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뽑은 내 자가용!

엄마의 새 자동차 이야기

by 반짝반짝 빛나는



(엄마)의 글



차 없이 다닐 수 없는 직장이기에
남편이 차 한 대를 뽑아줬다.

나보다 엄마가 더 기뻐하시며,
차 가격 20%를 내 손에 살포시 쥐어주신다.
남편은 모른다.
알면 내 돈이 될 수 없기에

'비상금이 생겨서 횡재다!'


엄마는 그 지분을 믿고,
나에게 당당히 요구하신다.
매일 새벽 기도회, 수요 기도회, 주일예배,
모셔다 드리기...

바쁠 땐 한 번쯤 빠질 수도 있겠는데
엄마에겐 교회가 제1순위라,
빈틈이 없다.

'엄마 체력 따라잡기 정말 힘들다!'



그다음으로 요구하신 건, 엄마의 친정 나들이.
왕복 140킬로 기름값에, 또 빈손으론 갈 수 없다!

외삼촌 외숙모 용돈까지 챙겨 드리면,
저 깊은 곳에 무엇인가 스멀스멀 가슴을 지나, 목구멍에서 입으로 올라온다.



제일 힘든 업무는
동네 길거리 버려진 빈병을 모아서는,
고물상에 데려다 달라하신다.

새로 뽑은 내 차에 고물 싣는 것도 싫은데,
허름한 고물상 안으로 들어가자 하신다.

''엄마!! 입구 문이 좁아 못 들어가요!
차 흠집 나면 돈이 삼십만원 들어요!''
라고 말 떨어지기 무섭게
나도 들어왔다며,
고물상 안에서 큰 트럭이 나온다.

내차를 고물상 출입 차로 만들다니,

소리 없는 아우성이 온몸을 휘감는다.

'그때 그 돈 뿌리칠 걸, 왜 덥석 물었을까?'





외손녀(나)의 글



엄마의 새 직장은 차가 필요했다.
장롱면허에 차도 없는데
면접 때 운전이 가능하다며
자신 있게 대답하셨다고 한다.

당장 다음날부터, 자동차 연수를 등록하시더니
아빠를 졸라서 새 차를 뽑았다.

엄마 생애 첫차를 어찌나 애지중지 하시던지
새 차 나오던 날,
할머니께서 차 값에 보태라고 돈을 주셨다고 했다.

자동차 값은 아빠가 내신 걸로 아는데
아빠에겐 비밀 이라시니
(그 돈의 행방?은 지금까지도 알 수가 없다)

예전에 우리 집 김치냉장고를 살 때도
할머니의 지분(?)이 있었다.

그래서 김치냉장고 윗 두 칸은 할머니 칸이라서,
엄마는 손도 못 대신 걸로 아는데

이번.. '자동차의 할머니 지분은 뭘까?'라는
궁금증은 곧 해결이 되었다.

엄마는 출 퇴근 외에도 바쁘셨다.
어떨 때는 허겁지겁,
어떨 때는 투덜투덜.

그렇게 엄마는 할머니의 돈 받은 값을 톡톡히 치르고 계셨다.

나도 취업을 하고 직장이 멀어
처음 탄 적금으로 차를 구매했다.

좀 쓸만하게 옵션을 이것저것 넣으려니,
돈이 조금 부족했는데,
엄마한테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길 했다.

''엄마도 차 살 때 할머니께 돈 받았으니,
내 차 살 때 엄마가 돈 좀 보태줘봐요.''

저녁에 엄마가 계좌로 돈을 부쳤다고 하신다.
돈의 출처를 여쭸더니,
(어떻게 할머니의 주머니가 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외할머니의 쌈짓돈이라고 하신다.

그 이후로 엄마는 더 바쁘셨다.
외할머니의 두 발이 되어 이곳저곳을 함께 누비셨다.

'휴... 다행이다!
그래도 아직,
나한테까지 차례가 오지 않아서.'





13년된 엄마의 보물1호 첫차!!!