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1990년 이후 주요 재즈 영화 다섯 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재즈 영화 10선: 하편
영화명, 개봉연도
주연, 감독, 평점(IMDB, 2023년 10월 7일 기준), 해설
Mo’ Better Blues 모베터 블루스(더 나은 블루스), 1990
주연: 덴젤 워싱턴, 웨슬리 스나입스, 스파이크 리
감독: 스파이크 리
평점: 6.7
스파이크 리 감독, 덴젤 워싱턴의 명연기, 1990년대 국내를 강타한 그 음악
1980년대 <She's Gotta Have It(그녀는 그것을 좋아해)>, <Do the Right Thing(똑바로 살아라)> 등으로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이었던 리가 출연, 각본, 제작, 감독 역할로 1990년 발표한 영화입니다. 베이시스트 겸 작곡가인 스파이크 리의 아버지 빌 리가 주제곡 "모베터 블루스"를 작곡하였고 브랜포드 마살리스도 몇 곡에 참여하였습니다. 연주는 브랜포트 마살리스 쿼텟(색소폰: 브랜포드 마살리스, 피아노: 케니 커클랜드, 베이스: 로버트 허스트, 제프 테인 와츠: 드럼)이며 "모베터 블루스"의 트럼펫 연주는 테렌스 블랜차드입니다. 덴젤 워싱턴이 분한 주인공 블릭은 트럼펫 연주자로서의 길을 접고 인디고와 가정을 꾸리게 됩니다. 태어난 아이가 블릭을 따라 트럼펫을 연주하게 되는데 아들 이름이 마일즈입니다. 스파이크 리가 위대한 트럼피터 마일즈 데이비스를 염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영화의 경우 국내에서 음악이 더 인기 있었던 작품입니다. 1990년대 길거리에서 모베터 블루스가 여기저기 흘러나왔습니다.
Kansas City 캔자스 시티, 1996
주연: 제니퍼 제이슨 리, 미란다 리처드슨, 해리 벨라폰테
감독: 로버트 알트만
평점: 6.3
캔자스 시티의 재즈를 엿볼 수 있는 작품, 해리 벨라폰테의 갱스터 연기
1989년 <Last Exit to Brooklyn(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한 리. 1950~1960년대, 부모님의 고향 자메이카의 음악 칼립소를 대중화시켜 전성기를 구가한 싱어 겸 배우 해리 벨라폰테(1927~2023). 1930년대 대공황 시절 캔자스 시티는 콜맨 호킨스, 레스터 영, 벤 웹스터 등이 활동하던 곳이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속에 헤이 헤이 클럽을 운영하는 갱단 두목 셀덤 씬(해리 벨라폰테), 좀도둑의 와이프 블론드 오하라(제니퍼 제이슨 리), 거물 정치인 헨리 스티톤(마이클 머피)과 그의 와이프 캐롤라인 스티톤(미란다 리처드) 등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이 영화 음악은 상당한 수준을 자랑합니다. 1930년대 캔사스 시티에서 활동한 재즈 거장들의 연주를 대신하여 뛰어난 후배 뮤지션들이 이 영화 사운드트랙에 참여했습니다.
레스터 영: 조슈아 레드맨
콜맨 호킨스: 그레이그 핸디
벤 웹스터: 제임스 카터
메리 루 윌리엄스: 제리 알렌
Chico & Rita 치꼬와 리따, 2010
주연(목소리): 이만 조 오냐, 미냐 메네시스
감독: 토노 에란도, 하비에르 마리스칼, 페르난도 투르에바
평점: 7.2
쿠바 아바나 그리고 미국 뉴욕을 연결하는 재즈와 사랑
이 애니메이션은 정교하거나 세밀한 스케치를 하지 않습니다. 윤곽과 색상 위주로 스토리텔링과 음악 그리고 당시의 분위기를 묘사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만일 실사였다면 라라랜드 느낌이 조금은 더 들었을지도 모릅니다만 이 영화는 쿠바의 골든 에이지였던 1948년을 시작으로 시대적인 상황에 옴짝달싹 못하는 연인들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재회를 긴장감있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주인공 치꼬는 재즈 피아니스트, 리따는 재즈 싱어로 나옵니다. 이 영화를 받쳐주는 재즈곡들은 디지 질레스피, 콜 포터, 설로니우스 몽크, 베보 발데스 등의 작품입니다. 이 견우와 직녀는 오작교를 건너 어떻게 만나게 될까요?
