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

2009년 10월 5일

by Taehun Roh

초등학교 5학년 교실

아이들이 왁스와 손걸레를 들고 교실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각자의 구역을 정하고

나무로 된 바닥을 닦기 시작했었다.


주번은 왁스를 덜어주었고

아이들은 바닥에 광을 내는 일을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앞뒤로 혹은 양옆으로 바닥을 훔쳤다.

매월이 끝나가는 금요일에 늘상 있는 일이었다.


왁스 냄새가 베이지 않기 위해 열어둔 창문에서

살랑거리는 바람 한 가닥이 교실안으로 들어와

열기로 더워진 아이들의 몸을 식혀주었다.


바람은 아이들의 뺨을 스쳐 지나가고,

주번 아이의 왁스통을 치고나갔으며,

여자 담임 선생님의 긴 생며리를 흩날리게 했다.


그리고

찰나의 반짝 거림을 끝으로

바람은

또다른 사람들을 찾아서 여행을 떠났다.

내생에 절대로 만날 수 없는

돌아오지 않는 여행.


저 먼 옛날으로 돌아갔을 거라고 소녀가 얘기했다.

바람은 과거로 갈 수 있다고,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손녀 소식을 전해주러 갔다고.


할아버지가 그 소식을 들으면

비로 다시 소식을 전해준다고.


이것은 진짜 있었던 이야기.

나에겐 공기놀이를 잘했던 소녀로 기억되는 한 소년의 이야기.


바람과 소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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