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베르투 지스몬떼

정오의 태양과 그의 음악

by 핫불도그

축구, 삼바, 보사노바, 포루투갈, ...

브라질은 아프리카 대륙과 미국을 제외하면 흑인이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또한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루투갈어를 사용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다른 남미의 국가들이 스페인의 지배하에 스페니시를 사용하면서 동질적인 라틴 문화를 형성하였다면 브라질은 조금은 다르게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한 결과물이 삼바, 보사노바 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음악에 관한 한 포루투기의 뉘앙스가 색다른 맛을 보이는데 이런 점이 보사노바라는 재즈 장르가 미국 포함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일조했습니다.

한편 브라질에는 재즈 혹은 월드 뮤직에 있어 보컬이 아닌 훌륭한 연주자들이 많습니다. 그중 한 명이 브라질 토속 음악을 기본으로 아주 멋진 재즈를 들려줍니다.


에그베르투 지스몬떼(Egberto Gismonti, 1947~)

국내에서 에그베르토 지스몬티라고 알려진 브라질의 기타 및 피아노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입니다. 그를 대표하는 악기는 직접 제작한 10줄 기타로 미국과 유럽 재즈에서는 경험하지 못 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또한 피아노에 있어서는 1970년대 어딘가에 있는 키스 자렛을 연상케 합니다.

ECM을 통해 브라질 음악과 재즈를 널리 알린 지스몬떼 그리고 그의 작품들. 그의 음악적 코어는 내핵인 아마존 원주민 음악을 외핵인 다양한 브라질 민속 음악이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주요 작품 일부를 선정하여 소개합니다.


1977: Dança das Cabeças, 단사 다스 케비에사스(머리들의 춤)

ECM은 유럽 재즈 그리고 월드 뮤직의 보고입니다. 지스몬떼가 ECM을 통해 첫 취입한 작품으로 의미가 있고 이후 ECM을 통해 소속 뮤지션들과의 활발한 콜라보를 통해 독특한 월드 뮤직과 재즈를 선뵙니다. 특히 지스몬떼는 나나 바스콘셀루스(나나 바스콘첼로스)와 긴밀한 음악적 협력을 하게 되는데 바스콘셀루스의 퍼커션, 베림바우, 보컬 등의 연주는 지스몬떼의 기타, 피아노, 피리, 보컬과 찰떡 궁합 그 자체입니다.


1978: Sol do Meio Dia, 솔 두 메이유 지아(정오의 태양)

지스몬떼의 대표작입니다.

나나 바스콘셀루스, 콜린 왈코트, 랄프 타우너, 얀 가르바레크.

ECM을 대표하는 월드 뮤직 연주자들의 다채로운 연주.

지스몬떼가 아마존 정글에서 만난 사페인, 싱구 원주민들의 음악을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어 그들에게 헌정한 앨범입니다.

총 다섯 곡 중 마지막 곡이 네 파트로 구성된 24분 50초의 대작입니다.

5번 트랙 구성
Café - Procissão Do Espírito
Sapain - Sol Do Meio Dia
Dança Solitária No. 2 - Voz Do Espírito
Baião Malandro - Fogo Na Mata / Mudança

① 까페 - 프로시사우 두 에스피리또(영혼의 행렬)

얀 가르바레크의 소프라노 색소폰 리드 그리고 지스몬떼와 타우너의 기타

② 사페인 - 솔 두 메이유 지아(정오의 태양)

피리와 병으로 연주하는 앨범의 주제곡

③ 단사 솔리따리아 누메루스 도이스 - 부스 두 에스피리또(영혼으로부터의 목소리)

지스몬떼 기타 솔로

④ 바이요 말란드로 - 포고 나 마타(마타의 불), 무단사(변화)

지스몬떼의 피아노, 바스콘셀루스의 베림바우


1979: Solo 솔로(독주)

ECM에서 발표한 지스몬떼의 대표적인 솔로 연주 앨범입니다.

첫 곡 "셀바 아마소니카(아마존 밀림) / 파우 홀루(파우 홀루)"는 지스몬떼의 긴 기타 연주로 "아마존 밀림"을 묘사하고 아름다운 연주 "파우 홀루"로 이어지는 20분의 명연주입니다. 기타, 피아노, 브라질 드럼, 쿠킹 벨과 목소리로 연출하는 풍성한 솔로. 꼭 들어보세요.


1980: Mágico, 마지꼬(마법사)

이 앨범은 국내 재즈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찰리 하이든, 얀 가르베르크, 그리고 에그베르투 지스몬떼의 환상적인 트리오 편성에 ECM 재즈와 월드 뮤직이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국내 유통업체에서 수입하여 레코드 샵 진열장에 놓여있곤 했는데 풀린 수량도 제한되었고 당시 수입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국내 라이선스 CD가 1만원 내외, 이 CD는 1만원 후반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렵사리 구입한 음반을 들었을 때 앨범명이 달리 마법사가 아니었다는.


1981: Folk Songs, 포크 송(전통 노래들)

얀 가르바레크와 찰리 헤이든이 참여한 트리오 편성으로 1980년 <마지꼬>, 1981년 <포크 송>이 발표됩니다. 이 두 앨범 또한 지스몬떼의 대표작으로 수록곡 "마지꼬"는 지스몬떼의 오리지널로 마술과 같은 음악을 선사합니다. 또한 수록곡 "포크 송"은 브라질 전통 음악을 지스몬떼가 재해석했습니다. 이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 트리오는 1981년 라이브 연주를 하게 되는데 이 공연이 아주 뛰어납니다. ECM에서 2012년 뒤늦게 <Mágico: Carta de Amor(마법사: 러브 레터)>라는 앨범명으로 출시했습니다.


