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라이프-연극

2025년 2월 14일 연극 인터뷰

by Taehun Roh

연극 <뷰티풀라이프>는 평생 함께 살아온 부부의 이야기다. 그들은 작은 도시에서 함께 자란 인연을 시작으로 풋풋한 사랑을 하기 시작한다. 청춘 시절 헤어짐이 있었고, 다시 수년 만에 만나는 우여곡절의 시간을 가진 끝에 결국 백년가약을 맺는다. 오십 년의 삶을 함께 하고 난 후, 남겨진 자의 삶이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은 남아 있는 사람에게 영원히 기억 된다.


무대는 소박한 가정집이 되기도, 연애가 시작된 아주 오래전 그 시절의 식당이 되기도 하고 두 부부가 산책을 나가는 공원이 되기도 한다. 조용하고 아늑한 가정집엔 두사람의 체온이 배어있다. 두 사람이 주로 앉아있는 전깃불 아래 방구석, 벤치 하나에도 그들이 살아온 세월이 담긴다.

함께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연극 <뷰티풀 라이프>는 JTN 아트홀에서 약 7년 간의 대장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래는 바쁜 일정에도 귀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준 남녀 주연 배우 김진호(김춘식 역)와 김사희(박순옥 역)의 인터뷰 내용이다.

"좋아하는 사람 만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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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뷰티풀라이프> 주연 배우 김진호


- 50년 부부 인생을 연기 합니다. 이 삶이라는 시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진호) 길다면 너무 길고 짧다면 짧을 수도 있겠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때론 그 반대일 때도 있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 속에서 혼자가 아닌 서로가 만들어가는 평범함속의 진주처럼 빛을 발하는 특별한 대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사희) 고난과 기쁨이 얽힌 복잡한 시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늘 있으면서도 때론 싸우며 갈등도 생기는 것이 우리내 인생이죠. 가족이란 이름 속에 삶에 희로애락이 일어나듯 말이에요. 그 긴 시간을 함께하는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요."


- 극중에서 부부가 서로를 어떤 존재로 생각했을지 궁금합니다.

"(김진호) 첫 번째는 사랑하는 사람, 아끼고 늘 지켜주고 싶은 사람으로 생각했어요. 두 번째, 연기할 때 진짜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김사희) 부부는 서로의 가장 큰 지지자이자, 때론 상처를 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40대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다가 어떤 계기로 삶의 동반자로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죠. 늘 그냥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존재 아닐까요?"


- 연극 안에서 극중인물에 본인만의 연기로 담아내려고 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진호)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가 좋습니다. 관객들과 호흡하고 배역을 연기하는 감정적 부분에 제 모습이 담겨있어 보입니다."

"(김사희) 2막이 시작되고 중년 부부를 연기하는 부분에서 무언가 우리 부모님의 모습을 느꼈습니다. 그 부분에서 엄마의 모습을 많이 투영시켜 연기했던 거 같아요. 특히, 그들이 겪는 기쁨과 슬픔을 진솔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연기하는 배역들이 각 시대를 살아가는 입장에서 행복의 기준이 무엇 이었을까요? 과거가 극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지금 시대의 행복과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좋거나 나쁠까요?

"(김진호) 그 시절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가장 큰 행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의 시대에선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뭔가 그 시절과는 사랑의 조건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절과 환경이 다르니 어떤 사랑이 좋고 나쁨은 없어 보입니다."

"(김사희) 그 시대의 여성에게 행복은 가족과의 평화로운 삶, 안정된 가정이었을 것 같아요. 지금 시대는 개인의 행복과 자아실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죠. 하지만 사랑과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다고 느껴요."


"시대 달라져도 사랑은 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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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뷰티풀라이프> 주연 배우 김사희


- 남자/여자 배역 입장에서 기다림의 시간이 나옵니다. 그 시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현대 시대에도 이런 상황이 가능할까요?

"(김진호) 여러 기다림이 나옵니다.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걱정의 시간,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해 기다리는 시간. 시대와 환경에 상관없이 모두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기다림의 시간으로 보입니다."

"(김사희) 기다림의 시간은 고독하면서도 기대감이 섞인 복잡한 감정이었을 것 같아요. 현대에도 이런 상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사랑이라는 마음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노래가 무엇인가요?

"(김진호) 할머니가 공원에 앉아 녹음기에 담긴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듣는 장면이 가장 좋아 합니다. 달빛 아래 홀로 앉아 듣는 할머니와 홀로 녹음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함께 교차되는 그 느낌이. 그것을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요? 노래는 뭐니 해도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김사희)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1막 70대 노부부 부분에서 박순옥(작중 여주인공) 할머니가 김춘식(작중 남주인공) 할아버지한테 말하는 장면이 입니다.

(귀마개를 선물받고)

'여보 내 이쁘나?'

'그럼, 우리 마누라가 세상에서 젤로 이쁘다.'

이 장면이 뭔가 굉장히 사랑스럽다고 느꼈어요. 그리고우리 극에서 나오는 노래는 정말 다 좋아하는데 그 중 딱 두 개를 고른다면 2막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는 김건모의 '잔소리'와 마지막 3막에서 나오는 20대 때 고백하는 장면에 마오는 '너에게로 또다시'를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과 연극, 뮤지컬과 영화, 미술과 조각 등 다양한 미술의 형태에서 연극만의 매력을 느껴본 사람은 안다. 기억의 잔상이 깊고 은은하게 오래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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