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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nomous Brand

Non-Verifiable을 Verifiable로 바꾸는 여정

by 김윤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할인해서, 어떤 프로모션에 넣어야 할까.”


지난 몇 달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한 질문이다.

결국 이 질문은 두 가지 근본적인 고민에서 비롯된다.


1. 예측 가능한 프로모션 : 앞으로 진행할 프로모션이 얼마나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까?

2. 최적의 의사결정 : 제품, 가격, 채널면에서 더 나은 선택지는 없을까?


브랜드를 운영하며 이 두 질문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대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직관에만 계속 의존할 수는 없지 않는가. (일단 근거가 없으면 궁금하고 조금 짜증이 나는 게 나의 특성이다..)


처음엔 내가 브랜드 운영에 무지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브랜드를 운영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황은 매한가지였다. 다들 귀납적으로 쌓인 감에 의존하여 판단을 하고 있었고, 그마저도 담당자가 바뀌면 원상태가 되었다. 혹시 내가 무지렁이 그런 것이라면 꼭 가르침을 주시면 좋겠다.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돕는 백오피스 툴을 밤마다 틈틈이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노정석 대표님은 이미 스타트업 업계의 레전드이시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영상 속 두 키워드였다.

1. Non-Verifiable

2. Autonomous Brand


생각해보면 현재의 브랜드 운영에는 Non-Verifiable한 영역이 수도 없이 많다. 프로모션은 단지 한 사례일 뿐이다. 브랜드 운영 전반에는 여전히 직관적,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근거 없이 이뤄지는 결정이 너무 많다.


이걸 하나씩 Verifiable, 즉 검증 가능한 것으로 바꿔주는 Closed Loop Feedback System을 만든다면?


어느 순간 최종 결정과 판단만이 인간에게 남게 되지 않을까. 브랜드는 거의 스스로 굴러가게 되지 않을까.

이를 노정석 대표님은 Autonomous Brand 라고 하는 것 같다. 지금 만들고 있는 백오피스 툴이 그 변화의 어설픈 시작점일 수 있지 않을까. (계속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브랜드 운영에만 적용되는 말일까? 그럴리가.


“취업이 아닌 창업을 하고 싶어요.“


얼마 전 AI 개발자 취업 멘토링 중, 한 수강생이 한 말이다. 취업을 목표로 한 캠프라고 알고 있었기에 의외였다. 알고 보니 그분은 영화 산업에서 오래 일하다가 그만두고 캠프에 참가했다고 했다.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화 시나리오를 쓸 때 대부분 ‘감’ 에 의존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같은 장면을 두고 문장1과 문장2 중 무엇이 더 나은지 결정할 때, 대개는 직감이나 위계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 직관적 판단의 한계를 넘어보고자 캠프에 들어왔다고 했다. 데이터 기반으로 흥행에 도움이 되는 문장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 함께.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말했다. “그거 정말 말이 되네요.”


이외에도 모든 산업과 도메인에 Non-Verifiable 한 영역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노정석 대표님 말대로, Non-Verifiable을 Verifiable로 바꿔주는 Closed Loop Feedback System을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우연찮게 이 글을 접했는데 Autonomous Brand 혹은 Non-Verifiable 한 영역을 Verifiable 하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는가? 꼭 대화하고 싶다. 미래를 상상하고 이를 현실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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