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퀸텟 20선 (2)

하편: 아티스트, 추천작, 해설

by 핫불도그

재즈 퀸텟 20선 하편

허비 행콕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

팻 메스니

아트 앙상블 오브 시카고

웨더 레포트

세실 테일러 유니트

**얀 가르바레크 & 힐리어드 앙상블

더 반더마크 5

데이브 홀랜드 퀸텟

로이 하그로브 퀸텟

만프레드 슈프 퀸텟


아티스트: 앨범명, 발표연도, 레이블, 해설


11. 허비 행콕

Maiden Voyage, 1965, 블루노트

행콕은 하드밥, 모달 재즈, 재즈 퓨전의 괄목할 만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1960년대 중후반 코드 전개 중심의 밥과 달리 모드 기반의 연주를 발전시켜 모달 재즈의 중심에 있던 행콕이 다수의 모달 재즈 앨범을 블루노트에서 발표합니다. 추천작은 1965년 5집 <첫 항해>로 항해를 하면서 느끼는 대양의 분위기를 그려낸 콘셉트 앨범입니다. 라인업은 허비 행콕(피아노), 프레디 허버드(트럼펫), 조지 콜맨(테너 색소폰), 론 카터(베이스), 토니 윌리엄스(드럼)입니다. 한편 1964년 4집 <엠파이리언 아일(천상의 섬)>은 쿼텟 작품으로 힙합 그룹 Us3가 리메이크한 "칸탈루프 섬"이 있습니다. 이 두 장의 앨범에 라이프타임을 결성하는 토니 윌리엄스가 드럼을 담당합니다. 행콕은 모달 재즈를 완결하고 1971년 이후 본격적으로 퓨전의 길로 들어섭니다.


12.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

The Inner Mountain Flame, 1971, 콜롬비아

맥글러플린은 재즈 퓨전 선구자 중 한 명입니다.

또한 기타 연주에 있어 최고의 기량을 보입니다.

그는 1969년 1월 솔로 앨범 <Extrapolation(상상)>을 발표하고 그 해 드러머 토니 윌리엄스의 라이프타임에 조인합니다. 또한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퓨전 명작 <In A Silent Way(조용하게)>, <Bitches Brew(재즈짱들의 향연)>, <On the Corner(구석에서)>, <Jack Johnson(프로 복서 잭 존슨)> 등에 참여합니다. 이즈음 힌두교에 관심이 많았던 맥글러플린은 위대한 신을 의미하는 마하비시누를 그룹명으로 한 퓨전 그룹을 결성합니다. 1기 라인업은 존 맥글러플린(기타), 릭 레어드(베이스), 제리 굿맨(바이올린), 얀 해머(키보드, 오르간), 빌리 코브햄(드럼, 퍼커션)으로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1집: The Inner Mounting Flame

2집: Birds of Fire

둘 다 퓨전을 대표하는 작품이면서 뛰어난 프로그레시브 록 앨범입니다. 확실히 해머의 키보드와 굿맨의 바이올린 연주가 프로그레시브한 사운드를 배가하고 있습니다.


13. 팻 메스니

80/81, 1980, ECM

추천작 <80/81>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고 레코드 샵 아메바에서 구입한 앨범입니다.

이 작품은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메스니 연주 스타일에서 풍기는 포크적 요소 즉 어메리카나로의 확장입니다. 첫 곡이 21분에 달하는 "Two Folk Songs"인데 제목에서부터 포크적인 느낌을 풍깁니다. 또 하나는 처음으로 색소폰을 포함한 실험적인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라인업에서 알 수 있듯이 팻 메스니(기타), 마이클 브레커(테너 색소폰), 듀위 레드맨(테너 색소폰), 찰리 헤이든(베이스), 잭 디조넷(드럼) 퀸텟에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색소폰 명인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둘의 연주는 작품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후 30년이 지난 2012년 앨범 <Unity Band>에 색소폰이 재등장합니다.


14. 아트 앙상블 오브 시카고

Full Force, 1980, ECM

1960년대 아방가르드 혹은 프리 재즈를 듣다보면 아트 앙상블 오브 시카고를 접하게 되고 AACM(창의적인 연주자들의 진보를 위한 모임)이라는 음악 집단을 마주합니다. 아트 앙상블 오브 시카고의 1980년 앨범 <Full Force>는 레스터 보위(트럼펫, 첼레스타, 베이스 드럼), 말라카 페어버스(더블 베이스, 퍼커션, 멜로디카), 조셉 자만(색소폰, 클라리넷, 퍼커션, 보컬), 라스코 미첼(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 퍼커션), 돈 모이(드럼, 퍼커션, 보컬)의 퀸텟 작품으로 월드 뮤직의 퓨전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이게 재즈라고?", "와~ 역시 프리 재즈의 신기원!" 등 감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와닿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을 창조하고 진일보하는 집단의 작품인 <전력으로>는 멤버들의 합을 통하여 전혀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이 앨범은 또한 ECM 레코드가 만든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15. 웨더 레포트

