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스탄 게츠
스탄 게츠(1927~1991)
스탄 게츠와 관련된 단어
보사노바
조빙과 질베르투
쿨 재즈
레스터 영
테너 색소폰
쳇 베이커, 제리 멀리건, 아트 페퍼
마약 그리고 알코올 중독
몽마르트 카페
...
쿨 재즈를 대표하는 혼 또는 리드 플레이어로 아트 페퍼(1925~1982, 알토 색소폰), 스탄 게츠(1927~1991, 테너 색소폰), 제리 멀리건(1927~1996, 바리톤 색소폰), 쳇 베이커(1929~1988, 트럼펫·훌루겔혼·보컬)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동시대에 교류하며 쿨 재즈를 발전시킨 이들이지만 각기 다른 악기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형성해 나갑니다. 특히 스탄 게츠는 레스터 영의 테너 색소폰에 영향을 받은 부드럽고 서정적인 톤으로 대표되어 '더 사운드'라고 불립니다. 그만큼 테너 색소폰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인물이자 쿨 재즈에서 빠질 수 없는 아티스트입니다.
그럼에도 게츠를 대표하는 장르는 아마도 보사노바일 것입니다. 1950년대 중후반 디지 길레스피가 주도적으로 쿠바 음악을 소개하면서 아프로-큐반 재즈 혹은 큐밥이 미국에서 인기를 얻습니다. 이후 1960년대 초 게츠가 브라질 음악과 재즈를 접목시킨 보사노바 작품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됩니다. 게츠의 전성기는 이때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그리고 1963년 3월 재즈 역사를 장식하는 명작 <Getz/Gilberto>가 녹음되고 1964년 발표됩니다.
이번 글은 아래와 같이 구분하여 써보고자 합니다.
1960년대 초를 보사노바(혹은 라틴 재즈) 시기라고 부르겠습니다.
글은 보사노바 이전, 보사노바 시기, 보사노바 이후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위의 세 시기는 개인적인 구분이며 대표 앨범과 소장 음반 중심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보사노바 이전 작품들
더 사운드(The Sound)라 불리는 스탄 게츠.
1950년대 작품 세계로 들어가봅니다.
1955: Stan Getz Quartets
1949~1950년에 걸쳐 게츠가 쿼텟으로 연주한 앨범입니다. 발표는 1955년.
게츠의 이름이 알려진 계기는 우디 허먼 밴드에서였습니다. 이후 1940년대 말 솔로 경력을 쌓기 시작합니다. 1960년대 보사노바 연작까지 꾸준한 주법의 향상 및 스타일 정립을 하면서 게츠의 작품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본 쿼텟에는 스탄 게츠(테너 색소폰), 토니 알레스(피아노), 퍼시 히스(베이스), 로이 헤인즈(드럼)가 참여했고 연주 날짜에 따라 베이스와 드럼 세션은 바뀝니다. 레스터 영을 느낄 수 있는 명연주! 국내 LP로 발매되었습니다.
1956: The Brothers
1949년과 1952년. 게츠의 나이 22세(25세)에 녹음하여 1956년 프레스티지에서 발매된 앨범입니다.
스탄 게츠, 주트 심스, 알 콘, 알렌 이거, 그리고 브류 무어 등 다섯 명의 색소포니스트가 참여한 독특한 편성입니다. 여기에 카이 윈딩의 트롬본과 리듬 섹션 트리오가 함께 합니다. 드럼에는 아트 블레이키도 참여했습니다. 수록곡은 제리 멀리건, 알 콘, 그리고 주투 심스가 작곡하였고 연주는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사운드를 보입니다. 게츠의 명성에 힘입어 국내에서 LP로 발매되었습니다.