1981: Sanfona, 산포나(아코디언의 일종)

지스몬떼와 "아카데미아 드 단사스 쿼텟"의 작품으로 1980, 1981년 두 번에 걸쳐 녹음하여 발표한 두 장짜리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이전의 앨범들 대비 연주와 구성에 있어 다른 형태를 보입니다.

산포나
① 브라질 축제에서 사용한 악기 산포나가 앨범명
② 브라질 리듬과 음악 그리고 축제를 스케치한 작품
③ CD1은 아카데미아 드 단사스 쿼텟 연주(1980년 11월)
④ CD2는 지스몬떼의 솔로 라이브 연주(1981년 4월)

지스몬떼는 기타, 피아노, 그 외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다악기 연주자입니다. 여기서는 원주민 오르간을 연주하는데 타이틀 곡 "산포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85: Duas Vozes, 두어시 보시스(두 개의 목소리)

브라질 바다의 푸른 빛을 표현한 듯한 아름다운 커버 디자인.

브라질을 대표하는 재즈 및 월드 뮤직 연주자인 지스몬떼와 바스콘셀루스.

이들이 1977년 <단사 다스 케비에사스>를 발표한 이후 다시 뭉쳐 듀오작 <두어시 보시스>를 발표합니다.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명의 악기 연주에 두 명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작품입니다. 첫 곡 "Aquarela do Brasil(아꾸아렐라 두 브라질, 브라질 수채화)"은 1939년 아리 바로소가 작곡한 브라질을 대표하는 곡으로 지스몬떼와 바스콘셀루스가 편곡하였습니다. 아마존 원주민 노래, 바스콘셀루스와 지스몬떼 작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명작.


1985: Trem Caipira, 트렘 카이삐라(카이삐라의 기차)

브라질 작곡가 빌라로부스의 작품을 편곡한 현대 음악, 일렉트로니카, 재즈 퓨전 작품입니다. 지스몬떼는 여기서 신시사이저와 피아노를 연주하며 플루트, 소프라노 색소폰, 첼로, 실로폰, 칼림바, 휘슬, 드럼 등의 연주자들이 참여한 노넷 편성입니다. 이 앨범은 이전의 지스몬떼 작품과 큰 차이를 보이는 현대 음악으로 그의 음악적 역량을 알 수 있습니다.


1989: Dança dos Escravos, 단사 도스 에스크라부스(노예들의 춤)

지스몬떼는 이전에도 솔로 연주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1979년 <Solo>와 1981년 <Sanfona>가 대표적입니다. 이 앨범은 브라질이 유럽에 의한 식민지화로 원주민들이 노예가 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지스몬떼는 아마존 원주민들과의 생활을 통해 원주민 음악을 그의 작품에 반영하였고 브라질의 다양한 축제를 스케치하여 그의 작품을 창조해 나갑니다. 또한 다양한 전통 악기를 도입하여 리듬감이 풍부한 화려하고 독특한 음악 색깔을 보여줍니다.

이 앨범에서는 6, 10, 12, 14줄 기타로 다채로운 재즈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1993: Música de Sobrevivência, 무지카 드 소브리비뱅시아(생존의 음악)

에그베르투 지스몬떼 그룹의 작품입니다. 에그베르투 지스몬떼(피아노, 기타, 플루트), 난도 깐네루(신시사이저, 기타, 카시시), 자끄 모렐랭바움(첼로, 병), 지카 아숨소우(베이스, 레인우드) 쿼텟으로 구성되었고 지스몬떼는 주로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마지막 곡 "Natura, festa do interior(나투라, 페스타 두 인테리오)"는 33분이 넘는 대곡으로 숲 근처 다양한 생명체와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 속에서 비 오기 전 모습을 설정한 뒤 잠시 후 젖어드는 자연(오지의 밀림)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2001: In Montreal, 인 몬트리올(몬트리올 라이브)

1989년 7월 6일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 라이브 공연입니다.

본 연주는 찰리 헤이든과 함께 한 듀엣으로 이전 바스콘셀루스와의 듀엣과 비교하면서 감상하면 좋습니다. 수록곡은 하이든의 일부 곡을 제외하면 지스몬떼가 그동안 발표한 곡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2004: :rarum XI, 라룸 11(라룸 11권)

라룸은 ECM 레코드 창립 35주년에 맞춰 대표 뮤지션 20명의 주요곡들을 모아 발매한 20권짜리 시리즈입니다. 여기서 지스몬떼의 곡들은 11권에 있으며 1977~1995년 기간의 주요 레코딩을 수록하였습니다. 그의 베스트 앨범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지금까지 지스몬떼의 주요 앨범 10여 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대표작 일부가 빠지긴 했지만 위의 작품 중심으로 감상하시면 무리가 없습니다. 이후 그의 작품을 더 들으시거나 바스콘셀루스, 하이든, 가르베르크 등 협연한 연주자들의 작품을 찾아보세요. 어쩌면 아마존같이 풍성한 음악의 원시림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에그베르투 지스몬떼(그림: 아들 알렉산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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