Weather Report, 1982, 콜롬비아

1970년 조 자비눌, 웨인 쇼터, 미로슬라브 빅토우스가 만든 웨더 레포트는 1986년까지 16년간 활동한 최고의 재즈 퓨전 밴드 중 하나입니다. 웨더 레포트는 키보드, 색소폰, 베이스, 드럼, 그리고 퍼커션의 퀸텟을 기본으로 합니다. 퓨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자 기타는 없습니다. 이런 편성은 리듬감에서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남미 출신 드럼 혹은 퍼커션 주자들이 만드는 펑키한 사운드, 원시적이면서도 토속적인 리듬감, 여기에 이지적이며 도시적인 느낌의 키보드와 색소폰 연주가 빛을 발하여 사운드가 감기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패스토리어스와 퍼커션 주자들의 보컬도 한몫합니다. 웨더 레포트는 1970년 결성되어 이듬해 <Weather Report>로 데뷔합니다. 추천작 9집 포함 아래 앨범들도 참조하세요.

1집: Weather Report

6집: Black Market

7집: Heavy Weather

9집: Night Passage

10집: Weather Report

편집 앨범: Live and Unreleased

밴드의 한 축인 자비눌은 세상을 떠난 지 오래입니다. 다른 한 축인 쇼터는 올 초까지 노익장을 과시하며 오케스트라와의 접목을 통해 재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16. 세실 테일러 유니트

Live In Bologna, 1987, 레오

보스톤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클래식 수업을 받은 세실 테일러(1929~2018)는 바르토크와 스톡하우젠에 영향을 받았고 195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면서 1960년대 프리 재즈 발전에 기여한 핵심 인물 중 한 명입니다. 20~30대에 걸쳐 형성한 주법은 기교, 프레이즈 사이의 빠른 스타일 변화, 전개의 복잡성 등을 바탕으로 다른 연주자들과 대별 됩니다. 테일러 앨범의 상당 부분이 라이브 연주이며 대부분 그의 오리지널입니다. 또한 1960년대 초부터 운영한 콤보 세실 테일러 유니트를 통해 프리 재즈 명작들이 꾸준히 만들어집니다. 추천작은 1987년 11월 3일 이탈리아 볼로냐 실황으로 영국 음반사 레오가 발매하였습니다.

세실 테일로: 피아노, 목소리

서먼 바커: 마림바, 드럼

윌리엄 파커: 더블 베이스

카를로스 워드: 알토 색소폰, 플루트

르로이 젠킨스: 바이올린

리듬 섹션 트리오에 관악기와 현악기가 추가된 퀸텟입니다. 70분짜리 한 곡이 전부이고 제목은 "볼로냐 라이브"입니다. 이 작품 포함 테일러의 프리 혹은 즉흥 연주의 세계를 느끼고자 한다면 그의 말을 곱씹을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음악이 연주자의 내면에서 나온다면, 질서 없는 음악은 없습니다."


**얀 가르바레크 & 힐리어드 앙상블

Officium, 1993, ECM

1974년 시작된 키스 자렛의 유러피언 쿼텟. 자렛과의 협연으로 국내에 먼저 알려졌지만 얀 가르바레크는 그 이전부터 두각을 나타낸 노르웨이의 색소폰 연주자였습니다. 클래식과 월드 뮤직에서도 활동하며 유럽을 대표하는 뮤지션 가르바레크. 그의 다양한 작품 중에 고음악 전문 보컬 그룹 힐리아드 앙상블과 함께 한 <오피시움(입당송 혹은 성무)>은 재즈라기보다 그레고리안 챤트에 가깝습니다. 앨범도 ECM이 아닌 ECM 뉴 시리즈를 통해 발표되었지요. 이 앨범은 클래식과 재즈 중간에 위치합니다. ECM 소속 뮤지션들이 만드는 재즈는 스타일이 독특하여 ECM 재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힐리어드 앙상블은 카운터테너, 바리톤, 두 명의 테너로 구성되며 가르바레크는 소프라노 및 테너 색소폰을 연주합니다. 이 앨범은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가르바레크와 힐리어드 앙상블은 세 번에 걸쳐 음반 작업을 하였습니다.


17. 더 반더마크 5

Simpatico, 1999, 아타비스틱

1964년 로드 아일랜드 출신 색소폰 및 클라리넷 연주자 켄 반더마크는 1986년 영문학을 전공하고 1987년부터 시카고에 거주하며 프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연주 스타일은 프리 재즈로 다양한 형태의 콤보 및 콜라보를 통해 활동해왔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밴드가 1997년 만든 더 반더마크 5(반더마크 퀸텟)입니다. 라인업은 켄 반더마크(테너 색소폰, 베이스 및 B 플랫 클라리넷), 데이브 램피스(알토 색소폰), 잽 비숍(트롬본, 기타), 켄트 캐슬러(베이스), 팀 멀베나(드럼)이며 두 대의 색소폰과 한 대의 트롬본 그리고 기타를 포함한 리듬 섹션 편성입니다. 추천작은 반더마크 퀸텟의 3집입니다. 무한한 우주에 흩뿌려져 있는 셀 수 없는 별들과 같이 우리가 알지 못한 재즈의 별들은 많습니다. 반더마크의 작품은 그런면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감상의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18. 데이브 홀랜드 퀸텟