1955: Stan Getz Plays
1952년 뉴욕에서 녹음한 앨범으로 1955년 발표작입니다. 총 11곡을 담고 있으며 대부분 발라드 또는 스탠터드로 듣기 편합니다. 편성은 색소폰, 기타, 피아노, 베이스, 드럼 퀸텟입니다. 이후 게츠는 20년간 버브 레코드를 통하여 50장이 넘는 작품을 선보입니다. 그가 버브에서 발표한 앨범들 중 최고의 히트작은 1960년대 초 일련의 보사노바 작품이지만 이 음반 또한 초기 게츠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앨범 커버에 등장하는 꼬마는? 아들과 함께하는 게츠의 연주는 레스터 영의 재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55: Stan Getz at the Shrine
1954년 LA의 쉬라인 오디토리엄 실황입니다. 퀸텟 편성으로 밥 부룩마이어의 트롬본과 존 윌리엄스의 피아노가 게츠의 색소폰을 확실히 받쳐줍니다. 부룩마이어는 게츠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이 실황 이후 제리 멀리건 밴드로 이동합니다. 수록곡은 실황이 대부분이나 공연 후 두 곡을 스튜디오 녹음으로 진행하었습니다. 드럼과 베이스 워크도 좋으며 총 70분의 쿨한 사운드가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1955: Hamp and Getz
게츠가 1953년 디지 질레스피와 <Diz and Getz>라는 수작을 녹음하였습니다. 2년 뒤 재즈계의 대선배이자 스윙 시대를 풍미한 밴드 리더 겸 비브라폰 주자인 라이오넬 햄프톤과 협연?
어찌 보면 상당히 이질적인 조합처럼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햄프와 게츠는 새로운 사운드의 연출 그리고 자유로운 생각을 통한 음악적 접근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이 작품이 색다르지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비브라폰이 들려주는 타건 그리고 앙증맞고 경쾌한 사운드.
여기에 게츠가 신속하게 화답합니다. 약간의 적은 음량으로 부드럽고 자유롭게.
섹스텟 구성이며 셸리 맨이 드럼을 맡고 있습니다.
1957: Stan Getz and J. J. Johnson at the Opera House
트롬보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제이 제이 존슨은 트롬본의 연주 방식을 개혁하여 독주 악기로의 길을 연 뛰어난 비밥 플레이어입니다. 이 앨범은 노만 그란츠가 기획한 재즈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이벤트 중 하나인 JATP(Jazz At The Philhamonic) 실황입니다. 1957년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친 JATP 공연은 각각 시카고(시빅 오페라 하우스, 스테레오 녹음)와 LA(쉬라인 오디토리엄, 모노 녹음)에서 열립니다. 이 두 공연을 합친 음반인데 출연진이 슈퍼 세션 그 자체입니다. 피아노의 비르투오소인 오스카 피터슨,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멤버인 베이스의 레이 브라운(엘라 피츠제랄드의 전남편)과 기타의 허브 엘리스, 모던 재즈 쿼텟의 드러머인 코니 케이. 섹스텟 구성의 오페라 하우스 연주.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1958: Stan Getz and the Oscar Peterson Trio
1957년 10월 10일.
LA에서의 JATP 콘서트를 마친 게츠는 3일 후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와 <Stan Getz and the Oscar Peterson Trio>를 녹음합니다. 이 조합은 버브를 설립한 프로듀서 노만 그란츠의 아이디어입니다. 삼일 전 라이브 공연을 같이 한 게츠와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 이들의 합은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수준 높은 연주는 스탄 게츠로 하여금 가장 즐거웠던 녹음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앨범 사진을 보면 버브의 '실버 콜렉션'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버브의 앨범을 감상하는 경우 이 콜렉션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게츠의 1950년대 연주는 정제된 쿨 재즈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많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은 그의 위치를 가늠케 합니다.
1960년대로 접어드는 게츠. 그의 음악은 어떻게 변할까요?
보사노바 작품들
1960년대에 접어들면 게츠의 작품에 변화가 생깁니다.
1961: Focus
1961년 7월 녹음한 앨범 <Focus>는 이전 작품과 차이를 보입니다.
먼저 스윙 시대 작곡가인 에디 사우터가 전곡을 작곡 및 편곡하였고 허쉬 케이가 지휘합니다. 편성은 재즈 쿼텟(테너 색소폰, 피아노, 베이스, 드럼)에 보자르 쿼텟이 참여한 현악 앙상블로 구성됩니다. 이렇게 재즈와 클래식이 합쳐진 형태의 장르를 서드 스트림이라고 합니다. 또한 게츠가 들려주는 쿼텟 연주는 쿨 재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 초반은 게츠의 음악 세계에 있어 가장 뛰어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2: Jazz Samba
1962년 2월 녹음한 스탄 게츠의 보사노바 작품.
