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재즈 뮤지션 (2)

다운비트 독자 투표

by 핫불도그

매서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듣는 재즈.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곡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냇 킹 콜의 쵸콜릿 목소리에 소담스런 함박눈을 바라보는 재즈.

로코에 어울리는 사치모의 거칠지만 솔직담백한 보컬.

차가운 하늘에 걸려 있는 달 한 조각과 어울리는 아트 페퍼의 알토 색소폰.

많은 뮤지션들의 난장과 흥겨운 색소폰이 함께 하는 데이브 코즈의 캐롤.

사색과 함께 뜨거운 브라질 해변가로 우리를 안내하는 조빙의 보사노바.

회화적인 이미지에 북유럽 정서에 부합한 얀 가르바레크의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

12월 황량한 숲에 홀로 놓인 자작나무의 흔들림과 어우러지는 조지 윈스톤의 건조한 피아노.

찰리 브라운과 함께 하는 빈스 거랠디의 명랑쾌활한 피아노 솔로.

...

어떤 곡을 듣더라도 감상자의 마음을 흔드는 재즈 곡들이 있어 이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전편에 이어 다운비트 독자 투표로 선정된 악기별 최고의 아티스트를 계속 알아봅니다.

맘에 와닿은 연주자의 작품을 틈나는대로 찾아 감상하시면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소프라노 색소폰

브랜포드 마살리스

1위: 브랜포드 마살리스

2위: 데이브 리브만

3위: 케니 가렛

재즈 겸 클래식 피아니스트인 엘리스 마살리스 주니어(1934~2020)는 슬하에 여섯 아들을 두었는데 이 중 네 명이 재즈 뮤지션이 됩니다. 여기에 브랜포드 마살리스(1960년 생)와 윈튼 마살리스(1961년 생) 형제가 포함됩니다. 동생 윈튼 마살리스는 1980년대 재즈 리바이벌의 선봉장이자 떠오르는 재즈계의 스타로 영 라이언이라고 불렸고 타임지 표지 모델을 장식한 다섯 명의 재즈 뮤지션(루이 암스트롱, 데이브 브루벡, 듀크 엘링턴, 설로니우스 몽크, 윈튼 마살리스) 중 하나였으며 그래미에서 재즈와 클래식 부분을 두 번이나 석권한 이후 현재는 재즈 엣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JLCO)의 지휘자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생의 명망과 성과가 대단해서 그렇지 형인 브랜포드 마살리스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는 스팅의 대표작 <푸른 거북이의 꿈>에서 아름다운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었고 마살리스 쿼텟을 통해 멋진 작품을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리더작들을 통하여 재즈계를 이끄는 색소폰 연주자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그 또한 아버지, 동생과 같이 재즈와 클래식에서 활동합니다. 2위는 색소폰과 플루트를 연주하는 데이브 리브만(1946년 생), 3위는 알토 색소폰, 소프라노 색소폰, 플루트, 그리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케니 가렛(1960년 생)입니다.

알토 색소폰

케니 가렛

1위: 케니 가렛

2위: 임마누엘 윌킨스

3위: 레크시아 벤자민

위에서 소프라노 색소폰에 브랜포드 마살리스가 선정되었고 3위에 마살리스와 동갑인 케니 가렛이 있었습니다. 브랜포드 마살리스가 동생 윈튼 마살리스와 비슷하게 어쿠스틱 중심의 메인스트림 재즈에 방점을 두었다면 가렛은 재즈 퓨전으로의 확장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틴에이지 때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서 활동한 경험과 연결되며 이후 맥글러플린과 칙 코리아의 파이브 피스 밴드에서의 활동으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렛의 리더작은 그의 프로 경력에 비하여 많지는 않습니다만 가장 최신작인 2021년 앨범 <Sounds from the Ancestors>는 재즈팬들의 갈채를 받았고 그가 알토 색소폰 독자 투표 1위에 선정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2위인 임마누엘 윌킨스는 1997년 생으로 떠오르는 별입니다. 줄리어드를 나왔고 2020년 데뷔 앨범 <Omega>에 이어 2022년 2집 <The 7th Hand>를 통해 재즈계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3위의 레크시아 벤자민은 2020년 이후 떠오르는 신인으로 꼽힙니다. 2023년 현재 40세인 그는 2012년 데뷔 앨범 이후 총 네 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재즈, 소울, 힙합 등을 기반으로 아방가르드, 모달, 클래식 재즈 등을 보여줍니다. 2020년 3집 <The Coltranes(콜트레인씨들)>에서 재즈 거장 존 콜트레인과 그의 동반자이자 연주자인 앨리스 콜트레인을 추앙합니다. 3집으로 그의 이름이 더욱 알려진 뒤 팬데믹은 계속 됩니다. 그리고 2023년 4집 <Phoenix(피닉스)>를 통해 코로나가 야기한 팬데믹이 탈출구를 찾는 시점 전후 및 그 과정을 고찰합니다. 앨범명이 COVID-19를 상징합니다.


