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테니스장 풍경
MZ세대가 주도하는 새로운 문화
최근 테니스가 인기 있는 여가활동이 되면서 테니스장 풍경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테니스는 40대 이상의 운동으로 여겨져 테니스코트에서 2~30대를 찾기 어려웠으나 요즘에는 오히려 주류가 2~30대가 된 듯하다.
사실 그동안 테니스라는 운동은 매우 보수적이고 진입장벽이 높았다. 처음 시작한 사람들이 취미로 테니스를 계속하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레슨만 받다가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테니스를 배우거나 코치 등으로부터 일정 기간 레슨을 받고 게임 등을 하려면 클럽에 가입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실력이 되지 않으면 가입이 힘들고 가입 후에도 실력이 없으면 기존 회원들과 게임을 하는 게 눈치가 보이기 일쑤였다.
이러한 문화로 인해 아직도 고수들이 모이는 일부클럽은 가입을 하는 것 자체도 힘들다. 일정기간 실력 등에 대한 검증을 거친 후 원하는 수준이 안 되면 회원가입을 냉정하게 거절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2~30대를 중심으로 굳이 클럽에 가입하지 않아도 SNS를 통해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준에 맞추어 만나 게임을 하는 번개모임이 활성화되며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테니스코트 부족으로 예약 등이 어려워 오히려 기존 클럽 위주의 모임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스마트폰 사용 등에 익숙한 젊은 동호인들의 발 빠른 예약 등으로 온라인 비정기적 모임 등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실외 테니스장과 더불어 레슨을 하는 실내코트들이 많이 생겼고 각 지자체에서도 테니스교실을 개설하는 등에 힘입어 테니스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젊은 테니스동호인들이 삼삼오오 산뜻하고 세련된 테니스 패션을 갖춰 입고 코트에 나와 연습과 게임을 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SNS 등에 올리는 것도 낯설지 않은 문화가 되었다.
한편, 이러한 테니스 문화의 변화 등과 관계없이 구력이 오래된 동호인들이나 입문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동호인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전국대회 등에서 우승해 소위 말하는 고수로서 테니스장에서 인정받는 동호인이 되는 것이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거의 매주 테린이부, 신인부, 개나리부, 마스터스부 및 국화부 등 시합이 열리고 있다. 그럼에도 남자 챌린저부나 여자 개나리부는 150팀을 넘게 모집을 해도 접수 5분이면 마감이 되곤 한다.
저마다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하고 테니스계에서 신분상승을 꿈꾸며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과거와 달리 시합참가가 또 다른 테니스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테니스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테니스 동호인들의 실력을 수준별로 나누어 설명해 보면 남녀 공통으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테린이라 한다.
그리고 남자의 경우 챌린저부와 마스터스부로 나뉘는데 챌린저부에 출전해서 우승하면 마스터스부가 되고, 여자의 경우 개나리부와 국화부로 나뉘는데 개나리부에서 우승하면 국화부가 된다.
마스터스부와 국화부가 되면 우승자라는 이름표가 붙어 어디에서도 그 자체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테니스장에서의 위상이 달라진다. 일단 고수라는 인정과 코트에서 실력에 걸맞은 상대방들과 게임을 하는 기회 등이 주어진다.
아무튼 테니스장에서의 이러한 관행 때문에 일부 테니스 마니아들은 마스터부와 국화부가 될 때까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가정과 생업을 뒷전으로 하고 각종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때론 남미 원주민 같은 피부 색깔이 되고 마는 여름 땡볕도 마다하지 않고 테니스계에서의 신분 상승을 위해 구슬땀과 비지땀을 흘리는 열혈 테니스 동호인들의 재미있는 무용담들을 안주로 시원한 맥주를 한잔하다 보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