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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elion Dec 22. 2021

당신은 왜 그 나이에 덕질을 하나요?  

지친 하루를 위로받는 방법

덕질은 어린 시절 청소년기에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청소년도 아닌 내가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며 그 사람이 광고하는 것을 구입하고 음반을 사고,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보는 것을 직장 생활 한 이후에도 할 것이라는 상상을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그런 덕질을 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덕질의 시작은 내가 2014년 유학 갔을 무렵인 것 같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시작된 나의 덕질하는 삶...


2014년 어느 날 중국, 일본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위안부 이야기가 나왔고 이 일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아이들한테 일일이 설명하는 한계가 있었던 나는 영상 자료가 없나 유튜브를 뒤지던 중 마침 그 시기에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 관련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걸 보고 난 후 위안부 할머님들에게 기부한 이분의 영상을 보게 되고 그와 연관되어 이분의 연예인 생활 관련된 영상이 나에게 소개되었고 그때 당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이분 영상을 계속 접하게 되며 그렇게 덕질의 삶으로 접어들었다.


다시 한국에 와서 처음에 직장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어 잠깐 잊고 있던 그분의 존재를 2016년에도 어김없이 활발하게 활동하셨기에  그분의 영상이 알고리즘으로 계속 떴고 그걸 보고 처음으로 이분의 공연을 예매했다.  

본격적인 덕질은 2019년부터 나에겐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했고 이분 또한 활동을 너무도 활발하게 했고 팬들과의 다양한 소통 기회를 열어 주었다. 하지만 나의 내성적인 성향 때문에  사인회 같이 일대일로 마주 보는 자리에는 차마 갈 엄두를 내지 못해서 팬레터나 sns 활동은 조용히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적극 참여하였다. 다행히도 사연이 읽히는 일들이 생겼고, sns 댓글에 좋아요 라도 눌러 주는 날에는 힘들었던 하루를 보상받는 하늘을 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공연장에서 소리 지르고 같이 떼창도 하고 손이 찢어져라 손뼉 치고 오면 몸은 좀 피곤해도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공연장에 가면 핸드폰을 끄는 순간부터 그분은  나를 세상에 찌들지 않는 소녀로 안내하는 가이드였다. 그리고 공연 중간중간 힘내라고 소통해 주는  한마디 한마디는 내 삶의 활력소이다.


내가 이런 말을 친구들에게 하면 친구들은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다며 한심한 듯 나를 보기도 한다. 8시간 고통받다 단 10초 만에 기분이 전환되는 경험을 한다면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철이 덜 든 나보다 오히려 그들이 더 힘든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삶이 뭐 별건가 나이 들었다고 덕질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내가 거기서 힘을 얻고 고단한 하루 잠깐이라도 웃고 즐거울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의 삶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가끔 주변에 삶이 재미없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덕질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삶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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