Whiplash 위플래쉬, 2014
주연: 마일즈 텔러, 제이 케이 시몬스
감독: 다미엔 체즐
평점: 8.5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재즈 드럼 연주 그리고 명연기!
이 영화는 개봉이 한참 지나 비행기 안에서 봤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빨려들어가는 시퀀스. 텔러의 실제 드러밍과 실감나는 연출. 정서적 채찍질(위플래쉬)로 학생들을 다루는 시몬스의 미친 연기. 주인공 앤드류와 플레쳐의 사제지간을 이탈한 학대, 집착, 광기, 경쟁, 그리고 복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면서 빅밴드의 구성, 솔로이스트의 역할, 멤버들의 상호작용, 지휘자의 중요성 등을 골고루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제자들을 무한 경쟁에 극한으로 밀어넣는 플레쳐 교수역의 시몬스는 이 영화로 2015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쥡니다. 이견이 없는 결과였습니다. 그는 라라랜드 등 여러 작품의 조연역으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서 제임슨 역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도 인생작은 위플래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텔러는 이 영화 이후 <판타스틱 포>와 <인서전트(반란자)>에 출연했으나 주목을 받진 못했습니다.
Miles Ahead 마일즈 어헤드, 2015
주연: 돈 치들, 이마야치 코리네알디, 이완 맥그리거
감독: 돈 치들
평점: 6.4
돈 치들이 연기하고 감독까지 맡은 마일즈 데이비스
재즈 역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마일즈 데이비스. 잘 만들어진 2021년 다큐멘터리 영화 <라운드 마일즈>에 이르기까지 그의 족적을 따라갈 수 있는 영화는 꽤 됩니다. 배우이자 감독인 치들은 범죄 영화에 조연으로 자주 출연하였고 공동 제작한 2004년 영화 <크래쉬>에서 비중있는 연기를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했던 이 작품은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을 쓸어버립니다. 이후에도 배우로서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는 치들은 감독이자 작곡과 노래를 하는 색소포니스트이기도 합니다. 2015년 영화 <마일즈 어헤드>에서 마일즈 데이비스를 연기하고 감독한 것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데이비스의 화려한 의상, 헤어 스타일, 거친 목소리 등은 싱크로율이 매우 높습니다. 연주자인 그이기에 트럼펫을 든 모습도 자연스럽습니다. 이 작품은 감독인 치들의 첫 번째 영화입니다. 데뷔작치곤 잘 만들었습니다.
상하편에서 재즈 영화 열 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음악과 영화는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재즈를 좋아하시는 님들이라면 재즈가 삽입된 영화가 더욱 와닿을 것입니다. 또한 재즈 거장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역사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래에 멋진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찾아 보시면 좋겠습니다.
재즈 거장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설로니우스 몽크: Thelonious Monk: Straight, No Chaser, 1988
쳇 베이커: Let's Get Lost, 1988
니나 시몬: What Happened, Miss Simone?, 2015
빌 에반스: Bill Evans: Time Remembered, 2015
존 콜트레인: Chasing Trane: The John Coltrane Documentary, 2016
리 모건: I Called Him Morgan, 2016
엘라 피츠제럴드: Ella Fitzgerald: Just One of Those Things, 2019
퀸시 존스: Quincy, 2018
마일즈 데이비스: 'Round Miles: A Miles Davis Documentary, 2021
모두 감상할 가치가 있는 다큐멘터리로 시대를 이끈 아티스트의 인생과 작품을 같이 활동했던 뮤지션들이 출연하여 함께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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