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 아티스트, 추천작, 해설
보컬 재즈
목소리가 가장 훌륭한 악기라는데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은 많지 않으리라 봅니다.
보컬 재즈는 재즈의 장르이자 청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재즈, 라틴, 팝, 록, 블루스, 소울, R&B 등 여러 장르를 소화하는 가수들이 있기에 보컬 재즈는 감상의 즐거움을 고양시킵니다.
보컬 재즈에 있어서 대표적인 남성 연주자 13인을 소개해 드립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선정한 뮤지션들이며 순서는 출생연도입니다.
팝, 블루스, R&B, 소울 등에 더 가까운 뮤지션들(프랭크 시나트라, 레이 찰스, 지미 러싱, 알 재로 등)은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 13인의 싱어들도 재즈 외 장르에서도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재즈 보컬 13인 상편
1. 루이 암스트롱(1901~1971)
Ella And Louis
싱어, 트럼피터, 작곡가인 암스트롱은 1901년 재즈의 본고장인 뉴올리언즈에서 출생했습니다. 11세에 4인조 소년 밴드에서 코르넷을 연주했고 18세에 미시시피강을 운행하는 증기선에서 연주를 합니다. 20세에 트럼펫 솔로로 두각을 나타냈고 노래를 겸하게 됩니다. 1922년 시카고로 건너가 조 킹 올리버의 크레올 재즈 밴드에서 연주했고 1924년 뉴욕의 플레처 핸더슨 악단의 초대를 받습니다. 여기서 색소폰의 거장 콜맨 호킨스를 만납니다. 1925년 시카고로 돌아와 루이 암스트롱과 핫 파이브(세븐)를 결성하여 1920년대 말을 보낸 암스트롱은 1929년 뉴욕으로 다시 갑니다.
1930년대는 대공황으로 재즈 뮤지션도 연명하기 힘든 때였습니다. 1930년 LA로 간 그는 비브라폰 명인 라이오넬 햄프턴과 뉴 코튼 클럽에서 연주하여 성공을 거둡니다. 1931년 뉴올리언즈로 돌아갑니다. 오랜 순회 공연을 끝으로 1943년 뉴욕 주 퀸스에 정착하여 이후 30년 동안 매년 300회 이상의 공연을 소화합니다. 1940년대 전통재즈에 대한 향수와 붐에 힘입어 암스트롱의 인기는 치솟기 시작했고, 1950년대까지 그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재즈 뮤지션으로 자리합니다. 이즈음 암스트롱과 결을 달리하는 후배 그룹이 형성되어 비밥을 창조합니다. 그러나 암스트롱은 그만의 스타일과 특유의 엔터테이너 기질로 1940~60년대를 풍미합니다. 그는 1968년 심장과 신장 악화로 공연을 중단한 뒤 1969년 대부분을 집에서 요양합니다. 1971년 여름 다시 해외 공연을 준비하지만 심장발작으로 중단하였고 7월에 세상을 떠납니다.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은 사치모의 음악은 듣기 편합니다. 트럼펫 연주와 보컬 둘 다 그렇습니다. 트럼펫 주자로서 멜로디가 아닌 코드 중심으로 하모니를 만들어 연주하였고 솔로 연주의 초석을 마련하였습니다. 보컬에서의 특징인 스캣은 그가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암스트롱을 상징하는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추천작: 사치모는 여러 뮤지션과 협연을 했습니다. 그중 엘라 피츠제랄드와 1956~1957년 세 장의 앨범을 녹음합니다. 추천작은 그중 첫 앨범입니다.
2. 빌리 엑스타인(1914~1993)
No Cover No Minimum
엑스타인은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출신으로 재즈 보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뮤지션입니다.
그는 오늘날 비교할 수 없는 우아한 발라드 가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아름다운 빅밴드 싱어로서 재즈 스탠더드의 놀라운 해석으로
비밥과 모던 재즈의 발전에 기여하였고 후배 재즈, 소울, R&B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준 보컬리스트입니다. 엑스타인은 스윙이 한창이던 1940년대 프랭크 시나트라만큼이나 유명했습니다. 깊고 부드러운 베이스-바리톤은 재즈뿐만 아니라 팝에서도 진가를 발휘합니다. 또한 스윙을 거쳐 비밥 시기에도 꾸준한 활동을 통하여 이름을 날렸습니다. 엑스타인은 트럼펫과 밸브 트롬본 연주자로도 활동했지만 보컬이 그를 대표하는 악기일 것 같습니다. 또한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티브이 쇼는 물론 시트콤에도 출연하곤 했습니다. 엑스타인은 1980년대까지 레코딩을 하였으며 1992년 4월 라이브 도중 심장발작 이후 공연을 중단합니다. 그리고 1993년 3월 심장마비로 78세의 삶을 마감합니다.
