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운동

2010년 10월 11일

by Taehun Roh

연기처럼 뿌려져있는 밤의 안개 사이로 아주 느리게 뛰어 본다. 느리게 가다보면 속도감있게 걸음을 옮기는 것보다 많은 것이 안에 담긴다. 목소리가 틀린 풀벌레 소리. 울고 노래하는 귀뚜라미. 가정에서 자기그릇과 공명하는 숟가락. 가족들의 식사후 설겆이 소리. 가깝게는 얼마전 보았던 친지들의 얼굴과 멀게는 유년시절의 기억까지. 이렇게 고요한 밤에 슬픈 생각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지하철, 저 광장에서 느꼈던 고독한 감정은 어둠의 적막속에 묻혀 버리게 된다. 그리고 커피냄새. 그 옆얼굴. 볼에 느꼈던 따스한 숨결. 버스 정류장의 적막들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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