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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뒤로 걷기 Feb 02. 2024

평생취미 2

테니스, 참 고마운 평생친구

내가 테니스를 처음 배운 건 입사 후 몇 년이 지난 후이다. 사무실이 있던 과천 정부종합청사 근처에 테니스 코트가 있었는데 지나는 길에 테니스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테니스 동호인들이 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고 노란 형광색 공을 팡팡 치는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았다.     


때마침 당시 직장인 경제기획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이 테니스였다. 사무실 선배들 몇몇이 아침 출근 전 또는 퇴근 후에 테니스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부러웠고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배워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직장에서 취미생활도 눈치를 보아야 했던 사회 초년생이고 급여도 얼마 되지 않는 형편에 당시에 고급 스포츠에 속했던 테니스를 배우는 건 내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직장 생활 몇 년이 지나고 새로 부임한 과장님이 과원들 중 테니스를 하거나 배우려는 사람들과 몇 차례 모임을 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레슨을 받게 되고 테니스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후에 경제수석까지 하신 훌륭한 그 과장님의 지지가 없었다면 시작도 못했을 터인데 그렇게 운 좋게 테니스라는 취미가 내게로 왔고 그때 테니스를 하기로 한 결정이 내가 살아오며 했었던 여러 가지 선택 중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되었다.     


내가 테니스를 좋아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첫 번째는 건강에 좋고, 두 번째는 재미가 있고, 세 번째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고, 네 번째는 가성비가 높다는 것 등이다.     


운동을 좋아해 골프, 마라톤, 수영, 축구 등 여러 가지를 해 보았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량, 흥미진진한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 둘만 있어도 할 수 있는 운동, 코트 접근 용이성, 다양한 분야와 연령대의 사람들과의 교류, 저렴한 비용 등 다른 운동 취미와 비교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좋은 취미를 주위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테니스를 배운 이후 오랫동안 테니스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돌아보면 가족들을 비롯해 최소한 5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테니스장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그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계속 취미로 즐기고 있고 이구동성으로 테니스를 안 배웠으면 나이가 들어가며 지루한 하루들을 보냈을 텐데 덕분에 코트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고마워들 한다.     


그렇게 운 좋게 테니스에 입문을 한 이후 테니스를 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테니스를 잘하는 것을  게임을 잘하는 것과, 부상 없이 오래 잘 즐기는 것으로 나름대로 구분을 했다. 주로 후자에 중점을 두었지만 게임 잘하기 위한 노력들도 병행을 했다.  


테니스 게임을 잘하기 위한 기술 향상 등을 위해 오랜 기간 레슨을 받고, 모 대학의 테니스 아카데미도 수료하고, 서적, 동영상 등을 통해 이론 공부 등을 열심히 했다. 그리고 부상 없이 오래 코트에 나가기 위해 근력운동, 지구력 운동 등 체력관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관리를 꾸준히 해 온 덕에 최근에는 60이 넘은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30~40대가 주축인 전국 대회 출전도 가끔씩 하고 우승과 입상도 몇 차례 했다. 더구나 시합에서 때때로 전직 선수 출신들과, 20대 젊은 동호인들과 겨룰 수 있는 기회들도 있어 아직 살아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테니스를 하며 가장 행복한 일은 나의 가족 모두가 테니스를 취미로 하고 있어 함께 코트에서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와이프와 코트에서 운동은 물론 테니스를 주제로 많은  대화도 나누고 있어 부부관계를 이어주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아들도 어릴 때부터 테니스를 가르쳤는데 오랫동안 쉬다가 취업 후 다시 테니스를 시작해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 예비 며느리에게도 테니스를 배우라 권유해서 레슨을 받고 있다 한다. 머지않아 새 식구도 함께 테니스장에서 만나 땀 흘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것이라 기대해 본다.        

 

아무튼 테니스를 통해 건강도 지키고, 가족들과 또는 여러 분야의 좋은 사람들을 코트에서 만나 유쾌한 시간들을 보내고, 덤으로 가끔 운동 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또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을 하며 나누는 담소까지도 즐거우니 역시 테니스는 내 삶의 활력소이다.     


더 나아가 기회가 되면 재능기부 형식으로 테니스를 배우거나 실력향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눔을 하려고 한다. 이래저래 잘 선택한 테니스라는 나의 취미는 현역시절이나 은퇴 후에도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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