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면 빨리 늙는다.
건강은 행복한 은퇴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몸이 건강해야 은퇴 후에도 각종 취미생활 등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다. 또한 정신건강을 잘 지켜야 희망과 긍정에너지를 가지고 의욕이 넘치는 활력 있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
반면에 신체·정신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일상생활의 불편은 물론 면역력이 저하돼 각종 신체·정신질환 등에 쉽게 노출되고 삶의 질도 많이 떨어진다. 더 나아가 대부분 오래 살기를 희망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채 오래 사는 건 가장 큰 노후 리스크이다. 왜냐하면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의 삶에도 큰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로병사라는 운명에 맞설 수는 없지만 건강을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노력하는 건 인간이 해야 하는 몫이다. 따라서 사람마다 방법은 다르겠지만 나름대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규칙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의 경우, 오래전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의 루틴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데, 특히 은퇴 후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특별할 것 없지만 내가 신체와 정신건강을 위해 실행하고 있는 몇 가지 루틴을 공유해 본다.
<신체건강을 위한 루틴>
1. 근력운동
근력운동은 주 2회 하고 있다. 근력운동은 한 번할 때마다 2시간 정도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하는데 주로 하체와 복근운동을 위주로 한다. 한번 근력운동을 하면 2~3일 정도는 탄탄한 근육이 유지가 되어 좋은 컨디션으로 생활을 할 수 있다.
더 자주 할 수도 있지만 2번으로 제한을 하는 이유는 근육이 쉬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이다. 특정 근육을 사용하면 최소한 24~48시간을 쉬어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육이 손상되거나 부상을 당할 위험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근력운동은 재미를 느낄 수 없기에 가끔 피트니트센터로 가기 전 약간의 갈등이 있다. 그럴 때는 운동을 하는 동안 내가 제일 좋아하는 테니스 게임에서 젊은 선수들과 겨루기 위해 단련하는 근육이 사용된다고 생각하면 열정이 솟아나곤 한다.
2, 유산소 운동
유산소운동은 주 1회 1시간 정도를 하고 있다. 집 앞에서 출발해 금강 변까지 동산이 4개 정도 있는데 오고 가고 8개 언덕을 뛰는 걸 초점을 맞추어하고 있다.
언덕을 뛰어오르면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허벅지 뒤 근육과 엉덩이 근육이 탄탄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특히 언덕길 8번을 숨이 턱까지 차게 빠르게 뛰어서 폐활량을 늘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무리는 오는 길에 학교 옆에 있는 100미터 트랙에서 평소 잘하지 않는 뒤로 뛰기, 옆으로 뛰기를 해서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들 운동은 테니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발목근육이나 뒤로, 옆으로 뛰며 사용하는 근육을 발달시켜 주는 목적이다.
3, 테니스
테니스는 주 3회 정도 한다. 한 번할 때 3시간, 총 9시간 정도를 하는데 사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라 매일 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들이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매일 하면 테니스를 할 때 쓰는 근육들이 피로가 누적돼 부상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근육운동과 같은 원리로 테니스를 하고 하루 이틀 근육을 쉬게 하는 게 좋다. 그렇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근력운동 등으로 몸을 만들어 코트에 나가면 최상의 컨디션으로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좋아하는 것은 아끼며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언가가 좋다고 매일 한다면 금세 싫증이 날 수 있다. 하고 싶어도 기초체력을 다지며 소풍을 기다리는 학생처럼 다음번 코트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상상하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정신건강을 위한 루틴>
1. 기도와 명상
정신건강을 위해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루틴은 신앙생활이다. 일요일에 예배를 가는 것과 잠자리에 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를 드리고 매일 성경 공부를 한다. 또한 때때로 책상 앞에 앉아서 또는 산책을 하며 명상을 하기도 한다.
아직 믿음이 깊지는 않지만 마음이 정화되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길 등에 대한 방향을 제시받는다. 아울러 미움이 용서로, 불만이 감사로 바뀌어 가는 변화되는 나를 발견한다. 기도와 명상을 통해 내 마음을 돌보고 마음근육을 키울 수 있어 소중한 루틴이 되고 있다.
2, 글쓰기
글쓰기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을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틈이 나면 글을 써왔다. 낙서 수준부터 나름 정돈된 글까지 글을 쓰는 자체로 마음을 다스리고 내일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요즘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고부터는 특정주제를 가지고 글을 정기적으로 쓰기도 하고 있다. 또한 이런저런 주제들에 대해서도 여러 개의 글을 써보는데 그동안 머릿속에서 맴돌던 여러 가지 것들이 정돈되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명확해져 내 삶의 신호등 역할을 하고 있다.
3. 술
나는 애주가이다. 자주 마시고 싶지만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2번 이상은 마시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보통 한 번은 사람들을 만나서, 다른 한 번은 집에서 혼술을 한다.
술을 마시면 마음이 편해지고 평소 엄격한 나에게 관대해지고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술은 육체건강에 좋지 않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에 과음을 자제하고 최소한 3일의 인터벌을 두고 있다.
4. 전화영어
매주 3회 전화영어를 하고 있다. 퇴직 전에는 유학시절 영어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1년에 2개월 정도 주 2회 전화영어를 했었는데 2년 전부터 1년 내내 주 3회를 하고 있다. 사소한 것이지만 전화영어를 정신건강을 위해 하는 루틴으로 포함한 이유 등이 있다.
첫 번째는 외국어를 하면 치매예방 등에 좋기 때문이다. 매주 새로운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새로운 단어를 접하고 외우고 문장을 만드는 훈련을 하는 등 두뇌활동에 도움이 된다. 거기에 새로운 문화 등을 배우게 되는 것은 덤이다.
두 번째는 좋아하는 해외여행을 더욱 즐겁게 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해외여행 시 많이 활용하고 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추억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지인들에게 나의 루틴에 대해 얘기를 하면 "얼마나 오래 살려고 그러느냐" 라며 대충 하며 살라는 충고를 하곤 한다. 일리가 있지만 사는 동안 주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건강하고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는 세월에 그냥 나를 맡겨놓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생각을 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할 뿐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좋아서 하는 것들은 문제가 없지만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나의 경우, 나름대로의 규율을 만들어 놓고 실행하고 있는데 만약,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외에 근력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을 빠뜨리면 좋아하는 테니스장에 나가는 걸 빠진 횟수만큼 제한하는 등으로 루틴을 지키고 있다.
거기에 더해 가끔씩 몸과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는 군복무시절 동계훈련에서 들었던 '졸면 얼어 죽는다'라는 말을 패러디한 '게으르면 빨리 늙는다.'라는 나만의 격언으로 스스로를 독려하곤 한다. 이상 별로 내세울만한 것은 없는 나만의 루틴이지만 건강한 은퇴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 믿고 가능한 오래도록 지켜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