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텟의 특징
재즈 편성을 여섯 가지 악기로 하면 어떤 음악적 결과물이 나올까요?
SEXTET
관악기가 두 대 이상 가세하면서 음은 풍성해질 것이고 연주자가 따로 혹은 같이 평행선을 질주하다가 소실점에서 만나기를 여러번 반복합니다. 감상자의 입장에선 스피드 스케이팅이 아닌 쇼트 트랙을 보는 느낌? 다른 악기들은 이런 질주 속에서 리듬을 만들어 줍니다. 마치 선수를 응원하는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 코치의 목소리 또는 심판의 라스트랩 벨과 같은...
선곡은 최근까지의 작품을 반영하였습니다.
일부 앨범의 수록곡은 섹스텟 혹은 다른 편성이 섞여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연주도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2023년 9월 1일 기준 소니 롤린즈가 92세. 아툰데 아두아가 40세.
살아 있는 전설과 전설이 되려는 젊은 뮤지션들의 갭은 벌써 두 세대를 훌쩍 넘었습니다. 재즈는 이렇게 한 세기 이상 변화하며 나아갑니다.
재즈 섹스텟 20선 상편
존 커비 섹스텟
베니 굿맨과 찰리 크리스티안
주트 심스 & 알 콘
존 콜트레인
마일즈 데이비스
아트 파머
아트 블레이키 & 재즈 메신저스
캐논볼 애덜리 섹스텟
스탄 게츠
찰스 밍거스와 에릭 돌피
아티스트: 앨범명, 발표연도, 레이블, 해설
1. 존 커비 섹스텟
Complete Columbia and RCA Recordings, 1938~1942, 데피니티브
존 커비(1908~1952)는 1930년대 초 튜바를 연주하다가 더블 베이시스트로 전향하였고 1930년대 중후반 자신의 콤보를 이끌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연주자 중심의 밥이 도래하기 훨씬 전입니다만 스윙 시대에도 악단이 아닌 소규모 편성의 재즈는 존재하였습니다. 커비는 스윙 재즈의 번영 당시 소규모 인원으로 클래식에 영향을 받은 가벼운 챔버 재즈를 지향합니다. 이 섹스텟의 인기는 1938년부터 수년간 지속되었으나 멤버들의 2차 세계 대전 징집과 건강 악화로 팀은 불안정하게 됩니다. 커비는 멤버들을 다시 꾸려 수년간 콤보를 유지합니다. 추천 앨범은 전성기에 콜롬비아와 알씨에이에서 녹음한 곡들입니다.
2. 베니 굿맨과 찰리 크리스찬
Charlie Christian with the Benny Goodman Sextet and Orchestra, 1939~1941, 콜롬비아
스윙의 왕인 클라리넷 연주자 겸 지휘자 베니 굿맨은 빅 밴드뿐만 아니라 콤보 형태의 연주도 하였습니다. 장고 라인하르트와 더불어 재즈 기타의 선구자 찰리 크리스찬은 굿맨 밴드에서 역사에 남는 연주 및 녹음을 하였습니다. 추천작은 굿맨과 크리스찬이 1939~1941년 녹음한 곡들을 모은 앨범입니다. 스윙 연주자인 크리스찬의 프레이징, 하모니, 리듬 그리고 블루스적인 어프로치는 후배 연주자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 후배들은 맨하탄 할렘의 민톤스 클럽에 모여 연주를 펼치며 비밥을 창조하게 됩니다. 찰리 파커, 디지 질레스피, 설로니우스 몽크 그리고 케니 클락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한편 1941년 여름까지 굿맨과 레코딩을 한 크리스찬은 병원 입원 후 건강이 악화되었고 이듬해 봄 결핵으로 25세에 세상을 떠납니다.
3. 주트 심스 & 알 콘
Two Funky People, 1952~1961, 아크로뱃
쿨 재즈 색소폰 연주자 주트 심스(1925~1985)는 제리 멀리건과 협연을 많이 하였습니다. 역시 쿨 재즈 색소포니스트 알 콘(1925~1988)은 심스와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유지합니다. 둘이 만난 시점은 1940년대 후반 우디 허먼 밴드에서였습니다. 이후 콘과 심스는 각자 리더로서 연주 활동을 하는데 친구가 된 둘의 음악적 파트너십은 심스가 사망하기 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추천작은 1952~1961년 동안 주트 심스 섹스텟, 알 콘과 주트 심스 섹스텟 및 퀸텟이 연주한 곡들은 모은 4CD 세트입니다. 앨범명 <Two Funky People>은 쿤의 대표곡입니다. 그럼 둘의 사운드가 얼마나 펑키한지 감상하실까요?
