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마르셀 프루스트

2010년 5월 27일

by Taehun Roh

과거의 환기는 억지로 그것을 구하려고 해도 헛수고요, 지성의 온갖 노력도 소용없다. 과거는 지성의 영역 밖,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우리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물질적인 대상 안에 숨어 있다. 이러한 대상을, 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거나 만나지 못하거나 하는 것은 우연에 달려있다.


우중충한 오늘 하루와 음산한 내일의 예측에 풀 죽은 나는, 마들렌의 한 조각이 부드럽게 되어가고 있는 차를 한 숟가락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 부스러기가 섞여 있는 한 모금의 차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소스라쳤다. 나의 몸 안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깨닫고, 뭐라고 형용키 어려운 감미로운 쾌감이, 외따로, 어디에서인지 모르게 솟아나 나를 휩쓸었다.


마치 일본사람이 재미있어하는 놀이, 물을 가득 채운 도자기 사발에작은 종잇조각을 담그면, 그때까지 구별할 수 없던 종잇조각이, 금세퍼지고,형태를이루고, 물들고, 구분되어, 꿋꿋하고도알아볼수 있는 꽃이, 집이, 사람이 되는 놀이를 보는 것처럼. 이제야 우리들의 꽃이란 꽃은 모조리,


수련화 마을의 선량한 사람들과 그들의 조촐한 집들과 성당과 온 콩브레와 그 근방, 그러한 모든 것이 형태를 갖추고 뿌리를 내려, 마을과 정원과 더불어 나의 찾잔에서 나왔다. <스완네 집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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