테너 색소폰

1위: 크리스 포터

2위: 찰스 로이드

3위: 조 노바노

크리스 포터(1971년 생)는 10대부터 두각을 나타낸 촉망 받는 색소폰 연주자였습니다. 20대에 본격적인 경력을 쌓기 시작하여 30년이 흘렀습니다. 당시를 대표하는 선배 뮤지션들과의 활동을 통하여 약 150장의 앨범에 참여하였고 솔로 작품은 23편에 이릅니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탐구하는 도구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포터는 꾸준히 음악적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 장의 앨범을 통해 포터의 음악적 탐구는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2020년 발표한 <There is a Tide>는 포터의 솔로 앨범입니다. 색소폰 연주를 하고 키보드와 기타 연주를 더빙하였습니다. 참고로 포터는 어린 시절 피아노와 기타를 배운 뒤 색소폰으로 옮겼습니다. 록, 팝, 재즈 등의 음악에서 멀티플레이어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재즈에서는 에릭 돌피가 먼저 떠오르고 록에서는 로이 우드 혹은 마이크 올드필드를 꼽을 수 있겠군요. 동등한 비교는 아니지만 포터는 여러 악기를 오버더빙하여 트리오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점이 그의 독특함, 실험성, 영재성을 자연스레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2021년 <Sunrise Reprise>는 트리오 작품으로 피아노에 제임스 프랜시스, 드럼에 에릭 할란드가 참여하였습니다. 2023년 6월 발표한 앨범 <Got the Keys to the Kingdom: Live at the Village Vanguard>는 제목 그대로 뉴욕 빌리지 뱅가드 실황입니다. 포터의 테너 색소폰과 리듬 섹션 트리오(피아노: 크레이그 타본, 베이스: 스콧 콜리, 드럼: 마쿠스 길모어)의 쿼텟으로 여섯 곡을 프리 재즈 스타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유행한 프리 재즈와는 달리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포터를 테너 색소폰 1위에 랭크시킵니다. 2, 3위는 재즈의 전설이 되고 있는 찰스 로이드(1938년 생)와 조 노바노(1952년 생)입니다.


바리톤 색소폰

제임스 카터

1위: 제임스 카터

2위: 게리 스뮬얀

3위: 그레이스 켈리

바리톤 색소폰은 테너, 알토, 소프라노 색소폰에 비하여 덜 소구됩니다. 바리톤 주자로 먼저 떠오르는 뮤지션으로는 쿨 재즈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리더인 제리 멀리건이 있습니다. 1969년 생인 제임스 카터는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 등을 연주하며 뛰어난 플레이어로 각인되었습니다. 그 결과 다운비트 독자선정 바리톤 색소폰 1위를 수년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1994년 데뷔 앨범을 포함하여 카터가 발표한 20여장의 리더작은 연주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디트로이트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제임스 카터의 사촌 누나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지나 카터(1966년 생)가 있습니다. 사촌 누나와의 콜라보 작품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클라리넷

아네트 코헨

1위: 아네트 코헨

2위: 파퀴토 드리베라

3위: 켄 페프로브스키

클라리넷은 스윙 시절 인기 있는 악기였습니다. 스윙의 왕인 베니 굿맨의 무기이기도 했지요. 클래식에서도 이 악기의 아름다운 음색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는데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A장조, 쾨헬번호 622)이 대표적입니다. 이 작품은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삽입되어 1986년 국내 개봉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1위를 차지한 아네트 코헨(1975년 생)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태어나 버클리 음대를 거쳐 뉴욕에서 활동하는 클라리넷 겸 색소폰 연주자입니다. 2000년 대 중반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고 수년에 걸쳐 올해의 클라리네티스트에 선정은 물론 다운비트 독자 투표에서 여러번 순위에 올랐습니다. 2위는 아프로큐반 재즈를 대표하는 파퀴토 드리베라(1948년 생)이고 3위는 스윙 재즈를 연주하는 켄 페프로브스키(1959년 생)입니다.