4. 존 콜트레인
Blue Train, 1957, 블루노트
존 콜트레인은 1950년대 후반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 참여하면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후 1960년 전후를 거치면서 그만의 음악적 영역을 구축하였고 재즈 역사의 거장으로 남게 됩니다. 추천작 <블루 트레인>은 콜트레인의 오리지널 위주로 1957년 9월 녹음하였습니다. 존 콜트레인(ts), 리 모건(tp), 커티스 풀러(tb), 케니 드류(p), 폴 챔버스(b), 필리 조 존스(d) 등 블루 노트를 대표하는 뮤지션들 중심의 섹스텟입니다. 또한 섹스텟이면서 콜트레인을 대표하는 혁신적인 앨범으로 <Giant Steps>, <A Love Supreme> 등이 있습니다만 이 <Blue Train>은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콜트레인의 하드밥 작품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앨범과 커버 사진은 블루노트의 상징이자 유산입니다.
5. 마일즈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 캐논볼 애덜리
Milestones, 1958, 콜롬비아
실험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조지 러셀이 1953년 주창한 모달 기법을 데이비스가 1950년 후반 그의 작품에 반영하기 시작합니다. 많은 코드 전개를 통한 연주 방식에서 적은 코드만을 사용하고 모드를 통한 멜로디를 끊임없이 만들 수 있는 모달 재즈가 그를 통해서 발전하게 됩니다. 청자의 입장에서는 기존 재즈와 달리 좀 더 선적이고 명상적인 사운드로 들립니다. 1958년 발표한 <Milestones>는 1959년 <Kind of Blue>와 함께 모달 재즈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존 콜트레인(ts), 캐논볼 애덜리(as), 레드 갈란드(p), 폴 챔버스(db), 필리 조 존스(d)의 섹스텟 편성입니다. 주요곡: <Milestones>의 Milestones, <Kind of Blue>의 So What, Blue in Green
6. 아트 파머
Meet the Jazztet, 1960, 아르고
재즈텟은 아트 파머(1928~1999)와 베니 골슨 (1929~)이 만든 섹스텟입니다. 1959년 파머와 골슨은 퀸텟보다 더 풍부한 사운드를 고려하여 섹스텟을 구상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 둘의 혼 편성에 트롬본을 추가하고 피아노·베이스·드럼의 리듬 섹션을 결합하여 멤버를 구성합니다.
아트 파머: 트럼펫, 훌루겔혼
베니 골슨: 테너 색소폰
커티스 풀러: 트롬본
맥코이 타이너: 피아노
에디슨 파머: 베이스
데이브 베일리: 드럼
골슨이 풀러와 타이너를 파머가 파머와 베일리를 지명하였습니다. 재즈텟은 하드 밥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베니 골슨은 뛰어난 하드 밥 플레이어이자 작곡가로 살아있는 레전드입니다. 아트 파머는 트럼피터이자 훌루겔호니스트로 부드럽고 따뜻하며 시적인 연주 스타일을 보여주며 재즈에서 훌루겔혼을 솔로 악기로 정착하는 데 기여한 뮤지션입니다. 에디슨 파머는 아트 파머의 쌍둥이 형제입니다. 커티스 풀러는 재즈텟에서의 활동 후 아트 블레이키의 재스 메신저스 밴드에 조인합니다. 데이브 베일리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전반에 걸쳐 여러 밴드의 세션에 참여합니다. 특히 제리 멀리건 작품에 종종 참여하였습니다. 맥코이 타이너는 더 재즈텟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1960년 존 콜트레인 쿼텟에 조인합니다. 이때부터 타이너는 손꼽히는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커리어를 쌓게 됩니다.
재즈텟은 1960년 데뷔 앨범 이후 1986년까지 십여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대부분 작품이 섹스텟 편성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명연입니다. 골슨이 작곡한 재즈 스탠더드 "I Remember Clifford", "Blues March", "Killer Joe" 포함 총 열 곡이 수록되었습니다. 1959년 그룹 결성 후 공연 활동을 펼친 재즈텟이 이듬해 2월 뉴욕에서 녹음하였습니다. 하드밥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섹스텟 편성의 뛰어난 연주. 꼭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7. 아트 블레이키 & 재즈 메신저스
Free for All, 1964, 블루노트
하드밥의 선구자
블루스와 가스펠을 무기로 한 연주
아프리카 드러밍을 차용한 스타일
폭발적인 하이-햇과 스네어 드러밍
블레이키는 비밥을 거쳐 1950년대 중반 호레이스 실버와 재즈 메신저스를 결성, 하드밥을 풍미한 드러머이자 밴드리더입니다. 1947년 블레이키는 아트 블레이키의 재즈 메신저스라는 밴드명으로 첫 앨범을 취입합니다. 그리고 1954년 재즈 메신저스라는 밴드명이 사용되는데 이때는 펑키한 연주로 각광받은 호레이스 실버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습니다만, 실버가 솔로 경력을 쌓기 위하여 밴드를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블레이키가 이 밴드명을 사용하게 됩니다. 블레이키 연주 경력의 변곡점이 이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50년 중반부터 하드밥 지향의 연주는 재즈 메신저스와 함께 불을 뿜습니다. 재즈 메신저스의 구성원은 당대 최고의 하드밥 플레이어들입니다. 특히 1959~1961년에는 퀸텟 구성으로 웨인 쇼터가 색소폰, 리 모건이 트럼펫을 담당합니다. 이후 1961~1964년에는 섹스텟으로 멤버가 구성되는데 트럼펫에 프레디 허버드 그리고 트롬본에 커티스 풀러가 등장합니다. 이후에도 젊은 피로 밴드가 꾸준히 채워지면서 명맥을 유지하였으며 1970년대 재즈 퓨전의 성장에 밀려 서서히 사라지게 됩니다. 블레이키는 1980년대에도 활동을 계속하였고 1990년 세상을 떠나기 3개월 전에 마지막 연주를 합니다. 추천작 라인업: 아트 블레이키(드럼), 프레디 허버드(트럼펫), 커티스 풀러(트롬본), 웨인 쇼터(테너 색소폰), 시다 왈톤(피아노), 레지널드 워크맨(더블 베이스), 앨범명이자 대표곡 "Free for All"은 쇼터 작곡.
