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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Oct 13. 2021

여보 꺼 사요~! 여보 꺼!


육아는 아이템빨!

큰애 낳고서 그렇게나 육아 아이템에 목숨? 시절이 있었다.

도 그럴 것이 친구들이 그 맘쯤 결혼해서 비슷하게 육아를 하기도 했고,

(그래서 여러 아이템들이 장점이 다면, 나도 기꺼이  편리함에 합류를 하고 싶었다)


또한 평소 저질? 체력에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한 게 아니라서,

나에게 조금이라도 자유와 쉼의 여유가 주어지는 육아 템들이라면 나의 귀를 솔깃~! 하게 해서 기억해 두곤 했다.


소소한 것들은 몰래몰래 사곤 했는데,

(남편은 뭘 사도 이야길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아닌데.. 참 이상한 심리였다,  그냥..!! 왠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돈 안 벌고 남편 돈으로 산다는 자격지심? 그래! 그쯤으로 해두자!  아니지~! 나는 출산과 육아 중인데! ㅡ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중)


여하튼,  어느 날, 나에게 큰 자유를 준다는 덩치 큰(?) 육아 아이템들을 주변 육아 동지들에게 추천받았다.


대박대박 어머 저건 꼭 사야 해~~~!

에게 휴식을 주리라!!!

다음이미지 펌ㅡ저건 꼭 사야해-


근데 큰 육아용품들이라, 이건 몰래 사도 들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이야길 했다.


''여보 여보!!  우리 1호 좀 더 크면 에너지 뿜 뿜이라..

(사진을 보여주며)

이런 거 있음 그렇게나 좋아한대요!

(결코 나의 육아가 편해지는 장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점퍼루-러닝홈-쇼서-----쿠@ 이미지 펌-


 반응 없이  사진을 보다가 가격을 물어보고는;;



''1호 금방 클 텐데.

 돈으로 여보 꺼 사요! 여보 꺼~!!''


라는 남편의 반응에..

놉!!!이라는 대답을 아름답게? 포장한 결과를 받았지만,

내 것 사라니.. 왠지 기분 만큼은 썩 나쁘지 않은 거절이었다.


그렇게 나는

1호의 장난감도

안 사고

내 것도 사지 못했다.





결혼 전 브랜드 아이템들을 내가 버는 수준에서는 종종 구매하곤 했다.

그런데 결혼 후 일도 안 하고, 갈 곳도 없고, 살도 찌니,사지 않고

심지어는 결혼 전 장만했던 아이템들을 파는 재미가 쏠쏠했다.(결혼 전 괜찮은 아이템들을 사두면 결혼 후 하나씩 팔면 생활에 좀 보탬이 된다!)


 애를 낳고 보니..

나는 못 입고 못 먹어도 아이에게 만큼 좋은 거 주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랄까?

그렇게 1호의 아이템들이(모자, 신발, 스카프빕, 양말, 외출복, 내복 등등) 내 눈에 들어왔다!


대박대박 어머 저건 꼭 사야 해~~~!


그중  돌 전후 아가들이 입으면 그렇게나 폼이 나는, 브랜드 트레이닝 세트를 입히고 싶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살포시 이야기를 했더니...


''1호 금방 클 텐데.

 돈으로 여보 꺼 사요! 여보 꺼~~!!''



하......

그렇다. 또 내 것을 사란다.

(트레이닝 세트를 사지 말란 말씀이지요~!)


그렇게 나는

1호의 옷도

안 사고

내 것도 사지 못했다.







드! 디! 어! 나의 것을 살 날이 왔다.


남편과 아웃렛 매장 1층을 도는데, 유난히 비비드 하게 이쁜 코발트 블루 재킷이 내 눈에 쏙 들어왔다.


ㅡ다음 코발트블루 자켓  펌-


"여보! 저 재킷 너무 이쁘다! 나 저거 살래요!"


늘.. 검정, 먹색, 네이비만 입는 아내가 무슨 바람이 불어 코발트 블루 재킷을 골랐는지 의아? 했는지, 일단 한번 입어보라고 흔쾌히 나에게 권한다.

재킷을 입고 나왔는데 남편의 표정은 썩 좋지 않다.


한 바퀴 둘러보고 온다고 점원에게 이야기하며 빠져 나왔다.


남편에게 영문을 물으니,


너~~~ 무  
저렴해 보이고
 핏이 이쁘지 않아요!ㅜㅜ

(아하하하 하학핚 하라학하 랗랗라할하랗아항ㄹ;;;;;ㅋㅋㅋ)


1층 말 위층에 가면  더 좋은 옷이 많을 테니 위층 가서 한번 더 옷을 보자는 남편...


그렇다.


그렇게 나는

1층의 옷도 안 사고

위층의 옷도

사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보니, 남편의 말이 맞긴 했다.


남편은 못내 사주지 못한 장난감이 맘에 걸렸는지, 아파트 입구를 지나려는데 누군가가 막 분리 수거함에 버리려는 '러닝홈'을 주워 와서는(겉은 아주 멀쩡 했는데 불이랑 소리가 안 나서 버리려 했던 것 같다) 2시간을 끙끙대며  분해해서 소리와 불빛이 반짝반짝 들어오게 고쳐 놓았다.


그리고 용수철이 하나 빠진 점퍼루를 내가 맘 카페에 드림을 받아왔더니, 케이블 타이로 그 빠진 용수철을 일일이 연결하여 어른이 앉아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다.


정말로 그것들은 1호가 아주 잠깐 걸어 다니기 직전까지 찰나만 '빤짝' 이용하긴 했다.

(그러곤 집이 좁아 얼른 치웠다)


그리고 내가 입히고 싶다던 브랜드 트레이닝 세트를 언니가 선물로 주었는데,  감고 돌아서면 1킬로씩 몸무게가 점핑하는 울 1호에겐 아주 찰나만 '빤짝' 입었던 아까운 옷이긴 했다.

(뽕을 뽑지 못했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도

맞다,


나하고 어울리지 않는

저 비비드 한 코발트 블루 재킷을 이쁘다는 이유로 샀다면....... 헙!!

나는 다음 날부터 당장

 옷을 입지 않았으리라!





아이것을 말고  나의 것을 사라는

남편의 말은 진심이었을까?

내가 그러면 두 개다 안 산다는 것을 알았던 것 이었을까?

 

사실..

지금도 그때의 남편의 진심을 알지 못한다.

(물론 전자이길 바란다)


하지만,

남편은 나의 기분이 나쁘지 않게 나의 물욕을 달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결혼 , 인터넷 쇼핑에 한창 빠져서, 택배 10개가 우연히 하루에 다 같이 도착한 적이 있었는데;;

(분명 시간차 공격으로 시켰건만!)

그때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아 가면서도 반항하듯 계속 쇼핑을 질렀던 시절이 있었다.




정녕...

남편 어찌 나를 잘 안 것일까?

엄마와는 반대로 나를 길들이는 방법을, 그대는 어찌 그리 빨리 알게 되었을까?


그것은 참.. 지금 생각해도

미스터리하다.



그리고 언젠간 남편의 말을 실행? 시킬 타이밍을 찾고 있다.


아이들것이 아닌,


저렴한 것이 아닌,


비싸고 좋은,


나의 그 어떤 것을 구매할, 그 언젠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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