Live at Birdland, 2003, ECM

영국 출신 베이시스트 홀랜드의 경력은 1960년대 말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데이비스의 2기 퀸텟 작품과 재즈 퓨전 앨범 및 공연에 참여한 그는 1970년대 초 아방가르드 쿼텟인 서클(칙 코리아, 안소니 브렉스톤, 배리 알추울, 데이브 홀랜드)과 1970년대 중반 퓨전 트리오 게이트웨이(존 에버크롬비, 잭 디조넷, 데이브 홀랜드)에서 활동합니다. 홀랜드는 이 두 밴드 중간에 ECM을 통해 리더작을 발표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자신의 음반사 데어2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추천작은 크리스 포터(소프라노, 알토, 테너 색소폰), 로빈 유뱅크스(트롬본, 카우벨), 스티브 넬슨(비브라폰, 마림바), 빌리 킬슨(드럼)이 참여한 2001년 11월 뉴욕 버드랜드 클럽 실황입니다. 이 작품은 재즈 전문지 다운비트 선정 2003년 최고의 앨범입니다.


19. 로이 하그로브 퀸텟

Earfood, 2008, 엠알시

1990년대 초반 국내 재즈 붐이 한창일 무렵 로이 하그로브라는 트럼펫 주자가 혜성같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초신성 윈튼 마살리스의 지원속에서 말이죠. 하그로브는 1990년 데뷔 앨범을 발표합니다. 20대 초반 힙합 취향의 패션 감각이 돋보였던 그는 2000년대 초 힙합 뮤지션이 포함된 재즈 밴드 THE RH FACTOR(RHF)를 만들어 인기를 누립니다. 이후 2008년 퀸텟 앨범 <Earfood>를 발표합니다. 앨범 커버의 사진... 이것만 봐도 느낌이! 앨범명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귀를 즐겁게하는 "귀 밥"혹은 "듣는 영양제"입니다. 라인업은 20대 중반과 30대 후반의 멤버들이 고루 섞여 있습니다. 로빈슨의 색소폰이 하그로브의 트럼펫과 잘 어울립니다.

클레이톤의 피아노. 볼러의 베이스. 콜맨의 드럼.

재즈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연주자들은 아니지만 하그로브 퀸텟의 연주는 정제된 깊이가 있습니다.

총 13곡으로 퀸텟이 라이브 공연을 하면서 연주했던 곡들과 하그로브가 작곡한 곡들을 적절히 반영했습니다. 네 번째 곡 "스타메이커"가 뛰어나지만 개인적으로 다음 곡을 좋아합니다.

세 번째 곡: 스트라스부르/생드니
이 곡은 앙증맞은 연주임에도 들으면 들을수록 깊이가 더해집니다. 베이스, 드럼, 피아노를 시작으로 하그로브의 트럼펫이 들어오고 색소폰과 주거니 받거니 그러다가 피아노가 리드를 하다가 다시 색소폰과 트럼펫... 그리고 모든 악기의 인터플레이와 피날레... 이 곡을 듣노라면 유럽의 작은 도시를 사뿐사뿐 걷는 느낌이랄까요?

무대 연출과 구성도 뛰어난 로이 하그로브와 그의 콤보. 그러던 그가 2009년 앨범을 끝으로 재즈계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간혹 사이드맨으로 출연은 합니다. 그리고 2018년 11월 2일 신장합병증에 따른 심장마비로 49세의 생을 마감합니다. 35세부터 신장투석을 하며 작품을 발표한 뮤지션. 펑크, 힙합, 모던 재즈 등 다양한 시도를 한 작곡가. 젊은 사자로 불리던 연주자. 그래서 Earfood에 더 애착이 갑니다.


20. 만프레드 쇼프 퀸텟

Resonance, 2009, ECM

만프레드 쇼프(1936~)는 독일 출신 트럼펫 연주자로 약 60년간 프리 재즈와 클래식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추천작은 2009년 앨범 <Resonance(공명)>로 쇼프가 1976년 <Scales>, 1978년 <Light Lines>, 1980년 <Horizons> 3개 앨범에서 선곡한 컴필레이션입니다. 이 시기는 그의 퀸텟이 유럽에서 찬사를 받았던 때입니다. 만프레드 쇼프(트럼펫, 훌루겔혼), 미셸 필즈(베이스 클라리넷), 퀸터 랜츠(더블 베이스), 랄프 휘브너(드럼), 야스퍼 반트 호프(피아노, 오르간)가 참여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두 편에 걸쳐 20편의 퀸텟 추천작과 아티스트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양한 장르가 포함되다보니 일부 작품은 끌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맘에 드는 연주자와 작품이 있을 겁니다. 거기가 감상의 출발점입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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