플루트

1위: 휴버트 로스

2위: 찰스 로이드

3위: 니콜 미첼

1960년대 중반부터 활동한 로스는 2023년 현재 60년에 가까운 커리어를 자랑합니다. 그가 다른 뮤지션들과 대별되는 것은 재즈와 클래식을 같이 연주한다는 것입니다. 줄리어드 장학생으로 플루트를 공부한 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단원이었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4년간 활동하였습니다. 로스는 또한 R&B, 팝, 브로드웨이 뮤지컬 등 여타 장르로의 이동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는 재즈사를 통털어 손꼽히는 플루티스트들 중 한 명입니다. 작품 측면에서는 사이드맨으로 수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참여하였으며 리더작은 CTI에서 발표한 앨범들이 뛰어납니다. 아래의 앨범들을 감상시 참조하세요.

1971: Afro-Classic

1972: Wild Flower, Morning Star

1973: Carnegie Hall

1974: In the Beginning

2위의 찰스 로이드는 테너 색소폰에서도 2위에 선정되었습니다. 1938년 생인 로이드의 활동은 재즈계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3위의 니콜 미첼은 1967년 생으로 UC 얼바인과 피츠버그 대학에 재직하였고 현재는 버지니아 대학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는 플루티스트입니다. 2022년 4월 발표한 <...and then there's this, with Artifacts>에서 니콜 미첼(플루트), 토메카 레이드(첼로), 마이크 리드(드럼)의 독특한 트리오 편성으로 아방가르드 재즈를 들려주었습니다.


피아노

브래드 멜다우

1위: 브래드 멜다우

2위: 케니 배론

3위: 허비 행콕

1~3위를 놓고 보면 전설이 되려는 후배와 전설이 된 선배들의 경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멜다우는 재즈 피아니스트의 계보를 잇는 연주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그를 빌 에반스와 키스 자렛의 후임으로 평가하거나 백인 연주자로서 빌 에반스와 동일시하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에반스는 1960년대에 오스카 피터슨과 더불어 재즈 피아노의 최정상에서 재즈 트리오의 처음과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자렛은 피아노 솔로 즉흥 연주의 신기원, 스탠더즈 트리오, 그리고 유러피언/어메리칸 쿼텟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자렛은 현재 한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재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멜다우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최근 몇 장의 앨범에서 그의 시도는 좋은 평가를 받았고 재즈팬들은 그에 화답하고 있습니다. 2위의 케니 배론(1943년 생)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으며 스탄 게츠 말년에 듀오로 연주한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위의 허비 행콕(1940년 생)은 몇 안 남은 재즈 거장입니다.


키보드

허비 행콕

1위: 허비 행콕

2위: 로버트 글래스퍼

3위: 래리 골딩스

행콕이 1960년대 중반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서 피아노로 모달 재즈를 구체화시켰습니다. 또한 그의 솔로 앨범들은 모달 재즈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재즈 퓨전이 도래하면서 행콕은 키보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자 이펙트를 얹어 새로운 사운드를 지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건반악기에 있어 피아노와 키보드 모두 잘 다루는 연주자는 무수히 많지만 행콕은 결을 달리합니다. 이는 아마도 모달 재즈, 포스트밥, 재즈 퓨전 등 시대를 관통한 여러 스타일을 주도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2위의 로버트 글래스퍼(1978년 생)는 키보디스트이자 프로듀서로 재즈, 랩, 비합, 소울, R&B 등에 걸쳐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발표한 앨범 <Black Radio III>는 그의 작품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그래미는 최우수 R&B 앨범상으로 화답하였습니다. 3위의 래리 골딩스(1968년 생)는 연주 스타일 측면에서 블루노트 레이블을 대표하는 오르간 주자 래리 영(1940~1978)과 비교되곤 합니다.


오르간

1위: 조이 드프란체스코

2위: 래리 골딩스

3위: 칼라 블레이

조이 드프란체스코는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1위에 올랐습니다.

래리 골딩스는 키보드와 오르간 두 악기 부문에서 각각 3위, 2위에 선정되었습니다. 3위인 칼라 블레이는 현존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피아니스트, 그리고 작곡가였고 두 달 전 87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불도그





keyword
이전 04화2023년 재즈 뮤지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