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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delion Jun 21. 2024

백수 8개월 차 -1


2023년 2월 급하게 퇴사를 결정하고 3월부터 무직으로 지내며 계절이 두 번 바뀔 동안 일을 안 하게 되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언제는 인생이 계획된 대로 되었던가 이런 생각을 하며 추석을 보냈다. 추석 지나고는 마음을 다 잡고 일하기 싫은 마음도 멀리 날려 보내야겠다 생각했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니 집에만 있고 싶고 더욱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이러다간 땅을 파고 나만의 굴로 들어갈 것만 같았다.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너무 멀지 않고 급여도 나쁘지 않은 곳을 가게 되길 …


욕심 가득한 바람이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되길 빌고 계속 생각했다.


생각지도 않게 추석이 지나자마자 잡사이트에 공개해 놓은 이력서를 보고 초중등학원으로 업계에서 꽤 유명한 곳 인사과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볼 때 회사에서 오라고 할지 아닌지 난 면접관을 보면 안다. 그동안 많은 면접을 보고 내린 나만의 법칙에 따르면 면접 보는 사람이 여자들만 있거나 여자 혼자 있을 경우 단 한 번도 그 회사와 인연이 된 적이 없다. 여자 남자 이거나 남자들이 면접 보면 난 100% 연락이 온다.


면접 보러 대표실에 들어선 순간 남자인 대표와 남자인 인사팀장을 본 순간

됐다


대표님은 인자한 미소와 여유롭고 진중한 태도로 날카로운 질문들을 하셨다. 그리고 나의 대답에는 미소로 답하시는 예상 가능한 대표님스러운 모습을 보이셨다. 면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면접은 잘 본 것 같았으나 찝찝함이 계속 있었다.

그 이유는 본사 직영점 중 어느 원으로 가는지에 대한 나의 질문에 석연찮은 대답과 채용공고가 잡사이트에 올라와 있지 않은 것들이 좀 찝찝했다. 집 근처 원으로 배정해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집 근처 몇 개 원들의 위치가 거리는 가깝긴 했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예상했던 대로 다음날 합격 했다는 연락과 함께 출근 일정 조율, 급여 관련해서 모두 내가 유리한 쪽으로 정했는데 어느 원 인지는 교육 기간에 알려 주겠다고 했다. 여전히 이 점이 계속 찝찝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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