 무언가 공부를 할걸 이라는 생각 아니면 뭔가 아르바이트라도 할걸 그랬나?라는 여러 생각들을 했다. 하던 과외도 12월 부로 끝내 버리고 아예 노는 것에 온전히 집중한 1월이었으니.... 이런 후회를 하다가도 2달을 온전히 놀다 보니, 뭐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남들 일하는 평일에 나는 브런치 카페에 가서 친구랑 점심을 먹기도 하고 평일 오후 교외 카페에 가서 오랜 시간 떠들다가 집에 오기도 하고 날씨가 추우면 밖에 나가지 않고 따뜻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온전히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24시간이 좋았다. 누구의 간섭과 통제, 무언가를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사는 이 삶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러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너무도 계획적이지 않은 삶을 내가 살고 있지는 않나?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언제는 뭐 계획한 대로 모든 일이 됐나? 이렇게 사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나? 라며 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기도 했다. 그래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들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2 달이면 충분히 놀았나?라는 생각도 들고 더 놀고 싶은 생각도 있고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뭔가 모를 죄책감(?) 같은 것도 있고 퇴직금 다 쓰기 전에 일터로 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고 정리되지 않은 마음들이 몰려온다. 난 절대로 노는 팔자는 아닌가 보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결정했다. 2월에는 구직을 시작해보고 뭔가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리 작업도 필요하다 생각되었으니 파일 정리 작업도 해야겠다. 놀면서 하는 생산적인 일을 시작해 보자.... 그렇게 지내다 보면 다른 길이 또 나를 향해 다가오겠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2022년에는 어떤 선택들이 나를 후회하게 만들지 모르지만...  


뭐! 후회하며 사는 거지!!!


얼마 전 읽었던 책을 보고 내가 하고 있던 이런 생각에 힘을 얻었다. 그 책의 주인공이 후회했던 모든 선택에 미련이 있어 죽기 전 후회하는 삶에 들어가 다시 살아 보지만 결국 그 안에는 또 다른 후회가 있는 삶을 만나는 내용을 보고 어떤 선택이던 어떻게 살던 다 후회를 하는 것이니 조금 더 덜 후회하고 나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이 최고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래서 나도 후회되는 선택을 맞이 할 때의 마음 가짐을 편하게 갖기로 했다. 2022년 스스로 덜 후회하는 선택을 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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