미국 전역의 보사노바 붐을 일으킨 앨범.
본격적으로 게츠가 보사노바의 길로 들어섭니다.
동반자는 보사노바의 대표적인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입니다. 구성은 테너 색소폰, 기타, 베이스, 드럼의 쿼텟입니다. 수록곡은 6곡이며 찰리 버드의 오리지널 1곡을 제외하면 전곡이 브라질 음악입니다.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앨범이자 게츠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Jazz Samba>는 모든 곡이 보사노바로 채워진 첫 미국 연주자 앨범이 됩니다. 협연한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는 게츠에게 보사노바를 소개해 준 인물입니다.
1962: Big Band Bossa Nova
게츠의 첫 보사노바 앨범 <Jazz Samba>의 열풍 그리고 후폭풍. 게츠는 몇 개월 후 두 번째 보사노바 앨범을 녹음합니다. 이번에는 15인 구성의 빅밴드 형식이며 지휘는 당시 28세의 게리 맥파랜드가 맡았습니다. 이전 앨범과의 큰 차이는 콤보가 아닌 빅밴드이기도 하지만 수록곡의 절반이 맥파랜드 곡입니다. <재즈 삼바>와 <빅 밴드 보사노바>를 비교하며 감상하시면 더 즐겁습니다. 두 보사노바의 대성공 이후 1963년 2월 게츠는 <Jazz Samba Encore!>를 녹음합니다. 그리고 3월에 브라질 뮤지션들과 역사적인 녹음을 하게 되는데...
1964: Getz/Gilberto
1963년 3월 이틀간 녹음한 <Getz/Gilberto> 앨범은 재즈 역사에 길이 남는 보사노바의 명작이자 재즈 역사를 장식한 명반입니다. 재즈 음반사에 있어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이지 베스트셀러로 남아 있는 작품입니다. 스탄 게츠(테너 색소폰), 주앙 질베르투(기타, 보컬),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피아노), 아스트루지 질베르투(보컬)의 아름다운 연주와 노래. 주앙 질베르투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방은 보사노바의 아버지라 불립니다. 여기에 보사노바의 여제 아스트루지 질베르투의 무심하면서 앳된 영어 노래...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표현 불가의 궁극의 보사노바 작품!
1964: Getz/Gilberto #2
1964년 3월 발표한 <Getz/Gilberto>의 토네이도가 재즈계를 휩쓸어 버립니다. 보사노바를 창조한 두 명의 뮤지션, 주앙 질베르투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 그리고 보사노바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아스트루지 질베르투 신드롬. 게츠는 같은 해 5월 22일 뉴욕의 카페 아우 고 고에서 아스트루지 질베르투와 라이브 연주를 하는데 바로 <Getz Au Go Go> 음반입니다. 또한 10월 9일 카네기 홀 실황이 있었는데 이 앨범이 <Getz/Gilberto #2>입니다. 주앙 질베르투의 기타와 보컬은 여전히 빛을 발합니다. 여기에 아스트루지 질베르투의 보컬 그리고 게리 버튼의 비브라폰이 그 빛을 더 영롱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1962년부터 시작된 게츠 주도의 보사노바는 1964년까지 미국 전역을 강타합니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보사노바에서 탈피한 게츠를 볼 수 있을까요?
보사노바 이후 작품들
1960년대 초반.
The Sound의 보사노바 리더십.
그리고 브라질 보사노바의 창시자들 및 주요 뮤지션들과의 일련의 공연 및 녹음.
보사노바를 개척한 미국 재즈 뮤지션 게츠.
그러나 사생활은 이와 정반대였습니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가족과의 불화와 단절.
게츠는 화려한 명성만큼이나 너무나 큰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1964년 이후 게츠는 보사노바에서 방향을 선회합니다.
그렇지만 이후 수년간 그의 앨범과 실황에는 보사노바 작품이 한 곡 이상 선곡되어 연주됩니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중년에 접어든 뮤지션의 연주를 보여줍니다.