빌리 엑스타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로맨틱 영화를 보는 듯합니다. 연인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을 하다가 영화 마지막 극적으로 만나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장면에서 나올 법한 노래가 바로 엑스타인의 보컬입니다. 일상이 힘들게 지나가고 온몸은 하루의 찌꺼기로 지쳐있을 때 엑스타인의 음악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추천작: 1960년 라스베이거스 뉴 프론티어 호텔 라이브, 셉텟 편성으로 엑스타인은 트럼펫과 보컬
3. 조 윌리엄스(1918~1999)
Count Basie Swings, Joe Williams Sings
조지아 주 코델 출신인 윌리엄스는 1937년 프로 가수의 길에 접어듭니다. 이후 1941년 콜맨 호킨스 그리고 1943년 라이오넬 햄프톤 오케스트라와 공연했고 1954~61년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의 가수로 활동합니다. 이후에는 솔로 활동에 집중하였고 정기적으로 베이시 악단의 공연에 참여합니다. 재즈, 스윙, 블루스, 전통 팝 등을 소화하는 윌리엄스는 1995년까지 음반 작업을 하였고 1998년까지 프로 경력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1999년 3월 29일 라스베이거스 병원에서 영원한 이별을 고했습니다. 윌리엄스는 바리톤의 그윽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았으며 유수의 빅밴드에서 노래한 마지막 위대한 싱어로 남아 있습니다.
추천작: 카운트 베이시 밴드를 대표하는 조 윌리엄스의 보컬
4. 냇 킹 콜(1919~1965)
World of Nat King Cole
우아한 보컬, 뛰어난 피아노 연주, 재즈 트리오, 그리고 대중성. 노래와 피아노 연주를 둘 다 잘하는 유일무이한 재즈 뮤지션.
콜이 녹음한 100여 곡 이상의 노래들은 인기를 얻었고 그의 트리오 또한 뛰어난 앙상블을 보여줍니다. R&B와 재즈를 아우르는 목소리로 유명하지만 피아노 연주도 뛰어나 노래 잘 하는 피아니스트인지 피아노 잘 치는 보컬리스트인지 구분도 어렵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뮤지션의 역량을 기준으로 보면 둘 다 그것도 매우 뛰어납니다. 그의 기량은 후배 뮤지션들 특히 피아노와 보컬을 맡은 연주자들에게 영감을 줍니다. 1980년대에 인기를 끈 스윙 보컬 및 피아니스트인 해리 코닉 주니어가 콜을 존경하면서 이런 말을 남깁니다.
신이 콜의 머리에 손을 얹으면서 말합니다.
"당신은 목소리로 최고가 될거야."
콜은 1948년 듀크 엘링턴 밴드의 보컬이었던 마리아 호킨스와 두 번째 결혼을 통하여 다섯 명의 자녀를 두는데 이 중 하나가 나탈리 콜(1950~2015)입니다. 시간이 흘러 40대가 된 나탈리 콜이 1991년 앨범을 발표합니다. <Unforgettable... with Love> 앨범에 수록된 곡 중 하나가 "Unforgettable"입니다.
위의 앨범은 1992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포함 총 여섯 개의 트로피를 휩쓰는데 주목할만한 상은 프로듀싱 상으로 아버지 냇 킹 콜의 노래에 딸인 나탈리 콜의 노래를 덧입혀 40년의 차이를 기술로 극복하는 진기록을 남깁니다.
추천작: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들려주는 최상의 목소리, 콜이 들려주는 "언포게터블" 그리고 콜 부녀가 들려주는 가상의 듀엣곡 "언포게터블"
5. 자니 하르트만(1923~1983)
John Coltrane and Johnny Hartman
1960~65년 콜트레인 1기 쿼텟은 약 20편에 달하는 명작을 양산합니다. 특히 1963년 발표한 <발라즈>와 <존 콜트레인과 자니 하르트만>은 모달, 프리, 아방가르드 재즈에 집중하던 당시의 작품들과 달라 눈길이 갑니다. 1961~62년에 녹음한 <발라즈>는 전에 연주한 적이 없는 곡들로만 채웠습니다. 1963년 같은 해 발표한 <존 콜트레인과 자니 하르트만>은 또다른 의외의 작품입니다. 콜트레인 쿼텟이 처음으로 재즈 싱어와 협연을 하게 된 것이지요. 이 둘이 만나 녹음을 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습니다. 풍부한 바리톤 목소리를 자랑하는 하르트만에게 이 앨범은 그의 인생작이 됩니다.
추천작: 콜트레인의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의외의 즐거움이자 자니 하르트만의 대표작
6. 멜 토르메(1925~1999)
Swings Shubert Alley
가수, 드러머, 작곡가, 연기자,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토르메는 벨벳 포그라는 별명으로 대표할 수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입니다. 그의 보컬은 들으면 잊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달콤합니다. 시카코에서 태어난 토르메는 군복무 후 1947년 가수로서 솔로 경력을 시작하였고 라디오 프로그램과 티브이 드라마 출연 등 커리어를 확대하면서 음반 작업을 지속해 나갔습니다. 1970년대 재즈 싱어로서의 인지도가 다시 올라간 트로메는 1980~90년대에도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였습니다. 1996년 뇌졸중으로 음악 경력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고 1999년 6월 5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추천작: 1960년 녹음 및 발매, 토르메의 오랜 음악적 동반자 마티 파이치의 편곡과 벨벳 포그가 들려주는 우수에 찬 목소리
하편에서 나머지 7인을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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