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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Sep 17. 2021

아이유 언니의 핑크 기타

예쁘고 멋있으면 언니! 아이유 언니!!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 삽니다]-이지니 작가님 글쓰기 강의를 들으며 제가  써본 글 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9년 전 나의 생일!

남자 친구에게(현 남편) 받은 핑크 기타 썰을 풀어 보려 한다.(일명 아이유 기타)

점점 나의 생일이 다가오고 남자 친구의 초조 해진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무얼 사주지? 무얼 사줄까?’ 고민 가득한 눈빛으로 나에게 넌지시 돌려 물어 물어

‘대체! 너는 무슨 선물이 필요하냐고!!’ 란 메시지를 텔레파시로 보내는 남자 친구에게

나 또한 돌려 돌려

“오빠~! 요즘 아이유가 핑크색 기타 치고 방송에서 노래 부르는 게 그렇게 예쁘더라!!”라고 말해도

“아 그래~!!! (근데 대체 너의 생일 선물로 무엇을 원하니?)”라며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래서 결국 나는 “그래서~! 나도 아이유처럼 핑크색 기타를 쳐보고 싶네!” 란 대답으로

나의 30번째 생일날 아이유 핑크 기타를 받게 되었다. (아이유 것만큼 비싼 기타는 아니다! 단지 색깔이 핑크색이라는 게 포인트임!)

 

 생일날, 선물을 받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눈빛과 표정으로),


 “오빠 뭐야 뭐야 ~! 너무 기타 배워보고 싶었는데 감동이야! 게다가 이렇게 예쁜 핑크색이라니! (글썽글썽) 넘 너무 고마워요♡”  


아이유처럼 벤치에 앉아 다리를 척~! 꼬고 싱어송 라이터가 되는 상상을 하며, 선물로 받은 기타를 어깨에 메고 집으로 멋있게 걸어갔다. (그날만큼은 나도 싱어송 라이터였다)


그러곤 빛깔도 이쁜 핑크색 기타를 형광등 조명에 이리저리 돌려가며 여러 각도에서 찰칵찰칵~!


포커스를 줌으로 당겨 사진을 몇 십장을 찍고는 드디어 한 장의 사진을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한 듯 시크하게 싸이@@에 올리고(기타 갬성이 가득한 이불 킥 수준의 감성 글귀와 함께) 잠이 들었다.




그러곤 다음 만남 ~!

“기타 연습은 해봤어요? 조금 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질문에 그날 밤, 두 번째로 기타를 끄집어 들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기타 악보를 보며 팅팅팅~ 쳐보다가 괜히 조율 좀 해보다가(사실할 줄도 모른다;)

아, 뭔가 어렵다. 다시 조심스레 가방 속으로 넣었다.

그러곤 그 후로 두어 번쯤 기타를 뺏다가 넣었다가

그 영롱한 핑크색 기타는....

더 이상 빛을 보지 못한 채,

우리 신혼집 서재로 안착하였다.




 신혼 초 신랑이 서재방을 들락거리며 기타가 눈에 보였는지 물어봤다.


“여보! 기타 이제 좀 칠 줄 알아요?”

 “아~! 아니요, 그게 조금 연습해봤는데 어렵더라고요! 여보가 좀 가르쳐 줄래요?” 


그러고는 신랑과 함께 G코드-C 코드-F코드...


“아 어렵다;; 여보 오늘은 여기까지만...”  

“여보 솔직히 말해 봐요. 기타 받고는 한 번도 쳐 본 적 없죠?!”


라며 배시시 웃는 그대의 미소는 나의 가슴을 훅~! 하고 찔렀다.


“아니, 아니.... 좀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아하하~! 그리고 내가 바빠서 시간이 안 나서 그렇지 내가 맘만 먹으며 치는데,,,  하... 참.... 요즘 왜 이렇게 바쁘던지...”

라며 여보가 출근하면 집에 있을 때 연습을 해보겠노라며 약속했건만 그 약속은 두 아이가 태어난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다.



 

첫 아이가 생기고 핑크 기타는 먼지만 쌓인 채 아이의 장난감 방으로 이동하였다.

아이가 아장아장 걸으며 “엄마 이거.. 모~~~ 야?” 라며 꺼내 달라고 하였다.

“응~! 이건 말이지 아빠가 엄마에게 선물한 기타란다~! 호호호” 라며 꺼내 주자 아들은 기타 줄을 거문고 뜯듯 신나게 줄을 당기고 북처럼 두드리며 두어 번 놀았다.

그리고 다시 아이의 장난감 방구석으로 안착하였다.     


그 후 태어난 둘째가 또 어느 날 아장아장 걸으며 저~기 구석에 있는 기타 가방을 끄집어 끌고 나왔다.

“어머어머~! 이 먼지 좀 봐~! 이걸 어찌 꺼냈니?”라며 다시 넣으려 하자, 기타 가방을 열어 달라 떼를 쓰는 통에 기타를 꺼내 주자 몇 년 전 큰애처럼 줄을 뜯고 기타 통을 두드리며 한 두어 번 놀다가.. 그 기타는 이제...

뒷 베란다 창고로 안착하였다.   

   



그래도 내가 그 기타에게 주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있다면, 곰팡이가 피지 말라며 여름엔 제습제를 넣어주고, 가방 문도 열었다가 닫았다가, 또 이리저리 방향을 돌려가며 세워주며 관리하고 있다.


그 기타를 볼 때마다 마음속으론

‘핑크 기타야~!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마음을 안 먹어 그렇지! 내가 맘만 먹으면.... 아이유 언니..처럼..!’ 

이라고 생각을 되뇐다.


 아!! 그러곤 최근에 또 눈에 들어온 악기가 생겼는데..


 “여보~여보~~! 티브이를 보니 어느 연예인이 칼림바라는 악기를 치더라요~!


"......"

"소리도 너무 예쁘고 쉬워 보이던데~!"


 "......"


여보!!! 여보?????!!

내 말 듣고 있어요????”     


 "......"


큰아이가 북처럼 두들기던 시절!


그래서.. 결국... 구매한 칼림바입니다.!!!   이것도.. 지금 울 큰애가 잘 치고 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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