1967: Sweet Rain
1967년 3월 쿼텟으로 녹음한 앨범입니다. 총 5곡이며 칙 코리아,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 디지 질레스피, 마이크 깁스의 작품을 선곡하였습니다. 앨범 타이틀곡 "Sweet Rain"은 재즈 작곡가인 깁스 원작입니다. 칙 코리아의 피아노, 론 카터의 베이스, 그리고 그레디 테이트의 드럼. 이들의 연주는 보사노바 시기의 게츠 그리고 그 이전의 쿨 재즈와 다른 접근을 시도합니다. 코리아의 피아노가 도드라지며 여기에 소울 재즈를 지향하는 테이트의 드럼도 매력적입니다.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1971: Dynasty
1960년대 후반 이후 게츠의 음악은 보사노바를 점진적으로 벗어나면서 주요 뮤지션들과 새로운 사운드로의 접근을 시도합니다. 1967년 발표작 <Sweet Rain>이 그 예로 칙 코리아가 참여하여 밥(혹은 쿨)과 다른 그렇다고 퓨전도 아닌 연주를 들려줍니다. 1970년 6월. 파리에서 테니스 챔피언십을 관람한 게츠가 블루 노트 클럽에 우연히 방문합니다. 당시 파리는 재즈가 침체된 상황이었지만 클럽에서 멋진 스윙 연주를 하는 트리오를 본 게츠는 이들과 쿼텟으로 연주를 기획합니다. 스탄 게츠, 에디 루이스의 오르간, 르네 토마스의 기타, 그리고 베르나르 뤼바의 드럼 편성으로 1971년 1월 및 3월 런던 재즈 클럽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게 되는데 그 앨범이 바로 <Dynasty>입니다.
쿼텟은 훌륭한 색다른 재즈를 선사합니다. 타이틀곡 "Dynasty"는 루이스 작곡이며 대부분의 작품은 이 파리 트리오가 작곡하였습니다.
1983: Line for Lyons
1983년 2월 18일, 스톡홀름에서의 라이브 연주로 쳇 베이커가 세션으로 참여합니다. 사실 쳇 베이커가 스탄 게츠 쿼텟을 초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쿨 재즈를 주도한 게츠와 베이커의 협연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앨범명이자 대표곡 "Line for Lyons(리옹을 위한 행렬)"은 제리 멀리건이 작곡하였습니다. 여기서 리옹은 몬터레이 재즈 페스티벌을 만든 지미 리옹(1958~1999)을 지칭합니다. 쳇 베이커의 레퍼토리인 "라인 포 리옹"은 베이커의 여러 앨범에 등장합니다. 두 쿨 재즈 아티스트의 관악기 연주는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둘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1991: Serinity
1987년 7월 6일 코펜하겐 몽마르트 재즈 클럽에서의 실황.
스탄 게츠(ts), 케니 배론(p), 루퍼스 라이드(b), 빅터 루이스(d)
이 공연은 몇 년 뒤 두 장의 앨범으로 발표됩니다.
1989년 <Anniversary!> 그리고 1991년 <Serenity>
케니 배론은 스탄 게츠를 1970년에 만납니다. 당시 게츠는 <Dynasty>의 쿼텟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이후 케츠와 배론의 만남 그리고 배론이 게츠의 마지막 연주 파트너가 됩니다.
1991: People Time
1991년 3월 3~6일, 코펜하겐 몽마르트 재즈 클럽에서의 실황.
스탄 게츠(ts)와 케니 배론(p)의 듀오 작품.
1990년 여름 케츠와 배론이 유럽 투어를 하였고 여러 사람이 듀오 녹음을 제안합니다. 그 결과 듀오작이자 게츠의 마지막 앨범이 만들어집니다.
1987년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게츠.
그의 연주는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영혼을 떼어내며 혼신의 힘으로 색소폰을 붑니다. 더 사운드라는 별명답게 여전히 아름다운 사운드를 연출하는 작품입니다. 게츠는 이 실황 공연 후 3개월 뒤인 6월 6일 영면합니다. 향년 64세.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