8. 캐논볼 애덜리 섹스텟
The Cannonball Adderley Sextet in New York, 1962, 리버사이드
알토이스트들 중 훌륭한 연주자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조니 호지스(1907~1970)
찰리 파커(1920~1955)
폴 데스몬드(1924~1977)
아트 페퍼(1925~1982)
리 코니츠(1927~2020)
캐논볼 애덜리(1928~1975)
에릭 돌피(1928~1964)
오넷 콜맨(1930~2015)
앤소니 브랙스톤(1945~)
데이비드 샌본(1945~)
존 존(1953~)
그렉 오스비(1960~)
데이브 코즈(1963~)
...
여기서 버드가 비밥의 원조라면 캐논볼은 하드 밥을 거쳐 소울 재즈를 대표하는 뮤지션입니다. 버드가 34세에 세상을 떠났고 캐논볼은 46세에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애덜리의 작품을 듣게 되면 마일즈 데이비스와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생 냇 애덜리와의 협업도 마찬가지지요. 그리고 그가 리더로 발표한 수작들을 찾게 됩니다. 특히 애덜리가 1960년대 초 섹스텟을 구성하여 투어, 실황, 녹음을 한 시점에 관심이 갑니다. 1962년 세 번의 실황 공연(1월: 뉴욕 빌리지 뱅가드, 8월: 벨기에, 9월: 샌프란시스코 재즈 워크숍)에는 동생 냇 애덜리의 코르넷, 유셉 라티프의 멀티 플레이, 웨더 레포트를 만들게 되는 조 자비눌의 피아노, 샘 존스의 더블 베이스, 그리고 루이 헤이즈 드럼으로 하드밥과 소울 재즈 명연을 보여줍니다.
9. 스탄 게츠
Getz/Gilberto, 1963, 버브
1963년 3월 이틀간 녹음한 <Getz/Gilberto> 앨범은 재즈 역사에 길이 남는 보사노바 명작이자 재즈 역사를 장식한 명반입니다. 스탄 게츠(테너 색소폰), 주앙 질베르투(기타, 보컬),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피아노), 아스트루지 질베르투(보컬)의 아름다운 연주와 노래.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표현 불가의 보사노바 작품! 1964년 3월 발표한 <Getz/Gilberto>의 토네이도가 재즈계를 휩쓸고 있을 무렵 게츠는 5월 22일 뉴욕의 카페 아우 고 고에서 아스트루지 질베르투와 라이브 연주를 하는데 바로 <Getz Au Go Go> 음반입니다. 또한 10월 9일 카네기 홀 실황이 있었는데 이 앨범이 <Getz/Gilberto #2>입니다. 세 앨범을 같이 감상하시면 좋습니다.
10. 찰스 밍거스
Cornell 1964, 2007, 블루노트
찰스 밍거스: 더블 베이스
에릭 돌피: 알토 색소폰, 베이스 클라리넷, 플루트
조니 콜스: 트럼펫
클리포드 조단: 테너 색소폰
자키 비어드: 피아노
대니 리치몬드: 드럼
밍커스와 돌피가 주축이 된 섹스텟.
1964년 3월 18일 코넬 대학 실황입니다. 이 공연 후 4월 4일 역사적인 타운 홀 콘서트가 있었고 찰스 밍거스 섹스텟은 유럽 투어에 나섭니다. 이후 돌피는 독일에서 따로 공연하다 36세로 생을 마감합니다. 코넬 대학 공연을 한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고 대학생들 포함 관람객들만 역사적인 사건의 목격자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공연은 잊혀집니다. 재즈사에서 역사적인 공연 자료가 나중에 발견되어 빛을 보는 경우가 아주 드믈게 있습니다. 이 <코넬 1964> 앨범이 그중 하나입니다. 밍거스 미망인이 녹음 테이프를 발견하여 블루노트가 2장의 CD로 2007년 출시하였습니다. 생전에 음반사를 운영한 밍거스이기에 코넬 공연 녹음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