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는 장사

엄마의 추석 이야기

by 반짝반짝 빛나는


딸(엄마)의


엄마 돌아가시고 처음 보내는 한가위
휴대폰 알림음이 정적을 울려대서 들여다본다.

동네, 교회 , 엄마와 나의 함께인 지인들
심지어 친정오빠 올케언니들 까지도
내가 엄마 생각에 기운 없이 있을까 봐 안쓰러운지..
먼저 안부를 물어보신다.
죄송스럽게도...

지난 명절까지는 오빠네, 동생네 가족,
모두 엄마를 뵈러 울 집에 온다.

빈손으로 오지 않는다.

음식 장만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데,
여전히 돈 봉투는 엄마 품 속에
손해도 이만 저만한 손해가 아니다.

하루 종일 가족들, 명절 손님 치레에 힘들 때면,
상대적 빈곤(?)이 나를 엄습해 온다.
그러면 엄마께 짜증도 낸다.

그래도 엄마는 돈 봉투 두께만큼
여유가 있어, 다 받아주신다.

엄마가 안 계신 지금

손해는 봐도 그때가 그립다...!



외손녀(나)의 글




엄마!! 미안해!

이번 명절엔 시댁만 가야 할 것 같아..!



아냐 아냐~! 엄마 바쁘다.
서울 막내네 가족(엄마의 남동생)도 오고,
큰오빠(큰외삼촌), 셋째 오빠네 조카, 손자들도 오고.
암튼 안 와도 된다. 안 와도 된다.
시댁 가서 잘해! 시부모님께 잘하고.


늘.. 명절 때마다 바쁜 엄마는

경기도로 이사를 간 작은딸이 들를 때마다,

삼각 꼭짓점을(경북ㅡ경남ㅡ경기도) 찍는 게

안쓰러워 그러신 건지..

딸의 안부는 정말 궁금하지 않으신건지,

않는 척 하시는 건지


아님,

며느리가 된, 딸 가진 엄마로서

눈치를 보시는 건지


그리 그리도

친정은 오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신다.



늘.. 외할머니 손님, 가족 치레에 더 바쁘셨던

울 엄마는

(아! 물론 엄마의 가족이니.. 오해는 금물!)


할머니께서 안 계신 첫 명절엔

우리가 생각이 난 건지

우리를 맞이 할 여유가 생기신 건지


명절이 되기 몇 주 전에

우리의 일정을 말씀드렸는데도

몇 날 며칠을 전화가 와서는 물어 보신다.


정확히 며칠에 온다 그랬노?
몇 밤 자고 간다 했노?


그러곤 정말 오랜만에 작은딸이 막상 오니,

또 잔소리에 잔소리를 하신다.


시댁 가선 안 이러지?
으구. 내가 못 산다~
시부모님께 늘 잘 해야 한다!


분명

한 밤 자고 다음날

점심 먹고 천천히 시댁엘 가면 된다고

아침에 늦잠 잘 거라고

그리 그리 말씀 드렸는데도,


아침 댓바람부터

나를 깨워 대며

잔소리를 또 시작하신다.

어서 일어나라, 일어나!
빨리 아침 먹고 시댁 가야지~!


잔잔한 강이 흐르는.. 엄마와 외할머니의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