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웨덴, 그리고 재즈
유럽을 크게 북유럽, 서유럽, 동유럽, 남유럽으로 나눈다면 북유럽에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이 포함됩니다. 유럽 재즈는 나라별로 형성되어 있고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의 재즈가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더 알려진 것 같습니다. 또한 동유럽의 폴란드 재즈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음반사들과 소속 뮤지션들의 명연은 먼 대륙의 재즈를 한층 가깝게 이어줍니다. 여기서 스웨덴 재즈는 우리에게 익숙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스웨덴은 아바를 배출하였고 미국 중심의 팝 시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국가입니다. 스웨덴의 대중음악 기획과 제작은 매우 뛰어납니다. 그 과정과 결과물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재가공되어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유럽의 일부로서 스웨덴은 클래식을 공유하고 있고 전통음악(포크)에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덜 알려진 것과 달리 재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 스웨덴 재즈의 이정표를 제시한 작품이 있다면 아마도 이 앨범일 것 같습니다.
1977: Jazz at the Pawnshop, 재즈 엣 더 펀샵(전당포에서의 재즈)
앨범 <재즈 엣 더 펀샵>은 색소폰 및 클라리넷 연주자 아르네 돔네러스가 이끄는 퀸텟이 1976년 겨울 전당포에서 녹음한 명연입니다. 스웨덴 재즈의 대표작으로 스윙, 서드스트림, 그리고 재즈 본연의 연주를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녹음 또한 뛰어나 오디오 매니아들이 레퍼런스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펀샵 퀸텟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르네 돔네러스(1924~2008): 알토 색소폰, 클라리넷
벵트 할베리(1932~2013): 피아노
라르스 에르스트란드(1936~2006): 바이브
게오르그 리델(1934~): 베이스
에길 요한센(1934~1998): 드럼
그런데 국내에 잘 알려진 이 스웨덴 재즈를 대표하는 작품보다 12년 전에 잉태된 재즈의 정수가 따로 있습니다.
1964: jazz på svenska (Jazz in Swedish), 재즈 푸어 센스캬 (스웨덴 재즈)
1964년 피아니스트 얀 요한슨(1931~1968)이 더블 베이시스트 게오르그 리델(1934~)과 듀오로 발표한 재즈 앨범입니다. 앨범 제목과 같이 스웨덴의 전통 음악(포크송)을 요한슨이 선곡하여 재즈로 들려줍니다. 녹음 당시 요한슨은 30대 초반, 리델은 20대 후반입니다.
피아노와 베이스의 듀엣은 스웨덴 포크의 재즈로의 해석이라는 새로운 접근을 유려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이 리듬 섹션 듀오의 연주는 일관성이 있습니다.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베이스 워킹. 그 위에 사뿐 올라온 건반들은 청아한 스텝을 무심하게 밟아 나아갑니다. 스웨덴 포크의 족적은 여기저기서 드러납니다. 스웨덴 재즈의 정수를 보여준 이 작품은 음반 판매 25만장에 스트리밍 500만회라는 스웨덴 재즈사의 신기원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절정의 기량으로 다수의 명연을 보여준 요한슨은 1968년 11월 9일 공연장으로 가던 중 자동차 사고로 37세의 생을 마감합니다. 한편 동료 리델은 90세의 나이로 현존하고 있습니다.
요한슨의 <재즈 푸어 센스캬>와 돔네러스 <재즈 엣 더 펀샵>을 함께 감상해 보세요. 님들을 북구 재즈의 정서가 가득한 동화같은 세계로 인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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